사회

생수병에서 라벨이 사라졌다… 환경 규제가 바꾼 생수의 모습

세종대
신해린 세종대 · 프렌즈 1기
2026.09.13
편의점에 진열된 무라벨 생수
편의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무라벨 생수 <직접 촬영>

마트나 편의점에서 생수를 고르다 보면 이전과는 조금 달라진 풍경을 발견할 수 있다. 익숙했던 브랜드 로고와 제품명이 적힌 라벨 대신 투명한 페트병이 진열돼 있기 때문이다. 한때는 일부 제품에서만 볼 수 있었던 ‘무라벨 생수’가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올해부터는 이러한 변화가 선택을 넘어 제도적으로도 본격화됐다.

● 환경을 위해 라벨을 지우다

기존의 생수 라벨은 제품 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브랜드를 알리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페트병과 라벨은 서로 다른 재질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재활용을 위해서는 소비자가 직접 라벨을 떼어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러한 불편을 줄이기 위해 등장한 것이 무라벨 생수다. 라벨이 사라지면서 소비자는 페트병을 버릴 때 별도로 라벨을 별도로 제거하지 않아도 되고, 재활용 과정에서도 라벨을 떼어내는 작업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적 필요성에 발맞춰 정부는 2026년부터 먹는샘물의 무라벨 생산을 본격적인 원칙으로 도입했다. 기존 라벨에 표시하던 제품 정보와 바코드 등은 병마개 등에 표시된 QR코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라벨 대신 브랜드를 보여주는 법

생수의 라벨에는 단순히 제품 정보만 담겨 있던 것이 아니다. 브랜드 이름과 로고, 색상과 디자인을 통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수많은 제품 가운데 자신의 상품을 구별하게 만드는 역할도 했다.

그런 라벨이 사라지면서 생수업체들에게는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비슷한 모양의 투명한 페트병이 나란히 진열된 매장에서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 하는 문제다.

현재는 라벨을 대신해 병 자체의 디자인을 활용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뚜껑의 색상이나 페트병 디자인에 변화를 주거나, 병에 브랜드 로고를 직접 새기는 방식이다.

라벨이 사라졌다고 브랜드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생수업체들은 이제 라벨 밖에서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자신의 제품을 기억하게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 생수에서 음료로, 무라벨은 확산 중

무라벨 펩시 제로슈거 라임향
롯데칠성음료 공식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무라벨 펩시 제로슈거 라임향

무라벨 포장은 생수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탄산음료 등 일부 음료에서도 라벨을 없앤 제품이 등장하면서 포장재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다만 모든 음료와 식품이 무라벨로 전환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제품에 따라 제품명, 원재료명, 영양성분 등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필수 표시사항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생수에서 시작된 무라벨이 다른 음료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처음에는 라벨이 없는 생수병이 낯설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마트나 편의점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생수병에서 시작된 변화가 조금씩 다른 음료로 이어지면서, 무라벨은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포장 방식이 되어가고 있다.

● 편리함과 환경 사이에서

마트에서 판매 중인 무라벨 하늘보리
마트에서 판매 중인 무라벨 하늘보리 <직접 촬영>

인간은 더 큰 편리함과 효율성을 좇아 세상을 발전시켜 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우리는 오히려 그 편리함을 덜어내며 환경을 지키는 새로운 방식을 마주하고 있다. 그리고 이 역설적인 변화는 어느덧 우리 삶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스며들고 있다. 무라벨 생수 역시 바로 그러한 흐름 속에서 탄생한 변화일지 모른다.

물론, 라벨이 사라진 투명한 페트병은 제품을 직관적으로 구별하기 어렵다는 불편함도 있다. 그럼에도 환경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과 기준이 달라지면서, 오랫동안 당연하고 익숙하다는 이유로 지나쳐왔던 것들이 변화하고 있다.

무라벨 생수에서 시작된 이 작은 변화는 앞으로 우리가 먹고 마시는 수많은 제품의 풍경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까. 편리함과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이 고민스러운 변화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 다음 발걸음을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세종대 신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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