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요즘은 불교가 대세야”…요즘 2030이 불교에 빠진 이유

부산대
권예원 부산대 · 프렌즈 1기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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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음식 하나, 책 한 권을 고르는 데에도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분위기까지 함께 소비한다. 전통음식이나 고전문학처럼 다소 어렵게 느껴졌던 문화도 팝업과 굿즈, 체험형 콘텐츠를 만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소비되고 있다. 이제는 이런 흐름이 종교의 영역까지 이어지고 있다.

불교를 어렵고 엄숙한 종교로만 생각했다면 최근의 모습은 꽤 낯설다. 사찰과 불교를 소재로 한 굿즈가 등장하고, 젊은 세대가 사찰을 찾아 체험을 즐기는가 하면 SNS에서는 불교를 색다른 방식으로 소개하는 콘텐츠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종교가 신앙의 영역을 넘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소비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불교는 어떻게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끄는 새로운 문화가 됐을까.

● ”절을 찾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다고?”… 불교로 향하는 젊은 세대

최근 불교를 바라보는 젊은 세대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올해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는 약 25만 명이 방문했는데, 이 가운데 2030세대가 73%, 무종교 관람객이 48%를 차지했다. 지난해 약 20만 명이었던 관람객이 1년 만에 5만 명가량 늘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불교 신자가 아닌 사람들까지 박람회를 찾아 불교를 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심은 박람회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난해 템플스테이에는 34만9219명이 참여해 역대 최다 인원을 기록했고, 참가자 가운데 불교 신자는 33.7%, 무종교인은 52.5%로 나타났다. 불교를 믿기 때문에 절을 찾는 사람보다 종교와 관계없이 휴식이나 명상, 새로운 경험을 위해 사찰을 찾는 사람이 더 많았던 셈이다.

불교 굿즈 인스타그램
@eunb_yul2, @bini_990, @some.3i 공식 인스타

왜 불교가 갑자기 젊은 세대에게 가까워졌을까. 그 배경에는 불교가 스스로를 보여주는 방식의 변화가 있다. 2024년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재밌는 불교’를 내세우며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한 이후 젊은 층의 유입이 본격화됐고, 이후 불교는 전통적인 종교 행사에서 벗어나 전시와 체험,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즐기는 문화 행사로 영역을 넓혀왔다.

특히 요즘의 불교는 “믿어야 하는 것”이라는 접근보다 “한번 경험해볼 수 있는 것”이라는 방식으로 젊은 세대와 만나고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불교는 음식이나 책, 전통문화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소비 방식과 만나기 시작했다. 이제 관심을 끄는 것은 불교의 내용만이 아니라, 불교를 어떻게 보여주고 팔고 경험하게 만드느냐다.

● 키링부터 디지털 앱까지… 불교가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인싸요정 인스타그램
인싸요정(@inssa_elf) 공식 인스타

불교가 젊은 세대와 만나는 방식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익숙한 불교의 상징을 일상적인 물건으로 바꾼 사례다. 목탁을 본뜬 키링이나 불교의 메시지를 담은 팔찌, 티셔츠 등이 등장하면서 염주나 불상처럼 종교적인 의미가 강했던 소재가 패션과 소품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가고 있다.

디지털로 옮겨간 불교도 있다. 스마트폰에서 불교 이모지를 사용하거나 디지털 염주와 목탁을 활용하는 앱이 등장하면서 종교적 상징을 접하는 공간이 사찰에서 휴대전화 화면으로까지 넓어졌다. 굳이 절을 찾아가지 않아도 일상에서 불교를 가볍게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부따 인스타그램과 불교 앱
김부따(@kimbuddhaa) 공식 인스타와 공식 앱들

불교를 '보는 방식'도 달라졌다. 부처의 얼굴이나 연꽃 같은 상징을 활용한 음식과 디자인이 등장하고, 연꽃을 패션이나 인테리어에 활용하는 이른바 ‘연꽃코어’처럼 불교적 이미지 자체를 하나의 미적 취향으로 즐기는 모습도 나타난다. 이제 불교는 믿음의 대상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고 쓰고 찍어 공유하는 콘텐츠가 되고 있다.

이런 변화가 흥미로운 이유는 불교가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 것만은 아니라는 데 있다. 목탁, 연꽃, 부처처럼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상징을 지금 사람들이 익숙하게 소비하는 방식으로 다시 풀어냈다. 전통적인 종교의 소재가 굿즈와 앱, 음식, 패션을 만나면서 하나의 ‘문화 상품’으로 번역되고 있는 셈이다.

● 이제는 '종교'도 하나의 문화가 된다

최근 불교를 둘러싼 현상을 보면 마케팅의 범위가 어디까지 넓어졌는지를 실감하게 한다. 한때 음식과 책, 전통문화처럼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분야가 팝업과 굿즈, 체험 콘텐츠를 통해 새롭게 소비됐다면 이제는 종교도 그 흐름에 들어왔다. 불교가 가진 공간과 상징, 철학까지 사람들이 경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로 다시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불교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을 분석한 전문가도 불교가 먼저 젊어진 것이 아니라, 젊은 세대가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굿즈·체험·팝업의 방식이 불교와 만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해탈컴퍼니 불교팝업
해탈컴퍼니 불교팝업 이미지

이런 변화에서 중요한 것은 종교의 본래 의미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낯설게 느껴졌던 종교를 사람들이 익숙한 방식으로 만날 수 있도록 접점을 넓히는 데 있다. 실제로 게임이나 출판업계에서도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서 벗어나 굿즈와 공간, 체험을 통해 콘텐츠와 관계를 맺게 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불교의 사례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종교가 더 이상 종교인에게만 전달되는 메시지에 머물지 않고, 하나의 문화적 자원이 되어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다. 사람들이 소비하는 것은 이제 물건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세계관까지 포함한다. 종교 역시 이 변화에서 예외가 아니게 됐다.

● 힙한 불교가 남긴 질문… 종교의 미래는 어디에 있을까

불교가 젊은 세대와 가까워진 배경에는 분명 새로운 소통 방식이 있었다. 굿즈와 팝업, 체험과 디지털 콘텐츠는 불교를 한 번도 접하지 않았던 사람에게도 가벼운 첫 만남의 기회를 만들었다. 실제로 조계종도 젊은 세대가 종교와 소통하는 방식이 달라진 만큼,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방식으로 불교의 가치를 전달하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관심을 끌기 위한 변화가 어디까지 이어져야 하는지는 남은 과제다. 불교의 상징을 재미있게 풀어낸 상품이 친근함을 높일 수 있는 반면, 종교적 의미보다 겉모습만 소비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불교 굿즈와 현대적 연출을 두고 불교의 가치나 신성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반대로 불교의 핵심 가르침을 유지한다면 시대에 맞게 표현하는 것 역시 하나의 적응 방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결국 중요한 것은 불교가 얼마나 힙해졌는가보다, 그렇게 만들어진 관심이 '무엇으로 이어지느냐'에 있다. 한 번의 팝업 방문이나 굿즈 구매에서 끝날 수도 있지만, 사찰을 다시 찾고 불교의 철학을 알아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종교가 문화와 마케팅의 언어를 빌리는 시대라면, 관심을 끄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안의 의미까지 전달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부산대 권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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