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이 지난 9월 1일부로 하나의 기관으로 통합됐다. SRT와 KTX로 나뉘었던 고속열차 명칭도 ‘KTX’로 통일되었다.
● 10년 만에 재회, SRT-KTX 통합의 핵심 효과
2016년 SRT 운행 시작 이후 10년 만에 통합된 고속열차 좌석은 평일 하루 약 1만 5,000석, 주말에는 최대 1만 7,000석 늘어난다. 좌석난이 심했던 단일 편성 운행과는 다르게, 앞으로는 SRT에 코레일 열차를 투입해 열차 두 대를 연결하는 ‘중련 운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증편 없이 좌석 수가 2배로 늘어나게 됐다.
기존 KTX 운임은 SRT 수준에 맞춰 평균 10% 내려간다. 임산부와 청년 할인 등 두 회사가 각각 운영하던 할인 제도도 승객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통합된다. 열차 예매는 통합 앱인’코레일+‘에서 한 번에 열차 시간과 좌석을 한 번에 검색하고 예매할 수 있다.
결정적으로 코레일과 SR의 기관 및 운영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고속철도 분할 운영에 따른 민영화 명분과 추진 기반이 사라졌다.
● SR 분리가 민영화 논란이었던 이유
지금까지 SR 분리는 알짜 노선 독점과 불균형으로 우회적 민영화 단계 논란이 있었다.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 정부는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개통 예정인 수서로 이어지는 고속의 지선을 빌미로 새 민영 철도회사 설립을 추진했다. 정부는 ‘공공기관 간 경쟁을 통한 서비스 개선’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시민사회는 향후 민간 자본에 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우회적 민영화 단계’로 파악했다.
SR은 수익성이 가장 높은 경부, 호남 고속철도 노선 위주로 운영되었고, 코레일은 적자가 발생하는 지방 일반 열차 노선과 철도 시설 유지보수를 전담했다. 이에 따라 공공철도의 적자가 심화하고 국가 철도망 전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되었다.
● 대한민국의 산업 운영 현황
현재 대한민국에서 정부가 100% 소유하고 민간 참여가 완전히 차단된 공공 분야는 거의 없다. 대부분 공기업 형태를 유지하되 시장 일부를 민간에 개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단순한 지부 매각뿐만 아니라 이러한 형태의 구조 재편 역시 사회적 민영화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전력의 경우, 한전 독점 + 민간 발전사 형태로 현재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송배전망은 한국전력이 공공으로 독점하지만, 전기 생산 단계에는 이미 SK, GS 등 민간 대기업 발전사 비중이 매우 높아져 전력 도매시장 개방 문제로 민영화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도 가스공사 독점 + 직수입 개방으로 운영되고 있어 한국전력과 같은 이유로 민영화 이슈가 제기된다. 도시가스 도매는 가스공사가 담당하지만, 민간 기업이 직접 액화천연가스(LNG)를 직수입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부분적 시장 개방이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즉, 공공이 유통망을 쥐고 있더라도 생산과 수입 등 근본 영역에서 민간 의존도가 높아지는 구조로 민영화 논란이 제기되는 것이다.
● 우회적 민영화로 인한 영향
우회적 민영화는 공기업을 직접 파는 방식 대신 민간 자본 유치, 업무 민간 위탁, 시장개방(경쟁 도입), 자회사 분할 등의 방식을 통해 실질적으로 민간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구조이다. 정부와 민간 측에서는 ‘효율성 증대’를 주장하는 반면,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공공성 훼손’을 우려해 이에 따라 긍정적, 부정적 영향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그러나 우회적 민영화가 가져오는 실질적 폐해는 적지 않다. 이용 요금이 인상되고 국민 부담이 증가한다. 필수 공공서비스의 양극화 및 접근성 저하로 인해 수익이 나는 ‘알짜 사업’만 민간이 가져가고, 적자가 나는 필수 의무 사업은 공공이 떠안는 불균형이 발생한다.
고용 불안정 및 서비스의 질 및 안전 문제, 정부의 재정 보전 부담이 증가한다. 민자 사업의 경우 계약 당시 최소 운영 수입 보장 등의 조항이 포함되면, 민간 업체가 적자를 볼 때 국가 예산으로 이를 메워주어야 하는 구조적 재정 낭비가 발생하기도 한다.
● 다음 민영화 철폐 분야는 어디일까
지난 9월 3일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주요 인프라의 민영화는 종국적으로 국민의 부담을 늘립니다. 약속대로 철도, 전기, 수도, 공항, 항만 등의 민영화를 막기 위한 제도적, 정책적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라고 게시글을 올리며, 차기 민영화 방지 분야로 전기, 수도, 공항, 항만을 꼽았다.
정부의 발전 5사 통합과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를 합치는 등 109개 공공기관을 줄인다고 발표한 개편안과 관련된 기사가 한창인 요즘이다. 철도 통합이라는 선례를 바탕으로, 에너지와 인프라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된 영역에서 공공성 회복이라는 명확한 원칙이 바로 서야 할 시점이다. 과연 철도 다음으로 민영화가 방지될 분야는 어디이며, 방지 시기는 언제일까?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세종대 김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