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돌아온 빅뱅을 위해 '인기가요'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권 한 장에는 재화 50개가 필요했고, 한 사람당 최대 5표까지 행사할 수 있었다. 5표를 모두 던지려면 재화 250개가 필요했다. 돈을 쓰지 않으려면 광고를 봐야 했다. 하루에 광고로 모을 수 있는 재화는 최대 50개. 250개를 채우려면 닷새 동안 광고를 봐야 했다.
그러다 팬 커뮤니티에서 재화를 유료로 살 수 있다는 글을 봤다. 결제창을 열어 투표권 한 장의 가격을 대략적으로 계산해봤다. 약 550원이었다. 문제는 한 사람당 최대 5표까지 투표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최대 5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한 표만 던지고 끝내기가 어려웠다. 결국 재화를 결제했고 실제로 3,300원이 들었다.
[무료 투표에도 시간이 든다]
다른 음악방송 투표도 비슷할까. 각 투표 플랫폼의 광고를 3번씩 시청해 시간을 재봤다. 플랫폼별 차이는 컸다. 투표권 한 장을 무료로 얻는 데 Mnet Plus는 17초가, HIGHER는 약 30분 33초가 걸리는 것으로 예상됐다.
[시간을 아끼려면 돈을 써야 한다]
광고를 보는 대신 돈을 내고 재화를 구매할 수도 있다. 각 플랫폼의 최소 단위 상품을 기준으로 환산한 결과, 투표권 한 장의 가격은 약 45원에서 660원까지 차이가 났다. 한 표의 가격은 낮아 보여도 여러 번 투표하면 부담은 커진다.
[문자 한 통에서 복잡한 투표 앱으로]
과거 음악방송 투표의 상징은 문자였다. 이제는 전용 앱에서 가상재화를 모아 투표한다.
문제는 음악방송마다 사용하는 앱이 다르고, 한 방송에서도 여러 앱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뮤직뱅크', '인기가요', '쇼챔피언', '엠카운트다운'까지 챙겨 투표하려면 여러 개의 앱을 설치해야 한다.
심지어 '쇼! 음악중심'은 뮤빗과 뮤니버스, 두 앱에서 생방송 투표가 진행된다. 앱마다 사용하는 재화의 이름과 모으는 방법, 투표 가능 횟수도 제각각이다. 팬들은 어떤 앱에서 무엇을 얼마나 모아야 하는지부터 공부해야 한다.
[팬심은 표가 되고, 표는 돈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1위는 무엇을 의미할까. 광고를 더 많이 보거나 재화를 구매할수록 더 많은 표를 행사할 수 있다. 1위는 팬덤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했는지, ‘화력’을 보여주는 수치이기도 하다.
이 경쟁은 다시 광고 시청과 재화 구매로 이어진다. 응원하는 가수가 밀릴까 광고를 한 번 더 보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 결제한다. 누군가는 돈을, 누군가는 시간을 내놓는다. 팬들의 시간과 돈을 계속해서 요구하는 지금의 투표 방식이 과연 팬을 위한 참여 방식인지 되묻게 된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고려대 박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