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손실률 50% 문자가 왔다…4개월간 무슨 일이 있었나

동국대
이태민 동국대 · 프렌즈 1기
2026.09.06

대학생 A씨는 2025년 11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아이렌(IREN)’ 2배 레버리지 ETF를 매수했다. 전역 후 해지한 군적금 2,000만 원이 투자 자금이었다.

일반적인 ETF는 수십 개의 종목을 담지만, 이 상품은 아이렌 한 종목만 추종한다. 기초자산 주가가 하루 10% 오르면 상품 가격은 20% 오르고, 10% 내리면 20% 떨어진다.

결과는 좋았다. A씨는 이 상품을 여러 차례 사고팔며 2026년 6월까지 2,000만 원이 넘는 수익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올해 여름, 그는 같은 종목에 다시 들어갔다. “늘 수익이 나는 그 자리였다”고 했다. 그러나 두 달 뒤 손실이 절반을 넘어서자 증권사로부터 안내 문자가 도착했다.

A씨가 실제 수신한 증권사의 손실 알림 문자 메시지 화면
A씨가 실제 수신한 증권사의 손실 알림 문자 메시지 화면 <A씨 제공>

[4개월 동안 일어난 일]

문자의 출발점은 국내 시장이었다.

지난 4월 21일, 단일종목을 기초로 하는 레버리지 ETF를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미국 증시에 이런 상품이 상장돼 있어 국내 투자자도 증권사 앱으로 살 수 있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분산투자 요건 때문에 출시가 불가능했다.

기초자산이 될 수 있는 종목은 엄격히 제한해 요건을 모두 통과한 국내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두 개뿐이었다. 5월 27일, 두 종목을 기초로 한 16개 상품이 한꺼번에 상장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도입된 이후 한국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커지는 문제가 발생했고, 한 달도 안 돼 금융감독원이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7월 16일, 관계기관이 합동 보완방안을 내놓았다. 발표 이후 관계기관은 시행 일정을 앞당겼다. 신규 상장을 잠정 중단하고 관련 광고를 금지했다.

7월 31일, 예탁금 요건은 1,000만 원에서 현금 3,000만 원으로 강화되어 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상장 상품에도 적용됐다. 이전엔 주식·채권 담보로도 채울 수 있었지만 이제 대용증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기본예탁금 강화 조기시행 안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기본예탁금 강화 조기시행 안내 <금융위원회>

[음의 복리 알지만… 살 수도, 팔 수도 없었다]

안내문은 손실률이 매수 시점 대비 50%를 넘었다고 알린 뒤,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음의 복리효과'로 손실이 추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음의 복리는 기초자산이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면, 원래 가격으로 돌아와도 원금 손실이 누적되는 현상이다. 지수가 30% 올랐다 다시 30% 떨어지면 일반 상품은 9% 손실에 그치지만, 2배 상품은 36% 손실이 된다.

음의 복리효과 설명 카드
음의 복리효과 설명 카드 <금융위원회>

문자를 받고 어땠는지 물었다. A씨는 "증권사에서 이런 경고문을 보내주는 게 신기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미 음의 복리효과를 알고 있었으며, 상품이 장기 보유용이 아니라는 사실도 이미 숙지하고 있었다.

왜 팔지 못했냐는 질문에는 "손실이 너무 빠르게 커져서 손절을 할 수가 없었다"면서 다시 회복할 줄 알았다고 답했다. 그는 현금 3,000만 원의 예탁금 조건때문에 평균 단가를 낮추는 추가 매수, 이른바 '물타기'도 할 수 없었다.

레버리지 상품에서의 추가 매수는 손실을 키우는 선택이 되기 쉽다. 하락은 배율만큼 곱해지고, 회복은 줄어든 원금 위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예탁금을 강화한 것도 이런 추가 베팅을 막기 위해서였다.

다만 제도가 대신할 수 없는 지점이 있다. 언제 팔지를 정하는 것은 결국 투자자 자신의 몫이다. 손실이 눈앞에 닥친 뒤에는 그 기준을 지키기 훨씬 어렵다.

제도는 위험을 알릴 수는 있어도, 그 위험 앞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정해주지 않는다. 레버리지 상품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매수와 매도 기준은 스스로 세워 원칙적으로 지키는 수밖에 없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동국대 이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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