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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암표 사라질까?” … 시행 3주 된 암표방지법, 여전한 암표 꼼수

경북대
임승연 경북대 · 프렌즈 1기
2026.09.14

● 이제 매크로 안 써도 잡힌다? … ‘암표방지법’ 뭐가 달라졌나

암표매매 단속 현수막
프로야구 경기장 앞 암표매매 단속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뉴시스>

8월 28일부터 개정된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이 시행되면서 공연·스포츠 경기 입장권에 대한 암표 규제가 강화됐다.

기존에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티켓 부정 판매가 주요 규제 대상이었다면, 이번 개정으로 매크로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부정 판매’와 ‘부정 구매’까지 규제 대상이 확대됐다.

상습 또는 영업으로 웃돈을 얹어 입장권을 판매·알선하는 ‘부정 판매’ 뿐 아니라 재 판매 목적으로 시스템을 우회하여 입장권을 구매하는 ‘부정 구매’도 규제하며 그 대상이 넓어진 것이다.

다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티켓을 한차례 양도하는 경우까지 모두 암표로 보는 것은 아니다. 법에서는 부정 판매를 ‘상습 또는 영업’으로 웃돈을 붙여 판매·알선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처벌과 제재 수단도 함께 강화됐다. 부정 판매로 얻은 이익은 몰수·추징되며, ‘부정 판매’의 경우 총 판매 금액 기준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신고포상금 제도도 새롭게 도입돼 부정 구매 신고자는 최대 5000만 원, 부정 판매 신고자는 해당 위반행위에 부과된 과징금의 50% 이내에서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 법은 강화됐는데… 시행 3주, 여전히 남은 ‘암표 꼼수’

번개장터 캡처
번개장터 캡처

암표를 막기 위한 개정 법이 시행됐지만, 시행 이후에도 암표 거래를 둘러싼 여러 편법이 등장하면서 팬들의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먼저 해외 플랫폼을 통한 거래다. 국내 법이 적용되는 공식 예매처와 달리 해외 서버를 기반으로 한 SNS·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거래는 거래 당사자를 특정하고 관련 자료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실제 중국 소셜미디어 ‘샤오홍슈’에는 10월 국내에서 열리는 한 아이돌 가수 콘서트 티켓이 3000~5000위안(약 59만~99만 원)에 올라와 있다. 정가는 19만 8000원이다. 또 7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입장권 재판매 플랫폼 ‘스텁허브’에는 최근 KBO 리그 경기 티켓 재 판매 페이지가 개설되기도 했다.

국내에서 암표 단속을 강화하더라도 거래가 해외 플랫폼으로 옮겨갈 경우 적발과 제재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선일보와 인터뷰한 한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는 “암표방지법 시행 이후 해외 암표 업자들이 활개 치면서 국내 아이돌 팬들이 티켓을 구하기 더 어려워졌다며 불만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다른 물건을 끼워 팔기 하는 식의 편법도 등장했다. 다른 물건이나 기프티콘을 비싸게 판매하면서 공연·스포츠 경기 티켓을 사은품처럼 끼워주는 방식이다. 실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기프티콘 판매합니다’라고 써놓고 비싼 가격에 유명 아이돌 가수가 시구하는 야구 티켓을 추가 증정품으로 제공한다는 식의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여러 계정이나 타인 명의를 활용한 반복 거래 역시 단속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실제 거래 주체와 거래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법에서 정한 ‘상습 또는 영업’ 여부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도 과제다. 몇 회부터 상습인지, 어느 정도 규모여야 영업인지 명확한 기준을 숫자로 정하기 어렵다.

SBS 뉴스와 인터뷰한 케이팝 전문 변호사 장효강씨는 “상습이라는 건 어떤 행위를 반복하는 성향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실제 거래가 상습·영업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번만 했어도 영업이 될 수도 있고 서너 번을 했어도 영업이 안 될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판단 기준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 그래서 팬들은 뭐가 달라졌나?

BTS 월드투어 아리랑 공연 현장
美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BTS의 월드투어 '아리랑(ARIRANG)' 공연 현장 <사진=빅히트뮤직>

“티켓팅에 실패하면 불법인 걸 알면서도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하고 싶어진다”

어느 케이팝 팬 A 씨는 이렇게 말했다.

야구든 콘서트든 인기 경기·공연의 티켓팅을 해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상황이다. 원하는 좌석을 구하지 못한 뒤 중고 거래 플랫폼이나 SNS를 찾아보면 정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의 티켓이 올라와 있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암표는 단순히 ‘비싼 티켓’의 문제가 아니다. 암표를 막기 위해 본인 인증과 실명 확인 등 입장 절차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정상적으로 티켓을 구매한 팬들까지 불편을 겪는 경우도 있다.

또 인기 경기나 공연일수록 악순환이 반복된다. ‘암표방지법’ 시행 후 암표 가격이 치솟은 경우도 그 예라고 볼 수 있다. 티켓베이는 법 시행을 앞두고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티켓 가격 상한을 폐지했고, 이후 600만 원이 넘는 고가 매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결국 암표 문제는 단순한 개인 간 거래를 넘어 티켓 시장의 공정성을 흔드는 문제로 이어진다.

● 암표방지법, 실효성 높이려면?

암표방지법 시행 안내 전광판
광판에 암표방지법 시행 관련 내용이 안내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법은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는 집행과 보완이 중요하다.

앞서 살펴본 사례를 되짚어봤을 때, 상습·영업의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마련하고 해외 플랫폼·SNS를 통한 거래에 대응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업계에서는 법적 처벌만 강화하기보다 공식적인 티켓 양도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한다.

또한 신고포상금 제도가 새롭게 도입된 만큼 팬들이 직접 신고할 수 있는 통로도 마련됐다. 암표 의심 사례는 ‘공연 및 스포츠 암표 통합 신고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고할 수 있다.

이번 암표방지법의 시행은 암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다만 시행 초기부터 나타나는 여러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실제 암표 거래를 효과적으로 적발할 수 있는 집행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법의 빈틈을 파고드는 새로운 꼼수가 계속 등장한다면 팬들이 체감하는 변화 역시 크지 않을 것이다. 결국 팬들이 정당한 가격으로 원하는 경기와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법 시행을 계기로 실제 예매 환경에서도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후속적인 보완이 이어질 필요가 있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경북대 임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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