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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빚부터 줄이자”는 사람들…금리 3% 시대, 달라진 돈 쓰는 법

한국외대
김민서 한국외대 · 프렌즈 1기
2026.09.16
은행 영업점 주택담보대출 광고물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광고물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금융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기준금리의 움직임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8월 27일 기준금리를 기존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올해 7월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두 차례 연속 인상이다.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면서 물가와 금융안정 상황을 고려해 금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금리의 변화는 금융시장 안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은행에서 돈을 빌린 가계에는 매달 갚아야 할 이자와 원금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처럼 대출 기간이 길고 규모가 큰 상품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작은 금리 변화도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기준금리보다 중요한 것은 ‘내 대출금리’다

대출금리

기준금리가 3.00%가 됐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같은 수준의 대출금리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대출금리는 대출 상품의 종류와 만기, 신용도, 금융기관, 고정·변동금리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움직이면 시장금리와 금융기관의 조달비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변수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면 금리 조정 시점에 따라 월 상환액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3억원을 대출받은 사람이 금리 변화로 연간 이자율이 0.5%포인트 높아진다면 단순 계산으로 연간 이자 부담은 약 150만원 늘어난다. 실제 상환액은 원금 상환 방식과 금리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출 규모가 클수록 금리 차이가 가계의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문제는 대출을 받은 가계가 금리만을 바라보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주거비와 생활비, 교육비, 자동차와 통신비 같은 고정지출이 이미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출 이자까지 증가하면 가계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줄어들 수 있다.

● 가계대출 전체는 줄었지만 주택담보대출은 늘었다

최근 가계대출 통계를 보면 단순히 ‘대출이 줄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6년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2조6000억원 증가했다. 7월 증가액 6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전체 증가폭은 크게 줄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4조3000억원 증가해 전월의 3조6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오히려 커졌다.

반면 기타대출은 1조7000억원 감소했다. 금융위원회는 신용대출 등이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기타대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최근 가계대출 시장에서는 모든 종류의 대출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주택 관련 대출과 신용대출 등이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통계는 가계의 금융 부담을 바라볼 때 전체 숫자 하나만 보는 것보다 대출의 종류와 목적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 금리가 오르면 소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출 이자가 늘어나면 가계가 가장 먼저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소비다. 반드시 필요한 주거비나 공과금과 달리 외식이나 여행, 쇼핑, 취미생활과 같은 지출은 상황에 따라 줄이거나 미룰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가구에서 매달 대출 상환에 들어가는 금액이 증가하면 이전에 여가와 문화생활에 사용하던 금액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대출이 없는 가구는 금리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을 수 있다. 같은 금리 환경에서도 가계의 부채 규모와 자산 규모에 따라 체감하는 경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 이유다.

한국은행 전경
한국은행 전경

한국은행 역시 최근 통화정책을 설명하면서 물가뿐 아니라 금융안정과 가계부채 상황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도 금융안정 측면에서 살펴봐야 할 요인으로 제시했다.

●금리 상승기에 필요한 것은 ‘빚의 규모’에 대한 점검이다

금리가 오를 때 무조건 소비를 줄이는 것이 정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소득과 지출을 기준으로 대출 상환 부담을 확인하는 것이다. 금융상품을 이용할 때도 금리 수준만 비교하기보다 고정금리인지 변동금리인지, 금리가 언제 다시 조정되는지, 중도상환수수료가 있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출을 새로 받는 경우라면 현재의 월 상환액뿐 아니라 금리가 추가로 변할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특히 부채를 이용해 자산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자산 가격의 변화와 이자 비용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금리가 낮을 때는 대출을 활용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을 수 있지만, 금리가 상승하면 같은 대출금도 가계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3%라는 숫자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이 숫자가 개인의 생활비와 대출 상환액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다. 한국은행이 앞으로도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 기준금리의 방향과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금융시장 역시 금리 변화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결국 금리 상승기를 지나가는 가계에는 대출 규모와 금리 조건을 다시 확인하는 일이 필요하다. 금리가 오를 때마다 소비를 급격하게 줄이는 것보다 자신의 소득에서 얼마를 빚 상환에 사용하고 있는지, 금리가 변할 경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점검하는 것이 장기적인 금융관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한국외대 김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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