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 위원회가 숙박·수송·생활 및 훈련 환경 등에서 쏟아진 각종 운영 문제에 대해 밝힌 입장이다.
● 선수촌 없는 아시안게임… 숙박부터 달라졌다
국제 종합 대회에서는 선수단의 숙박·교통·식사 등을 한곳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선수촌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달랐다.
대규모 선수촌을 새로 건설하면 막대한 비용이 들고 대회 이후 시설 활용 문제도 발생한다. 이에 조직위는 별도의 선수촌을 건설하는 대신 조립식 컨테이너형 숙소와 크루즈선, 호텔 등을 활용했다. 이로 인해 입실 절차와 숙소 배정 난항, 선수단 이동 등에서 혼선이 발생했다.
2m가 넘는 장신 농구 선수들이 침대에 다리를 펴고 눕기도 어렵다는 불편함 등이 제기됐으며, 한국 선수단이 머무는 임시 숙소에서는 누수 문제까지 불거졌다.
조직위는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와 관계자 수를 1만 5000명으로 예상했으나, 신규 종목 등으로 인원이 1만 7000명으로 늘어난 것이 숙박 문제 발생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생활 지원 문제도 이어졌다. 야구 대표팀들은 호텔 세탁 서비스가 완료되기까지 수일이 걸려 경기 후 새벽까지 유니폼을 세탁하는 선수들이 생기기도 했다. 결국 각 팀은 자비를 들여 외부 세탁업체를 구해 문제를 해결했다.
경기장 밖의 생활 지원 문제까지 선수단이 직접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
● “버스가 안 왔다”… 곳곳서 드러난 운영 공백
셔틀버스 문제도 불거졌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일본과의 결승을 앞두고 셔틀버스가 오지 않아 훈련하지 못했고 야구 대표팀은 수송 문제가 반복되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자체 비용을 들여 외부 셔틀버스를 마련했다.
베트남 여자 배구 대표팀은 입국 첫날 버스가 다른 호텔에 내려줘 선수들이 숙소까지 도보로 이동해야 했다. 이후에도 셔틀이 1시간 30분이나 늦게 도착하면서 경기 시작 시간까지 미뤄지는 일이 발생했다.
미디어 셔틀도 공지 내용과 다르게 운영되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마쓰오 유타 조직위 숙박 담당 부국장은 24일 일본 나고야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셔틀버스 문제와 관련해 “선수단마다 요구가 다르고 밤늦게 운행 변경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며 일부 책임을 선수단 측에 돌렸다.
●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 반복되는 행정 실수
숙박과 수송뿐 아니라 국제 대회 의전 과정에서도 잇따라 실수가 발생했다.
지난 18일 남자 하키 경기 전 한국 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잘못 연주됐다. 조직위는 현장 담당자가 음원을 잘못 선택했다며 “있어서는 안 될 중대한 실수”라고 사과했다.
또 20일 열린 근대5종 남자 단체 시상식에서는 금메달을 딴 한국을 영어로 ‘리퍼블릭 오브 차이나 (중화민국)’이라고 잘못 소개한 뒤 ‘코리아’로 정정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 “너무 부실하다”… 이번엔 식사 논란
일부 참가 선수들이 SNS를 통해 경기장 식사의 양과 배식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태국 테크볼 대표팀 감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식당의 모습을 올리며 “아주 조금밖에 주지 않았다. 채소는 한 가지만 선택할 수 있고 두 가지를 먹고 싶어도 안 된다고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태국 매체 카오솟은 17일 테크볼 대표팀이 경기장에서 제공되는 식사의 양이 적다는 문제를 제기한 뒤 선수들에게 외부 식당에서 추가 음식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관련해서 부실 식사 논란이 일자 조직위는 자신들이 제공한 음식이 아니라며 공식 반박했다.
한국 육상 국가대표 김주하(25.시흥시청)도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식사 문제에 대해 “너무 부실하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 비용 절감, 선수단 부담으로 이어졌나
한국 선수단 측에서는 비용 절감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 것이 운영상 문제로 이어졌다는 취지의 지적이 나온다. 반면 조직위는 숙박·수송·생활 및 훈련 환경 등에서 불거진 각종 운영 문제에 관해 "대회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마쓰오 유타 조직위 숙박 담당 부국장은 24일 일본 나고야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각국 선수단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고 있다"면서 "각 선수단의 요구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제대로 갖추고 대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의 방침은 뚜렷했다. 국제 대회 이후 남겨질 시설과 유지비를 줄이기 위해 분산형 숙박 방식 등을 택한 것이다. 선수촌을 새로 짓지 않고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방식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비용을 줄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숙박·수송·생활 지원의 부담이 선수단에게 넘어가는 경우다. 국제 대회에서 경기 외적인 문제를 선수들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면 ‘저비용 운영’이라는 목표가 대회의 본래 목적과 충돌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적은 비용으로 대회를 치르느냐가 아니라, 비용을 줄이면서도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운영 체계를 갖췄느냐에 있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경북대 임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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