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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어린이대공원 붐, 이유가 뭘까?

서울대
이정윤 서울대 · 프렌즈 1기
2026.10.15

요즘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숏츠를 넘기다 보면 낯익은 풍경이 자주 등장한다. 돗자리 위의 피크닉, 동물원 앞에서 찍은 사진, 작은 놀이기구를 타며 웃는 영상. 배경은 모두 서울 광진구의 어린이대공원이다. '어린이대공원 코스', '어린이대공원 하루일기' 등의 제목을 단 영상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름만 보면 아이들을 위한 공간 같지만 영상 속 주인공은 대부분 커플이나 친구, 혹은 혼자 방문하는 20-30대다. 어린 시절 소풍 장소로만 기억되던 이곳에 왜 지금 젊은 층이 몰릴까. 기자가 직접 다녀오며 그 이유를 찾아봤다.

● 하루가 모자란 '놀이의 집합소'

어린이대공원의 가장 큰 무기는 조합이다. 넓은 잔디밭에서는 피크닉을 즐길 수 있고, 조금만 걸으면 동물원이, 그 옆에는 놀이공원이 있다. 보통은 따로 찾아가야 하는 세 가지가 한 울타리 안에 모여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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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촬영>

실제로 걸어 보니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점심을 먹은 후 잔디밭에서 커피를 마시고, 동물원으로 가 해가 쨍쨍한 오후를 보냈다. 이후에는 네이버로 예약한 5종 탑승권을 통해 놀이기구를 타고 아차산역에서의 식사로 마무리했다.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즉흥적으로 하루가 알차게 채워졌다.

릴스와 숏츠가 이곳을 반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 장소 안에서 장면이 계속 바뀌니 짧은 영상 하나에 담을 거리가 많다. 피크닉의 여유, 동물의 귀여움, 놀이기구의 설렘이 15초 안에 모두 들어간다.

● 작아서 더 편한 놀이공원

어린이대공원의 놀이공원은 대형 테마파크와 비교하면 작고 아담하다. 그런데 이 '작음'이 오히려 매력으로 작용한다. 지도를 펴 들고 동선을 고민할 필요도, 인기 기구 앞에서 한 시간씩 줄을 설 필요도 없다. 기자가 방문한 날인 10월 4일도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대기 줄이 길지 않았다. 가장 인기인 패밀리 코스터조차 오후 4시경 사람이 가장 많을 때 줄을 섰음에도 4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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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촬영>

타고 싶은 기구를 마음 가는 대로 골라 탈 수 있었다. 인파에 떠밀리는 느낌이 없으니 놀이공원 특유의 피로감도 덜했다. 큰 놀이공원이 '각오하고 가는 곳'이라면, 이곳은 '가볍게 들르는 곳'에 가깝다. 비싼 자유이용권과 긴 대기 시간에 지친 20대에게 이 부담 없음은 분명한 경쟁력이다.

● 군자·아차산역, 과도한 밀집이 없는 '딱 좋은' 동네

공원 밖으로 나와도 즐길 거리는 이어진다. 어린이대공원을 둘러싼 군자역과 아차산역 주변에는 식당과 카페가 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공원에서 놀다가 밥을 먹고, 카페에서 쉬었다 가는 코스가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 동네가 엄청난 번화가는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이 몰려 웨이팅이 기본인 핫플레이스와 달리, 골목은 비교적 한산하고 분위기도 차분하다. 먹고 마실 곳은 충분하되 북적임은 덜한, 그 사이의 균형이 이 동네의 장점이다.

결국 공원 안과 밖이 같은 결을 공유한다. 즐길 거리는 많은데 부담은 적다. 하루 전체를 '편안함'이라는 하나의 분위기로 채울 수 있는 셈이다.

● 편안함과 즐거움의 공존, 어린이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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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촬영>

어린이대공원 붐은 단순한 유행이라기보다 놀이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를 보여준다. 더 크고 더 화려한 곳을 찾던 흐름에서, 덜 붐비고 덜 지치는 곳을 고르는 흐름으로 옮겨 가고 있다.

한 장소에서 여러 즐거움을 누리되 그 어느 것도 부담스럽지 않은 곳. 어린 시절의 소풍지가 다시 사랑받는 이유는 아마 거기에 있을 것이다. 이번 주말, 큰 계획 없이 돗자리 하나 챙겨 어린이대공원으로 향해 보는 건 어떨까.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서울대 이정윤]

#어린이대공원 #광진구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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