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두 영화가 하루 상영의 80%…나머지 영화는 몇 시에 걸리나

성균관대
양현지 성균관대 · 프렌즈 1기
2026.08.08
영화관 상영시간표
CGV 성신여대입구점 셀프 티케팅 안내 화면 <직접 촬영>

영화 「어떻게 해야 했을까」를 예매하려고 앱을 열었다가 약간의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오전 9시 55분과 오후 2시 35분, 그리고 새벽 1시 25분. 하루 세 번이 전부였다. 같은 극장에서 다른 영화는 새벽 6시 40분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쉬지 않고 걸려 있었으니 극장이 작아서 벌어진 일도 아니었다. 그날 그곳에서는 모두 139회가 상영됐다.

[집중] 두 편이 가져간 열 번 중 일곱 번

8월 8일 토요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의 상영시간표를 전부 세어봤다. 이날 걸린 영화는 열 편, 총 상영은 139회였는데 「스파이더맨-브랜드 뉴 데이」가 67회, 「오디세이」가 38회를 차지했다. 두 편을 합치면 105회로 전체의 75.5%이고, 나머지 여덟 편이 나눠 가진 것은 34회였다.

규모가 작은 지점에서는 선택지가 더 좁아진다. 같은 날 CGV 성신여대입구점에 걸린 영화는 네 편, 상영은 28회였다. 이 가운데 스파이더맨이 14회, 오디세이가 11회로 둘이 25회를 가져가 무려 89.3%를 차지했다. 「호프」에 배정된 것은 오전 9시 20분 한 회뿐이었고, 용산에서 하루 한 번씩이라도 걸리던 「지난 여름」이나 「큐어」는 아예 목록에 없었다.

CGV 성신여대입구점 상영 배분
CGV 성신여대입구점 8월 8일 상영 배분 <직접 촬영>

전국 단위로 봐도 다르지 않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서 7월 29일부터 8월 5일까지 일별 데이터를 내려받아 계산한 결과, 매일 상위 두 편이 그날 전체 상영횟수의 평균 80.8%를 차지했다. 특정 극장의 사정이라기보다, 여드레 내내 전국에서 반복된 배분이었다.

상위 2편 상영횟수 점유율 추이
상위 2편 상영횟수 점유율 추이 <자료=영화진흥위원회>

[시간대] 저녁 7시의 스크린

숫자보다 눈에 걸린 것은 시간대였다.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후 5시부터 9시 사이,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24회가 상영됐는데 스파이더맨이 12회, 오디세이가 9회로 두 편이 21회를 가져갔다. 나머지 여덟 편에 돌아간 것은 세 회차뿐이었다.

밀려난 영화들의 회차는 프라임타임 바깥에 배치돼 있었다. 「마티 슈프림」은 오전 6시 55분, 「큐어」는 낮 12시 10분, 「지난 여름」은 밤 9시 35분에 각각 하루 한 번씩 걸렸고, 「어떻게 해야 했을까」의 세 번째 회차는 새벽 1시 25분이었다. 상영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프라임타임과는 거리가 있는 시간대였다.

[반문] 볼 사람이 없어서 아닌가

회차가 적은 것은 관객이 적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극장은 수요에 맞춰 회차를 배정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관객 수요가 회차 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맞지만, 이 데이터만으로는 수요와 회차 중 어느 쪽이 먼저였는지를 가리기 어렵다.

다만 관객이 적어서 회차가 준 것이라면, 왜 남은 한 회가 하필 새벽 1시 25분이어야 하는지는 설명되지 않는다. 하루 한 번을 배정하더라도 그 한 번을 언제 거느냐는 별개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쟁점] 무엇을 세어야 하는가

이런 이유로 특정 영화의 스크린 점유를 제한하는 스크린 상한제가 꾸준히 논의되어 왔지만 법제화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반대 논리도 만만치 않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연 「스크린 독과점 문제와 대안 마련 토론회」 기록을 보면, 황승흠 국민대 법학부 교수는 특정 배급사 영화에 스크린을 덜 배정했다는 것만으로 독과점이라 부를 수 있는지 의문이며 스크린 집중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봤다. 규제가 오히려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에 직접 세어보며 확인한 것은 스크린을 몇 개 배정했느냐보다 그 스크린을 하루에 몇 번, 몇 시에 돌렸느냐였다. 논의는 대개 스크린 수를 기준으로 이뤄지지만, 정작 관객이 마주하는 것은 상영횟수와 시간대다. 8월 5일 「오디세이」는 스크린 1,682개, 「스파이더맨」은 1,666개로 오디세이가 더 많았지만 상영횟수는 스파이더맨이 621회 더 많았다.

극장은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이고 관객이 많이 찾는 영화에 회차를 몰아주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다. 다만 상영관 네 곳에서 하루 스물여덟 번을 트는데 그중 스물다섯 번이 두 편의 몫인 시간표를 보고 나면, 무엇을 기준으로 세어야 하는지는 다시 묻게 된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성균관대 양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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