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의 뜨거운 감자는 단연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와 영업 재개 소식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의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 원 지원을 계기로 임시 휴업에 들어갔던 전국 67개 매장이 다시 문을 열게 됐다. 파산 위기까지 내몰렸던 홈플러스는 영업 정상화에 나서면서 한시름 놓게 됐지만, 영업 재개가 곧 완전한 회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가 다시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위기의 배경… 홈플러스가 마주한 경영난
홈플러스의 위기는 하루아침에 찾아온 것이 아니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 이어진 과도한 재무 부담과 알짜 점포 매각 등이 지속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고,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환경에 대한 대응도 쉽지 않았다.
특히 소비자들의 장보기 방식이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대형마트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이커머스와 퀵커머스가 등장하며 '집에서 주문하고 빠르게 배송받는' 소비가 일상화된 가운데, 대형마트는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등 기존 규제의 영향까지 받으며 변화에 대응해야 했다.
결국 누적된 경영난은 자금난으로 이어졌다. 납품업체와 배송업체 등 유통 생태계 전반에도 불안이 확산됐고,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폐지와 파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놓였다.
기사회생의 불씨… 2,000억 원이 만든 영업 재개
그런 홈플러스에 회생의 불씨가 된 것은 긴급 운영자금이었다. DIP(Debtor In Possession) 금융을 통해 확보한 2,000억 원은 당장의 운영을 이어가기 위한 자금으로 활용되며 영업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자금 확보 이후 홈플러스는 납품업체 및 배송업체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이어갔고, 임시 휴업에 들어갔던 전국 67개 매장의 영업 재개로 이어졌다.
이번 영업 재개가 갖는 의미는 단순히 대형마트 하나가 다시 문을 연다는 데 있지 않다. 대형마트는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지역 주민들이 장을 보고 생활 서비스를 이용하는 생활 거점 역할도 해왔다. 따라서 홈플러스의 영업 재개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가치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긴급 자금은 어디까지나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에 가깝다. 2,000억 원의 자금이 투입됐다고 해서 홈플러스의 구조적인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 시간을 활용해 얼마나 빠르게 경쟁력을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다시 문을 여는 것보다 중요한 것… 신뢰 회복과 체질 개선
영업 재개 이후 홈플러스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홈플러스의 위기는 소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납품업체와 배송업체, 임직원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연결된 유통 생태계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안정적인 대금 지급과 거래 관계 회복 등 협력업체와의 신뢰를 다시 쌓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비자에게도 마찬가지다. 다시 문을 열었다는 사실만으로 소비자가 예전처럼 매장을 찾는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소비자에게 '굳이 매장을 방문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기존 점포를 유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변화한 소비 트렌드에 맞는 매장 전략이 필요하다. 매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대형마트만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홈플러스의 다음 과제, '생존'에서 '경쟁력'으로
홈플러스의 영업 재개는 위기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에 가깝다. 긴급 운영자금으로 위기를 넘길 시간을 확보했다면, 이제는 그 시간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사태는 홈플러스의 위기가 개별 기업의 경영 문제를 넘어,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이 안고 있는 구조적 과제와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자의 구매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대형마트 역시 오프라인 매장만의 새로운 경쟁력을 고민해야 한다.
홈플러스가 이번 위기를 진정한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자금 수혈에 그치지 않고 투명한 경영 정상화와 협력업체와의 상생,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춘 체질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다시 문을 여는 것은 시작일 뿐이다. 지금 확보한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홈플러스가 진정한 의미의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가 갈릴 것이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세종대 신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