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아맥, 오디세이, 일요일 오후… 매진됐다고?"
김지원 씨(24)는 신작 <오디세이> 예매를 위해 CGV앱을 켰다. 하지만 IMAX관 회차는 휠체어 석을 제외하곤 매진이었다. 누군가 취소한 자리 하나를 발견해 서둘러 눌러봤지만 "선택하신 좌석은 이미 다른 고객이 예매 중인 좌석입니다."라는 알림창이 떴다. 반면 같은 시간대 일반관에는 좌석이 남아있었다. 최근 영화관이 문을 닫는다고 들었는데 IMAX관에서는 영화를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었다.
[극장업계 어렵지만 특별관은 매진 행렬]
국내 극장업계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어려운 시기인 건 분명하다. 다만 그 무게는 사업자마다 조금씩 다르다. 메가박스중앙은 올해 1분기 매출 618억 원에 영업손실 14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2023년부터 3년째 순손실을 이어가다 올해 6월 14일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업계 1위 CJ CGV조차 연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87억 원을 냈지만, 국내 극장 사업만 보면 66억 원 적자였다.
반면 IMAX, 4DX, 돌비시네마 등 특별관은 높은 예매율을 보인다. 그중에서도 IMAX관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압도적인 스크린 크기로 몰입감을 주는 게 특징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IMAX관인 '용아맥(용산아이파크몰 IMAX관을 부르는 용어)'은 예매하기 어렵기로 소문나 있다.
지난 8월 5일 개봉한 <오디세이>의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상영 포맷별 데이터를 8월 9일 기준으로 직접 분석했다. 일반관은 1회 상영당 평균 61명이 찾았지만, IMAX 관에는 1회 상영당 평균 259명이 몰렸다. 전국 주요 IMAX 상영관의 평균 좌석 수가 280석임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특히 상영 횟수 대비 매출액을 보면 격차는 더 뚜렷해진다. IMAX 포맷은 전체 상영 횟수의 2.8%에 불과하지만, 매출 비중은 17.6%에 달한다. 상영 한 번당 벌어들이는 돈으로 따지면 IMAX관이 일반관을 압도한다.
[가격이 비싸도 특별관을 찾는 이유]
CGV 용산아이파크몰 기준으로 보면 평일 일반(2D)석은 14,000원이지만, IMAX LASER(2D)석은 21,000원까지 올라간다. 금요일·주말·공휴일엔 각각 15,000원과 25,000원으로, 차이가 1만 원까지 벌어진다.
일반관보다 비싼데도 소비자들이 특별관을 찾는 이유는 뭘까? 편의점에서는 100원이라도 저렴한 걸 고르면서, 여행 가서는 평소보다 비싼 레스토랑에 아무렇지 않게 들어간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똑같은 금액인데도 생활비인지, 이벤트성 지출인지에 따라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행동경제학은 이를 '심적 회계'라고 부른다. 영화관도 마찬가지다. 특별관에서 영화를 보는 경험을 비일상적인 이벤트로 여기는 순간 더 비싼 티켓값도 크게 마음에 걸리지 않는다.
여기에 손실 회피 심리도 작용한다. 우리는 같은 크기의 이익보다 손실을 더 크게 느낀다. 어차피 일반관 관람료 14,000원 이상을 영화에 쓸 거라면 일반관에서 보고 "괜히 아깝다"는 느낌을 받느니 돈을 조금 더 주고 특별관에서 확실한 만족을 얻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
극장은 이런 심리를 놓치지 않는다. 메가박스의 돌비시네마 포스터, CGV의 IMAX 포스터처럼 특별관 관객에게만 주는 한정판 굿즈를 앞세워 특별관 이용을 부추긴다. 굿즈는 대개 개봉 첫날 선착순으로 소진된다. 관객은 오늘 기회를 놓치면 굿즈를 구할 수 없다는 생각에 서둘러 영화를 예매한다.
여기에 SNS 인증 문화가 겹치면서 압박이 더해진다. 남들은 다 인증하는 굿즈를, 남들은 다 본다는 용아맥을 나만 놓친다는 불안, 즉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심리다. 이 불안이 취소표라도 잡으려는 '취켓팅(취소표를 예매하려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특별관 위주로 변화하는 영화관]
영화 한 편 보는 일이 이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특별관이라면 얘기는 더 복잡해진다. 특별관 좌석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는 쏠리니 예매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일반관은 비어 적자가 나고, 극장이 다시 특별관 확장에 힘을 싣는 이유이기도 하다. CGV는 2023년부터 영등포·평택·천안 등 전국 7개 지점에 IMAX관을 새로 열었고, 2024년 하반기에는 왕십리·일산·울산삼산·인천 4개 지점의 IMAX관을 4K 레이저 영사기로 교체했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고려대 박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