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OTT에 밀린 영화관, 다시 찾을 이유를 만들다

부산대
권예원 부산대 · 프렌즈 1기
2026.08.09

"영화는 넷플릭스로 보면 되지."

한때 영화관은 영화를 보기 위해 당연히 찾는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가 됐다. 코로나19 이후 OTT가 일상에 자리 잡으면서 영화관을 둘러싼 환경도 크게 달라졌고, 최근에는 침체가 이어지던 극장가에서 다시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관객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영화관 역시 달라진 관객을 붙잡기 위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과연 영화관 시장에 나타난 변화는 일시적인 반등일까, 새로운 회복의 시작일까.

영화관과 OTT
<사진=연합뉴스>

<OTT에 밀린 영화관, 관객은 왜 떠났나>

코로나19로 영화관을 찾기 어려워진 시기를 거치며 넷플릭스와 같은 OTT가 빠르게 확산했고, 집에서 영화를 보는 방식은 어느새 익숙한 일상이 됐다. 영화관이 다시 문을 열고 일상을 되찾은 뒤에도 달라진 관객들의 소비 습관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OTT의 편리함에 더해 영화관 티켓 가격에 대한 부담도 커졌고, 극장 개봉 이후 OTT에서 영화를 볼 수 있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기간도 점차 짧아졌다.

OTT 확산
자체 제작

이 같은 변화는 젊은 세대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40·50대를 비롯한 전 연령층으로 OTT 이용이 확대되면서 영화관을 찾는 관객은 줄어들었고, 관객 감소를 견디지 못한 일부 영화관은 문을 닫으며 극장가의 침체도 이어졌다. 영화를 보기 위해 반드시 영화관을 찾아야 한다는 기존의 공식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침체된 영화관 시장, 회복의 신호가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영화관의 침체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전체 극장 관객 수는 1억 609만 명으로 전년보다 13.8% 감소했고, 매출액 역시 1조 470억 원으로 12.4% 줄었다. 코로나19가 끝난 뒤에도 관객이 과거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하면서 영화관의 위기는 장기화되는 듯했다.

극장 관객 수 감소
<사진=영화진흥위원회>

하지만 같은 해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1분기 전체 극장 관객 수는 3,190만 명, 매출액은 3,180억 원으로 코로나19 이후 1분기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어 2026년 상반기 전체 극장 관객 수는 5,705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4.2% 증가했고, 한국영화 관객 수 역시 3,737만 명으로 74.9% 늘었다.

다만 이를 두고 영화관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상반기에는 <왕과 사는 남자>, <군체>, <살목지> 등 일부 작품의 흥행이 전체 시장의 회복을 이끌었고, 개봉작 수 자체가 줄어든 가운데 흥행작 한 편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년간 이어진 관객 감소세와 비교하면 2026년 극장가는 분명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관객 수와 매출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침체를 이어가던 영화관 시장에 회복의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관객을 다시 움직인 것은 '극장에서만 가능한 경험'이었다.>

관객의 발걸음을 다시 극장으로 돌리기 위해 영화관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단순히 개봉 영화를 상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관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관람 환경을 확대하며 관객이 극장을 찾을 이유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변화는 특별관의 확대다. IMAX, 4DX, ScreenX, Dolby Cinema 등은 대형 화면과 입체 음향, 좌석 움직임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일반 상영관과 차별화된 몰입감을 제공한다. OTT를 통해 집에서도 손쉽게 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만큼, 영화관은 집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시청각적 몰입감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별관 확대
<사진=메가박스>

영화 외 콘텐츠를 활용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콘서트와 공연 실황, 스포츠 경기 등을 극장에서 상영하면서 영화관의 콘텐츠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대형 스크린과 음향 시설을 통해 현장감을 높이고, 여러 관객이 한 공간에서 콘텐츠를 함께 즐기도록 하면서 영화관을 단순한 영화 관람 공간을 넘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즐기는 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관객과 직접 만나는 무대인사와 각종 이벤트, 팬덤 대상 특별 상영 역시 극장에서만 누릴 수 있는 요소다. 좋아하는 배우나 감독을 직접 만나거나, 같은 작품을 좋아하는 관객들과 함께 관람하는 경험은 집에서 혼자 OTT를 시청하는 것과 다르다. 영화관은 이처럼 관객의 참여와 현장성을 더해 극장 방문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영화 관람료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정부의 할인 지원도 더해졌다. 영화관이 다양한 콘텐츠와 관람 환경을 마련하더라도 티켓 가격이 높으면 관객이 실제 극장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할인 정책은 관객이 이러한 극장만의 콘텐츠와 관람 경험을 직접 접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영화 관람료 할인 지원
<사진=CGV>

결국 영화관의 변화는 단순히 더 많은 영화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특별관으로 몰입감을 높이고, 공연과 스포츠로 콘텐츠의 범위를 넓히며, 무대인사와 이벤트로 현장성과 참여를 더하고, 정책적 지원으로 관객의 부담까지 낮추면서 '극장에 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가고 있다.

<영화관의 변화는 '콘텐츠'에서 끝나지 않는다>

영화관은 상영하는 콘텐츠뿐 아니라 극장이라는 공간 자체도 바꾸고 있다. 리클라이너석과 프리미엄관을 확대하고, 좌석과 관람 환경을 고급화하면서 영화관에서 보내는 시간을 보다 편안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단순히 영화를 보고 나오는 공간에서 벗어나 관람 자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화관 안에서 즐길 수 있는 부대시설도 다양해지고 있다. 식음료 매장과 라운지 등 편의시설을 강화하고, 영화 관람 전후에도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면서 영화관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영화 한 편을 상영하는 공간에서 다양한 문화와 여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는 영화관
<사진=롯데시네마>

이러한 변화는 대형 멀티플렉스뿐 아니라 지역 영화관에도 중요한 과제다. 대형 극장과 동일한 시설 경쟁을 하기보다 지역 주민이 영화를 비롯한 문화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결국 영화관의 경쟁력은 무엇을 상영하느냐를 넘어 어떤 공간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게 하느냐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앞으로의 영화관은 OTT와 어떻게 경쟁해야 할까>

OTT의 가장 큰 강점은 원하는 콘텐츠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볼 수 있다는 편리함이다. 영화관이 이러한 편의성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쉽지 않다. 대신 대형 스크린과 음향이 만드는 몰입감,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콘텐츠를 함께 즐기는 현장성처럼 OTT가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가치를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영화관은 단순히 OTT와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관객이 여가를 위해 사용하는 시간과 비용을 놓고 보면 공연장이나 스포츠 경기장, 다양한 문화·여가 공간과도 경쟁하게 된다. 영화관이 영화 외 콘텐츠와 공간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도 결국 관객의 한정된 여가 시간을 선택받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영화관과 OTT의 경쟁은 더 이상 '같은 영화를 어디에서 볼 것인가'에만 머물지 않는다. 얼마나 편리하게 콘텐츠를 소비할 것인지, 혹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현장에서 경험할 것인지의 선택으로 경쟁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영화관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OTT보다 더 편리한 공간이 되기보다, OTT가 제공할 수 없는 가치를 분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향후 관객들은 다시 극장을 찾을까>

영화관과 여가 콘텐츠 경쟁
부산 동래 CGV의 주말 모습 <직접 촬영>

영화관이 OTT와 다른 경험을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이러한 변화만으로 영화관의 완전한 회복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2026년 상반기 관객 증가 역시 일부 흥행작에 크게 의존했고, 시장의 회복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특별관이나 팬덤 콘텐츠처럼 특정 관객을 겨냥한 경험이 모든 관객의 지속적인 극장 방문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영화 관람료 할인 역시 단기적으로 관객의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지속적인 관람 수요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격 지원을 넘어 영화관 자체의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역·중소 영화관이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한 이유다.

결국 관객은 영화관으로 일부 돌아왔지만 OTT가 일상이 되기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이제 영화관의 회복 여부는 단순히 관객 수가 얼마나 늘었는지가 아니라, 관객이 다음에도 극장을 선택할 만한 이유를 얼마나 꾸준히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앞으로의 영화관은 다시 돌아온 관객을 일시적인 회복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새로운 영화관 문화로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부산대 권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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