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추억의 애니메이션 <캐릭캐릭 체인지>와 <슈가슈가룬>이 게임 <테일즈런너>에서 다시 숨 쉬기 시작했다. 이처럼 테일즈런너는 한 시대를 대표했던 캐릭터 IP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잇달아 선보이며 유저들의 어린 시절 추억을 깨우고 있다. 어린 시절 애정했던 캐릭터를 내 아바타로 구현하고 소장할 수 있다는 점은 유저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이러한 추억의 콜라보레이션은 테일즈런너가 추구해온 '꾸미는 재미'와도 맞닿아 있다. 테일즈런너에서는 캐릭터를 꾸미고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이른바 '룩덕 문화'가 하나의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좋아했던 캐릭터를 게임 속에서 다시 만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착용하고 꾸미며 자신의 스타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캐릭터 IP와의 협업은 '룩덕' 유저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렇다면 레이싱 게임으로 출발한 테일즈런너는 어떻게 "달리는 게임"을 넘어 "꾸미는 게임"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되었을까?
[꾸밈에 경계가 없는 게임] 어떤 스타일이든 다 잘 어울리는 동화적 세계관과 3D 모델링
테일즈런너가 '꾸미는 재미'를 추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낮은 진입장벽과 동화를 소재로 한 세계관에 있다. 참가자들이 각자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소원의 돌'을 얻고자 레이싱 대회를 펼친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는 요소이다. 여기에 동화책을 컨셉으로 한 다채로운 레이싱 맵과 아기자기한 색감이 더해져 테일즈런너만의 독창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이러한 동화적 세계관은 캐릭터를 꾸미는데 있어서도 다양한 스타일링을 제공한다. 현실적인 배경을 가진 게임과 달리 판타지 세계에서는 캐릭터가 어떤 옷을 입더라도 비교적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테일즈런너에서는 교복과 일상복부터 화려한 판타지 의상, 외부 캐릭터 IP를 활용한 콜라보레이션 코스튬까지 폭넓은 스타일을 만나볼 수 있다. 동화책을 모티브로 한 세계관과 캐주얼한 캐릭터 디자인이 다양한 의상과 아이템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토대가 된 셈이다.
여기에 캐주얼한 3D 캐릭터 모델링 구현 능력도 테일즈런너의 다채로운 '룩덕 문화'를 뒷받침한다. 캐릭터의 외형이 표현에 얽매이지 않는 만큼 화려한 디자인의 의상은 물론, 외부 IP의 특징을 게임 속에 녹여내기에도 비교적 유연하다. 실제로 테일즈런너는 과거 아이돌 그룹 <카라>부터 애니메이션 <개구리 중사 케로로>까지 서로 다른 성격의 IP와 협업해 캐릭터와 코스튬을 선보인 바 있다. 캐릭터뿐만 아니라 의상 세트와 함께 캐릭터 곁을 따라다니는 펫 등 다양한 형태로 IP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
[게임유저가 만드는 콘텐츠] 컨셉 팜놀이부터 게시판 인증까지… 유저가 완성하는 게임 생태계
테일즈런너는 다른 게임들과 달리 유저들이 직접 놀이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모든 유저가 모이는 '공원'에서 소통을 즐기거나, '팜(Farm)' 시스템을 통해 유저가 직접 지형을 만들고 자신만의 가상 공간을 구축하는 방식은 테런의 재미 중 하나로 손꼽힌다. 물론 다른 게임에서도 유저가 직접 제작하는 콘텐츠도 존재하지만, 테일즈런너는 표현의 제약이 적고 공간을 다채롭게 구성할 수 있는 꾸미기 오브젝트가 풍부하여 유저들이 상상하는 장소를 마음껏 연출할 수 있다는 차별점을 가진다.
특히 팜(Farm) 시스템은 학교놀이(학놀), 궁궐 체험(궁놀), 가족 상황극 등 특정 컨셉을 바탕으로 다수의 유저가 교류하는 문화가 활성화되어 있다. 유저들은 팜에 모여 놀이에 어울리는 캐릭터 코스튬을 착용하고 이를 서로에게 자랑하곤 한다. 이 같은 놀이 문화는 외부 IP 콜라보레이션 의상을 입고, 스크린샷을 찍어 커뮤니티에 공유하거나, 가상 패션쇼 및 역할놀이로 확장되기도 한다. 즉 게임 내 아이템이 단순한 성능 상승용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개성 표현과 소통의 도구'로 소비되기 때문에 유저들의 구매 욕구를 크게 자극하게 된다.
바로 이 지점이 테일즈런너에서 외부 IP 콜라보레이션이 유독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이유다. 외부 IP를 유입시켰을 때 유저들은 이를 단순한 '수집용 스킨'으로 방치하지 않고, 팜이나 공원에서 해당 캐릭터의 세계관을 직접 놀이로 재현하며 캐릭터에 깊이 몰입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가챠(뽑기)로 얻은 희귀 코스튬을 커뮤니티에 인증하고 공유하는 게시판 문화가 잘 확립되어 있기에, 외부 IP 캐릭터가 게임에서 생동감 있게 소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덕질을 게임으로 채운다] Z세대의 여성 유저 비중이 높은 테일즈런너
일반적인 국내 PC 온라인 게임은 <FC 온라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 등 남성 및 하드코어 유저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반면 테일즈런너는 젊은 여성 및 캐주얼 유저층의 비중이 독보적으로 높은 차별화된 유저층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게임을 주로 이용하는 유저들 역시 2000년대 초중반 어린 시절부터 테일즈런너를 즐겼던 세대인 만큼, 추억의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캐릭터 콜라보 전략은 핵심 타깃층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특히 여성 유저 비중이 높은 만큼 귀여운 캐릭터 IP와의 시너지가 압도적임을 볼 수 있다. 대형 IP인 '산리오 캐릭터'부터 인기 네이버웹툰인 '마루는 강쥐', '냐한남자'에 이르기까지, 테런이 진행했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게임의 중심축은 명확히 여성 타깃의 선호도에 맞춰져 있다. 이는 메인 유저층의 취향을 정밀하게 타격하여 게임과 IP 간의 마케팅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Z세대 여성 유저 특유의 '게임 소비 성향'은 '덕질을 위한 디지털 굿즈 소장'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소비 심리와 맞물린 외부 캐릭터 IP와의 콜라보는 단순한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기존 팬덤을 게임으로 유입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게임을 접해보지 않은 일반 대중 역시 친숙한 캐릭터를 보며 부담 없이 게임에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결과적으로 테일즈런너는 외부 IP 팬덤을 게임으로 유입시키는 동시에, 유저들의 자발적 바이럴로 트렌디함을 유지하는 Z세대에 특화된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테일즈런너는 <슈가슈가룬>, <캐릭캐릭 체인지> 등 인기 애니메이션 IP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다시 커다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유의 캐주얼한 모델링과 유저 제작 콘텐츠는 물론, 게임 아이템이 하나의 '디지털 덕질 굿즈'로 활용되면서 수많은 유저를 유입한 만큼, 외부 캐릭터 IP를 적극 활용하는 테일즈런너의 흥행 전략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동국대 김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