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커플이냐, 시즌권이냐"... 한 연애 예능 속에 숨은 게임이론

성균관대
양현지 성균관대 · 프렌즈 1기
2026.08.11
연애 예능 프로그램 커플 매칭 규칙
야구장에서 만난 두 사람의 선택을 다룬 연애 예능 규칙

한 연애 프로그램의 출연자 모집 안내를 보다가 규칙에서 눈이 멈췄다. 야구장에서 만난 상대와 서로를 선택하면 커플이 되지만, 나만 선택받으면 시즌권을 받는다는 것이다. 커플과 시즌권 중 하나를 고르라는 셈인데, 어느 쪽이 유리한지 궁금해져 표부터 그려봤다.

[발견] 먼저 마음을 표현하는 쪽이 위험하다

공개된 규칙을 바탕으로 손익을 비교하는 표를 그려보면 총 네 칸이 나온다. 둘 다 선택하면 커플이 되고, 둘 다 선택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한쪽만 선택할 경우, 선택받은 쪽은 시즌권을 받고 선택한 쪽은 빈손이 된다. 칸을 채우고 나니 비대칭이 눈에 들어온다. 마음을 표현하는 쪽만 빈손이 될 수 있고, 표현하지 않은 쪽에는 그런 칸이 없다. 더 큰 가능성을 얻는 대신 더 큰 위험도 감수하는 셈이다.

[기다림] 모두가 안전한 쪽을 고른다면

경제학의 게임이론에서는 내 결과가 상대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상황을 다룬다. 이 규칙에서는 가만히 있는 선택이 눈에 띈다. 상대가 나를 고르면 시즌권을 얻을 수 있고, 고르지 않더라도 잃는 것이 없다. 실제로 같은 질문을 받은 한 응답자는 선택하지 않는 게 밑져야 본전이라고 답했다. 문제는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때다. 다들 상대가 먼저 움직이기를 기다리면 아무도 선택하지 않고, 선택하는 사람이 없으니 시즌권을 받을 사람도 없다. 각자에게는 안전한 선택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모두가 빈손으로 끝나는 것이다. 비슷한 장면은 일상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조별과제 단톡방에서 누군가 먼저 나서면 일을 떠맡게 될 것 같아 모두가 기다리다 마감 직전에야 움직이는 경우가 그렇다. 먼저 나서는 사람에게 부담이 돌아갈 수 있다면, 사람들은 일단 기다리는 쪽을 택하기 쉽다.

게임이론 손익표
커플-시즌권 선택에 따른 손익 구조

[변수] 그런데 사람은 표만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

실제로 주변 네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보니 선택은 제각각이었다. 한 야구팬은 커플이 되는 것보다 야구 시즌권에 더 끌린다며, 자신에게 호감이 있을 것 같은 상대를 고르겠다고 했다. 반면 다른 야구팬은 시즌권 한 장보다 커플로 이어진 사람과의 즐거움이 더 클 것 같다며 마음에 드는 상대를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야구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어도 선택은 달랐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두 사람의 답도 갈렸다. 한 명은 상대를 선택하겠다고 했고, 다른 한 명은 선택하지 않고 뒤에서 몰래 연락하면 1석 2조라고 답했다. 다만 상대가 나를 선택할 것 같은지에는 답이 비슷했다. 선택이 정반대였던 두 야구팬도 상대가 자신을 고르지 않을 것 같으면 자신도 고르지 않겠다고 했다. 같은 네 칸짜리 표를 보여줘도 사람마다 계산법은 달랐다. 시즌권의 가치도, 커플의 가치도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방송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표만 보면 기다리는 쪽이 안전해 보이지만, 실제 사람도 그 계산을 그대로 따를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오히려 궁금해진다. 야구장 외야석에서 마주 앉은 두 사람은 과연 서로를 선택할까, 아니면 시즌권을 선택할까.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성균관대 양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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