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 대신 부산?... '부산병' 앓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이유

세종대
신해린 세종대 · 프렌즈 1기
2026.08.27
김해국제공항 입국장 풍경
사진=부산관광공사

부산 김해국제공항의 입국장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공항을 빠져나와 부산 곳곳으로 향하는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최근 글로벌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이들을 두고 '부산병'에 걸렸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부산을 여행한 뒤 본국으로 돌아가서도 부산의 바다와 음식, 도시의 분위기를 잊지 못하고 다시 찾고 싶어 하는 현상을 일종의 '상사병'에 빗댄 표현이다.

이를 단순한 여행객들의 유행어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부산관광공사가 글로벌 여행 플랫폼 KKday 등과 함께 '부산병 치유'를 콘셉트로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실제 관광 마케팅에서도 '부산병'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동선이 서울을 중심으로 형성됐다면, 최근에는 부산을 비롯한 지역 도시로 관심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외국인 관광객들은 왜 서울을 넘어 부산에 매료되고 있는 것일까.

[바다와 도심이 한눈에… 부산만의 공간적 경쟁력]

해운대와 광안리, 도심과 바다가 공존하는 부산의 풍경
사진=본인 촬영

외국인들이 부산에 주목하는 첫 번째 이유는 '압축적인 도시 매력도'에 있다. 전 세계적으로 대도시와 해변이 이토록 가깝게 공존하는 도시는 찾기 드물다. 해운대와 광안리처럼 도심의 높은 빌딩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부산에서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이다.

여기에 도시철도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요 관광지를 비교적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도심에서 바다와 산, 역사·문화 공간까지 다양한 관광 자원을 경험할 수 있어 짧은 일정에서도 여러 가지 경험을 원하는 외국인 개별 관광객의 수요를 충족시킨다. 대도시의 편의성을 누리면서도 휴양지의 여유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부산의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의 일상'을 체험하는 로컬 시티 투어]

감천문화마을과 흰여울문화마을의 골목
사진=본인 촬영

두 번째 매력은 관광의 중심이 '관람'에서 '체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서울이 K-컬처와 쇼핑, 대형 관광지를 중심으로 한국을 빠르게 경험할 수 있는 도시라면, 부산에서는 시장과 골목, 음식 등 일상적인 공간을 통해 또 다른 한국을 경험할 수 있다.

자갈치시장과 부평깡통시장에서 부산의 로컬 음식을 맛보고, 감천문화마을과 흰여울문화마을의 골목을 걸으며 부산 특유의 풍경과 지역의 이야기를 만나는 식이다. 특히 알록달록한 주택이 이어지는 감천문화마을이나 바다를 따라 골목이 펼쳐지는 흰여울문화마을은 부산의 독특한 도시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이처럼 잘 정비된 대형 관광지만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인의 일상과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직접 경험하려는 관광이 늘면서 부산의 골목과 시장 역시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 쌓이면서 부산은 한 번 방문하고 끝나는 관광지가 아니라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늘어나는 관광객, 함께 준비해야 할 관광 인프라와 상생]

관광객이 몰리는 주거 밀집 지역
사진=본인 촬영

하지만 부산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날수록 해결해야 할 과제도 함께 커지고 있다. 과거 유명 관광지들이 겪었던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흰여울문화마을이나 감천문화마을 등 주거 밀집 지역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발생하는 소음과 쓰레기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주민들의 일상 공간과 관광지가 맞닿아 있는 지역에서는 관광객의 편의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정주권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관광 인프라 역시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유명 관광지를 벗어나 로컬 상권으로 이동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만큼 다국어 메뉴판과 안내 표지, 결제 시스템 등 여행객의 편의를 높일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 자체에만 집중하기보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부산의 다음 과제가 될 수 있다.

[관광지를 넘어, 하나의 '경험'이 된 부산]

부산의 일상을 경험하는 외국인 관광객
사진=본인 촬영

'부산병'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이유는 단순히 부산이 아름다운 관광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바다와 도심이 어우러진 풍경부터 시장과 골목에서 만나는 음식과 사람들까지, 부산에서는 유명 관광지를 넘어 도시의 일상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K-pop과 SNS를 통해 부산을 접하는 경로까지 다양해지면서 외국인들에게 부산은 점점 더 입체적인 여행지로 다가가고 있다.

결국 부산의 경쟁력은 특정한 하나의 관광 명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가 하나의 경험이 된다는 점에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부산에서 보고, 먹고, 걷고, 머무는 모든 순간이 여행의 콘텐츠가 되고, 그 경험이 다시 SNS를 통해 새로운 방문을 만들어내고 있다. '부산병'은 바로 이러한 부산의 매력이 국경을 넘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세종대 신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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