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숏폼을 봤을뿐인데 결제까지…틱톡샵이 바꾼 쇼핑 공식

서강대
이수민 서강대 · 프렌즈 1기
2026.08.17
틱톡샵으로 쇼핑하는 모습

지난해 미국 틱톡샵에서 한국 브랜드의 총거래액(GMV)은 전년 대비 458% 증가했다. 입점한 한국 브랜드 수는 약 3배, 브랜드별 평균 GMV도 2배 수준으로 늘었다. 숏폼 영상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공간을 넘어 상품을 발견하고 구매하는 새로운 유통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는 신호다.

변화의 중심에는 틱톡이 내세우는 '발견 기반 이커머스(Discovery-based E-Commerce)'가 있다. 필요한 상품을 먼저 떠올린 뒤 검색창에서 찾아가는 기존 온라인 쇼핑과 달리, 콘텐츠를 보다가 상품을 알게 되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소비자의 구매 의도가 먼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가 상품과의 첫 접점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검색보다 먼저 상품을 만난다]

틱톡샵에서는 쇼퍼블 비디오와 라이브 방송, 브랜드 페이지 등을 통해 상품을 노출한다. 이용자는 영상을 시청하다 관심이 생긴 제품을 누르고 앱 안에서 결제까지 이어갈 수 있다. 틱톡 미국 판매자 페이지 역시 크리에이터, 쇼퍼블 비디오, 라이브를 주요 판매 수단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구조에서는 콘텐츠와 광고, 판매 채널의 경계가 흐려진다. 과거 브랜드가 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온라인몰로 끌어왔다면, 숏폼 커머스에서는 콘텐츠 자체가 상품을 알리는 광고인 동시에 판매로 들어가는 입구가 되는 것이다.

크리에이터의 역할도 달라졌다. 브랜드의 광고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을 직접 소개하고, 해당 콘텐츠에서 실제 판매가 발생하면 수수료를 받는 어필리에이트(Affiliate·제휴 마케팅) 방식으로 유통 과정에 참여한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다수의 크리에이터가 각각 하나의 판매 채널처럼 움직일 수 있는 구조다.

틱톡샵 4가지 기능
틱톡샵 4가지 기능

['유명 브랜드'보다 '발견되는 브랜드'가 유리해질까]

발견형 커머스가 K브랜드에 관심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 해외 진출에서는 현지 유통망 확보와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다. 하지만 숏폼에서는 아직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라도, 콘텐츠가 이용자의 관심을 끌면 해외 소비자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생긴다.

K뷰티에서는 실제 성장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에 따르면 미샤의 올해 1분기 미국 틱톡샵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99% 증가했다. 회사는 현지 크리에이터와의 협업과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성장 배경으로 꼽았다. 미샤는 틱톡샵뿐 아니라 아마존과 얼타뷰티, 코스트코 등으로 북미 유통망을 함께 확대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미샤 틱톡샵 매출
에이블씨엔씨 미샤 틱톡샵 매출

이 사례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숏폼이 기존 유통망을 완전히 대체했다기보다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하게 만드는 앞단의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영상에서 처음 제품을 접한 소비자가 이후 다른 온라인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다시 제품을 찾는다면, 콘텐츠의 영향은 틱톡샵 내부 매출만으로 측정하기 어려워진다.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 문턱도 낮추는 틱톡샵]

틱톡은 이런 구조를 K브랜드의 해외 진출과도 연결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을 대상으로 한국 판매자를 위한 크로스보더 서비스를 도입한 데 이어 동남아시아 5개국으로 범위를 넓혔고, 올해 7월에는 일본 틱톡샵까지 지원하는 '코리아-JP 크로스보더 솔루션'을 출시했다. 한국 사업자등록증 등을 이용해 현지 법인을 별도로 설립하지 않고도 일본 틱톡샵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콘텐츠 공급을 늘리기 위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틱톡은 지난 4월 한국 콘텐츠 생태계에 올해 5000만달러, 당시 약 75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한국어 콘텐츠의 크리에이터 리워드를 기존보다 2배 높이는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플랫폼이 크리에이터를 확보하고, 크리에이터가 다시 콘텐츠와 상품 노출을 만들어내는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코리아-US 크로스보더 솔루션 이후 훨씬 간편해진 한국 브랜드 입점 조건
코리아-US 크로스보더 솔루션 이후 훨씬 간편해진 필요한 한국 브랜드 입점 조건

[GMV가 커져도 이익이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거래 규모의 빠른 증가를 곧바로 브랜드의 수익성 개선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GMV(Gross Merchandise Value·총거래액)는 일정 기간 플랫폼에서 거래된 상품의 총액이다. 매출이나 영업이익과는 다른 지표다. 제품이 많이 팔려 GMV가 늘더라도 제품 원가와 물류비, 광고비, 플랫폼 비용, 크리에이터에게 지급하는 커미션을 제외하면 실제 브랜드가 가져가는 이익은 달라질 수 있다.

지난 6월에 진행된 2026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에서도 틱톡샵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샘플 제공과 크리에이터 커미션, 광고 등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언급됐다. 박상협 틱톡코리아 파트너는 공격적으로 진입한 한국 브랜드 가운데 3개월 만에 월 GMV 6만5000달러 수준에 도달한 뒤 다시 3개월 내 월 60만달러 단계까지 성장하는 사례가 있는 반면, 초기 단계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이탈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2026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에서 강연하는 박상협 틱톡코리아 파트너
2026 조선비즈 유통산업포럼에서 '선택받는 K-브랜드의 조건, 틱톡샵이 만든 성장 구조' 주제로 강연하고 있는 박상협 틱톡코리아 파트너

추천 알고리즘과 크리에이터 콘텐츠에 판매가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점도 양면성을 갖는다. 적은 인지도로도 소비자에게 발견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대신, 플랫폼 내 노출과 크리에이터 성과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의 경쟁 기준에 '콘텐츠'가 추가됐다]

이커머스의 전통적인 경쟁 요소는 가격과 상품 구색, 배송 속도, 검색 노출 등이었다. 발견형 커머스의 확산은 여기에 '어떤 콘텐츠로 소비자에게 처음 발견되는가'라는 새로운 경쟁 요소를 추가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인지도가 낮은 K브랜드에는 제품을 먼저 알리고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진입로가 생겼다. 반대로 바이럴에 집중한 나머지 판매 비용과 재구매율, 실제 이익을 놓친다면 높은 조회수와 GMV가 지속적인 성장으로 연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숏폼이 이커머스의 기존 질서를 완전히 대체할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소비자가 '무엇을 살지 정한 뒤 상품을 찾는 과정'뿐 아니라 '콘텐츠를 보다가 살 것을 결정하는 과정'까지 유통 시장의 중요한 영역으로 들어왔다는 변화는 분명하다. 앞으로 숏폼 커머스의 성장을 볼 때도 조회수나 거래액의 크기만큼, 그 관심이 재구매와 이익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서강대 이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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