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선택할 때 무엇을 가장 먼저 따져볼까.
학과의 경쟁력이나 대학의 인지도뿐 아니라 졸업 후 취업 가능성까지 고려하는 수험생이 적지 않다. 특히 공기업·공공기관 취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지역인재 채용 제도가 대학 선택의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 학생들 가운데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 기회를 고려해 지방 거점국립대 진학을 선택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마침 2027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도 오는 9월 7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어서 대학 선택을 앞둔 수험생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시기다. 이런 가운데 지역인재 채용이 지방대생에게 실제 취업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는지, 제도의 적용 기준부터 실제 채용 현황과 한계, 수도권 학생들의 역차별 논란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왜 지역할당제가 생겼고, 왜 주목받고 있을까]
지역인재 채용 제도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수도권에 집중된 인재와 일자리 문제가 있다. 대학 진학을 위해 수도권으로 이동한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지역으로 돌아오기보다 수도권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지방에서는 청년 인구가 빠져나가는 현상이 이어졌다. 지역 대학 역시 학생과 취업 기회가 함께 줄어들면서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공공기관 채용에서 지역인재를 일정 비율 선발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지역 대학 출신 인재에게 공공기관 취업의 기회를 넓혀 지역에 정착하도록 유도하고, 동시에 지역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특히 최근 들어 이 제도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청년 취업난과 맞물려 있다. 민간기업 취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역인재 채용 역시 대학 선택의 실질적인 고려 요소가 된 것이다.
과거에는 '어느 대학에 가느냐'가 대학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그 대학을 졸업한 뒤 어떤 기회를 얻을 수 있느냐'까지 따져보는 수험생이 늘고 있다. 지역인재 채용 제도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지방대, 특히 지역 거점국립대를 바라보는 새로운 이유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역할당제는 정확히 누구에게, 어떻게 적용될까]
지역인재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거주지가 아니라 대학이다. 일반적으로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소재한 대학을 졸업했거나 졸업예정인 학생이 지역인재로 분류되며, 비수도권 지역 공공기관은 신규 채용에서 일정 비율 이상을 지역인재로 선발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법적으로는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소재한 공공기관이 신규 채용인원의 35% 이상을 지역인재로 채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지역인재라고 해서 별도의 시험을 치르거나 합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채용 과정에서 지역인재를 별도로 선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핵심이며, 실제 지원 자격과 선발 방식은 기관과 채용 분야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지방대에 진학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공공기관 채용에서 같은 혜택을 받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수험생이 확인해야 할 것은 단순히 '지방대인가'가 아니다. 자신이 진학하려는 대학이 지역인재 채용 대상에 해당하는지, 희망하는 공공기관이 어떤 기준으로 지역인재를 선발하는지까지 살펴봐야 한다. 이제 관심이 가는 부분은 제도의 기준보다 실제 채용 현장으로, 지역인재를 일정 비율 선발하도록 한 만큼 실제로 지방대생에게 돌아간 기회도 그만큼 커졌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제 채용 현황을 보면 정말 지방대생에게 기회가 되고 있는가]
지역인재 채용은 실제 취업 현장에서도 일정한 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가스공사의 공시를 보면 2025년 일반정규직 신규채용 163명 가운데 비수도권 지역인재는 98명으로 집계됐다. 2026년에는 2분기까지 신규채용 133명 중 85명이 비수도권 지역인재로 나타났다.
채용 과정에서도 지역인재를 별도로 선발하는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2024년 신입직원 채용에서 비수도권 지역인재의 채용목표비율을 합격예정인원의 35%로 설정했고, 목표에 미달할 경우 추가합격 방식으로 인원을 채우도록 했다.
실제 경쟁에서도 지역인재 전형이 일반전형보다 낮은 경쟁률을 보이는 사례가 있다. 2024년 한 공공기관 채용에서는 일반직의 최종 경쟁률이 38.5대 1이었던 반면, 비수도권 지역인재 전형은 21.87대 1로 나타났다. 물론 기관과 직무에 따라 경쟁률은 크게 달라지지만, 지역인재 제도가 단순한 이름뿐인 제도가 아니라 실제 채용 과정에서 별도의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그 혜택이 모든 지방대생에게 고르게 돌아가고 있는가]
지역인재 채용으로 지방대생에게 별도의 취업 기회가 생긴 것은 분명하지만, 그 혜택이 모든 학생에게 같은 크기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지역인재로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더라도 실제 채용 규모와 직무, 경쟁 상황에 따라 체감하는 기회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
특히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직무나 기관에 지원자가 몰리면 지역인재 전형 안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진다. 같은 지역의 대학에 다니더라도 전공에 따라 지원할 수 있는 직무가 달라지고, 기관마다 채용 규모 역시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지방대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동일한 혜택을 받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기에 대학 간 격차도 빼놓기 어렵다. 지역인재라는 같은 자격을 갖고 있더라도 취업을 준비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나 정보 접근성, 학교의 지원 체계 등에 따라 실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결국 지역인재 채용은 지방대생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제도인 동시에, 그 기회를 얼마나 많은 학생이 실제 취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로 남는다.
[수도권 학생에게는 역차별일 수 있는가, 지역균형을 위해 필요한가]
지역인재에게 일정한 채용 기회를 보장하는 제도를 두고 수도권 학생들 사이에서는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직무에 지원하더라도 대학이 위치한 지역에 따라 지원 기회가 달라지는 만큼, 개인의 실력이나 노력과 관계없이 출신 지역이 채용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지역인재 채용이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장치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수도권으로 인재와 일자리가 계속 몰리는 상황에서 지역 대학 졸업생에게 공공기관 취업의 기회를 열어줘야 청년층의 지역 이탈을 막고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지역인재 채용 제도 역시 이런 지역 간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결국 논쟁의 핵심은 지역인재에게 기회를 주는 것 자체가 옳으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어느 정도의 우대가 필요한지에 있다. 수도권 학생의 기회를 제한하는 방식이 과도한지, 반대로 현재의 격차를 고려하면 이 정도의 제도가 필요한지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결국 수험생은 지역할당제를 대학 선택에서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지역인재 채용은 지방대에 진학할 때 눈여겨볼 만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특히 공기업이나 공공기관 취업을 목표로 한다면 희망하는 기관이 지역인재 채용을 운영하는지, 자신이 진학하려는 대학이 그 대상에 포함되는지를 미리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지역인재 채용만을 보고 대학을 결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채용 비율이 정해져 있다고 해도 경쟁은 존재하고, 모든 공공기관이나 직무에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대학의 학과 경쟁력이나 교육 환경, 자신의 진로와 적성까지 함께 살펴본 뒤 지역인재 제도를 하나의 선택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대학 선택에서 취업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다. 지역인재 채용 역시 그 과정에서 수험생이 눈여겨볼 만한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역할당제가 있으니 지거국에 간다'는 단순한 선택보다, 그 제도가 자신의 진로와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를 따져보고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부산대 권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