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넘기다 마음에 드는 화장품을 발견해 저장해 본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예쁜 패키지에 눈길이 가고, 크리에이터의 사용 영상을 보고 제품명까지 기억했지만 정작 구매로 이어지지 않은 제품도 많다.
브랜드를 '발견했다'는 사실과 그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했다'는 사실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간격이 존재한다. 소비자는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 다시 질문하기 때문이다. '정말 효과가 있을까?', '내 피부에도 잘 맞을까?', '이 가격을 내고 살 만할까?'
결국 발견이 소비자의 관심을 얻는 과정이라면, 구매는 소비자가 가지고 있던 불확실성을 하나씩 지워가는 과정에 가깝다.
[발견한 뒤에는 비교가 시작된다]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했다고 곧바로 구매하는 대신, 소비자는 다른 제품과 가격을 비교하고 실제 사용 경험을 확인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비교 과정에 AI까지 활용되고 있다.
오픈서베이가 전국 만 15~69세 남녀 2,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쇼핑 트렌드 리포트 2026'에서 밝히기를,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온라인 쇼핑 과정에서 AI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었다. 특히 AI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으로 '제품별 장단점 비교'가 54.4%로 가장 높았고, '쇼핑몰별 최저가·혜택 비교'가 46.2%로 뒤를 이었다. 뷰티 제품에 한정한 조사 결과는 아니지만, 소비자가 구매 직전 가격과 제품의 차이를 적극적으로 확인한다는 최근 온라인 쇼핑 행태를 보여준다.
즉 브랜드 입장에서 경쟁은 더 이상 소비자의 눈에 띄는 순간에 끝나지 않는다. 피드에서 눈에 띄는 데 성공한 뒤에는 수많은 비교 대상 사이에서 '그래도 이 제품을 선택해야 할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후기는 남의 경험을 빌려 불안을 줄이는 장치]
특히 화장품은 구매 전 제품의 효과를 완벽하게 확인하기 어렵다. 같은 립 제품도 사람마다 발색이 다르고, 스킨케어 제품 역시 피부 타입에 따라 사용감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소비자는 먼저 사용해 본 사람들의 경험을 참고해 구매 실패 가능성을 낮춘다.
오픈서베이가 만 15~59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뷰티 트렌드 리포트 2025'에서 밝히기를, 다이소에서 뷰티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제품을 선택할 때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과 함께 '후기가 좋은 제품·브랜드'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올리브영 온라인몰 이용자는 오프라인 매장 이용자보다 후기와 제품 성분을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고려했다.
오픈서베이가 지난 5년간의 뷰티 소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난다. 오픈서베이에서 밝히기를, 2021~2022년 화장품 선택에서 성분이 주요 기준이었다면 2024~2025년에는 후기·가격·효능처럼 소비자가 보다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요소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2025년에는 후기와 가격이 핵심 구매 기준으로 부상했다.
브랜드가 상세페이지에서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고 설명해도 소비자가 그대로 믿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반면 자신과 비슷한 피부 타입을 가진 사람의 후기나 실제 발색 사진은 제품을 구매했을 때의 모습을 미리 상상하게 한다. 후기는 제품의 장점을 알리는 콘텐츠인 동시에 소비자가 느끼는 구매 위험을 대신 줄여주는 장치인 셈이다.
['나한테도 맞을까?' 직접 확인하면 구매가 가까워진다]
온라인의 후기가 타인의 경험을 빌려오는 방법이라면, 오프라인 체험은 소비자가 직접 불확실성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그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가 CJ올리브영의 '스킨스캔'이다. 피부 상태를 측정해 피부 타입과 관리가 필요한 항목을 분석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적합한 성분과 제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CJ올리브영이 2025년 4월 자체 데이터를 통해 밝히기를, 올리브영N 성수에서 '스킨스캔 프로'를 이용한 고객의 구매 전환율은 78%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고객의 43%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기업 자체 집계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지만, 직접 자신의 피부 상태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제품 추천과 연결하는 경험이 구매 결정과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후 스킨스캔은 전국 주요 매장으로 확대됐으며, CJ올리브영에서 밝히기를 2025년 12월 누적 이용 건수가 100만 건을 넘어섰다. 현재는 매장에서 진단한 결과를 모바일 앱에서도 확인하고 관련 상품과 성분을 추천받을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경험을 연결하고 있다.
[관심을 구매로 바꾸는 것은 '더 큰 자극'이 아니라 '더 적은 불안']
소비자의 시선을 잡는 것과 지갑을 여는 것은 다른 문제다.
SNS에서 매력적인 비주얼을 보여주는 것은 브랜드를 발견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구매 단계에 들어선 소비자는 제품을 비교하고, 다른 사람의 후기를 확인하고,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제품인지 다시 판단한다.
이때 가격은 '사도 괜찮겠다'는 부담을 낮추고, 후기는 '실패하지 않겠다'는 믿음을 만들며, 체험은 '나에게도 맞겠다'는 확신을 준다.
그래서 구매 전환을 고민하는 브랜드라면 단순히 "어떻게 하면 이 제품을 더 사고 싶게 만들까?"라는 질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소비자가 결제 직전까지 망설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를 하나씩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발견된 브랜드를 실제로 선택받는 브랜드로 바꾸는 과정일 수 있다. 결국 뷰티 브랜드의 구매 경쟁은 소비자를 더 강하게 자극하는 데서가 아니라,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한 가지 의심을 지워주는 데서 결정된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한양대 이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