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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지?' 하다 브랜드를 만난다…AI 공포 숏폼 광고의 문법

서울시립대
이아진 서울시립대 · 프렌즈 1기
2026.09.24
서담시 인스타 계정
AI로 가상의 도시와 기이한 사건을 구현한 '서담시(@seodamcity)' 인스타 계정

인스타그램 릴스를 넘기다 보면 가끔 손가락이 멈추는 영상이 있다. 평범한 아파트나 학교처럼 보이는데 어딘가 이상하다. CCTV 속 사람이 기괴하게 움직이고, 실제 뉴스 같은 화면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사건이 벌어진다.

올여름 SNS에서 눈에 띄는 AI 공포 숏폼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스타그램의 '서담시'(@seodamcity)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시청, 학교, 워터파크 등에서 벌어지는 이상현상을 보여주며 인기를 얻었다.

최근에는 이런 AI 공포의 문법이 광고에도 활용되고 있다. 서담시는 네이버웹툰 <44교시 생존수업>과 협업해 웹툰 속 세계관을 실제 사건처럼 구현한 영상을 선보였다. 줄거리와 캐릭터를 직접 소개하기보다, 사람들이 즐겨보던 AI 공포 콘텐츠 안으로 웹툰의 세계관을 가져온 것이다.

[숏폼에서 가장 비싼 건 '관심']

기업들이 이런 방식에 주목하는 이유는 달라진 광고 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숏폼에서 광고의 경쟁 상대는 더 이상 다른 광고만이 아니다. 밈과 먹방, 아이돌 영상, 친구의 일상까지 수많은 콘텐츠가 같은 화면에서 경쟁한다. 재미없다고 느끼는 순간 손가락 한 번이면 다음 영상으로 넘어갈 수 있다.

이런 환경은 '주목경제(Attention Economy)'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경제학자 허버트 사이먼은 정보가 풍부해질수록 오히려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관심이 희소해진다고 봤다. 볼거리는 사실상 무한대로 늘어났지만 한 사람이 쓸 수 있는 시간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고도 달라지고 있다. 제품의 장점을 처음부터 설명하기보다 일단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콘텐츠가 되는 것이 중요해졌다.

AI 공포는 그중 최근 눈에 띄는 방식이다. '이게 뭐지?'라는 궁금증으로 영상을 끝까지 보게 한 뒤 자연스럽게 작품이나 브랜드를 발견하게 만든다. 브랜드가 밈을 만들고, 짧은 드라마나 챌린지에 제품을 녹이는 것 역시 형태는 다르지만 소비자의 관심을 먼저 얻으려는 시도라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Six Flags Fright Fest 캠페인 영상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Six Flags 'Fright Fest' 캠페인 영상 <The Infinite Agency>

[AI가 넓힌 '광고의 문법']

여기에 생성형 AI는 광고가 시도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혔다. 기존에는 현실에 없는 장소나 캐릭터를 영상으로 구현하려면 촬영과 CG 등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다. AI를 활용하면 실제로 촬영하기 어려운 장면도 숏폼 콘텐츠로 시도할 수 있다.

특히 웹툰이나 게임처럼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세계관을 가진 콘텐츠와 궁합이 좋다. 웹툰 속 학교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게임 속 캐릭터가 현실에 나타난다면 어떨지를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서담시와 <44교시 생존수업>의 협업도 AI가 원작의 세계관을 현실처럼 경험하게 만드는 광고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꼭 공포일 필요도 없다. 로맨스 웹툰 속 주인공의 SNS를 실제 계정처럼 운영하거나, 게임 속 도시의 관광 홍보 영상을 만들고, 브랜드 캐릭터가 현실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숏폼으로 이어가는 방식도 가능하다. AI가 광고 한 편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들어가 보고 싶은 세계를 만드는 데 활용될 수 있는 셈이다.

[조회수보다 중요한 건 그다음]

다만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았다고 광고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 100만 조회수를 기록해도 어떤 브랜드의 광고였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반대로 콘텐츠를 본 사람이 웹툰을 찾아보거나 브랜드를 기억하고, 실제 소비까지 이어진다면 몇십 초의 관심은 경제적 가치가 된다.

AI 콘텐츠가 많아질수록 'AI로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의 신기함도 빠르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결국 기업에는 AI를 얼마나 화려하게 쓰느냐보다 얻어낸 관심을 어디로 연결할 것인지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AI 공포 숏폼은 그 변화를 보여주는 최근 사례다. 광고가 콘텐츠 사이에 끼어드는 것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보고 다음 편까지 기다리는 콘텐츠가 되기 시작했다.

소비자의 몇 초를 붙잡는 것이 첫 번째 경쟁이라면, 그 몇 초를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실제 선택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 다음 경쟁이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서울시립대 이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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