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매장마다 다른 키오스크, 헤매는 건 고령층만이 아니다

고려대
박예나 고려대 · 프렌즈 1기
2026.10.01

"다 똑같이 했으면 좋겠어, 균일하게. 어떤 데는 주문하기가 여기 있고, 어떤 데는 여기에 있고. 되게 헷갈려."

유튜브 채널 뜬뜬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뜬뜬' 영상 캡처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의 말일까? 아니다. 방송인 하하 씨가 최근 유튜브 예능 '핑계고'에서 키오스크가 불편하다고 토로하며 한 말이다. 게스트로 나온 가수 대성 씨도 키오스크 화면을 눌러도 작동하지 않아 당황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을 본 시청자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젊은 사람도 뒤에 줄이 서 있으면 틀리지 않고 한 번에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매장마다 화면과 결제 방식이 달라 새로 익혀야 한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키오스크 앞에서 식은땀을 흘리는 건 고령층만의 일이 아니었다.

[직접 해보니 차이가 컸다]

KFC·롯데리아·맘스터치·버거킹·맥도날드·파파이스 매장을 찾아 키오스크에서 기본 버거를 주문해 봤다. 결제 직전까지 걸린 시간은 최소 24초에서 최대 34초였다. 화면을 누른 횟수는 최소 8회에서 최대 13회로 브랜드마다 차이가 났다.

키오스크 주문 화면
<직접 촬영>

주문 단계도 제각각이었다. 매장 식사와 포장 여부를 선택하는 시점이 브랜드마다 달랐다. 일부 키오스크는 앞서 선택한 내용을 결제 단계에서 다시 확인하기도 했다. 멤버십 적립을 안내하는 시점도 통일되지 않았다. KFC는 메뉴를 고르기도 전에, 버거킹은 결제 직전에 물었다.

키오스크 추가 메뉴 안내 화면
<직접 촬영>

KFC 키오스크에서는 '치킨 어떠세요?'가, 버거킹 키오스크에서는 '이런 메뉴는 어떠세요?'라는 안내가 결제 직전에 나왔다. 구매를 원하지 않을 때 눌러야 하는 버튼은 왼쪽에 배치되어 한 번 더 손을 옮겨야 했다.

브랜드별 메뉴 분류 화면

메뉴 분류와 명칭도 제각각이었다. 버거를 선택할 때 '버거'를 누르면 되는 곳이 대부분이었지만, 버거킹은 '와퍼&주니어'처럼 더 구체적인 명칭을 썼다. 브랜드마다 부르는 이름이 달라 원하는 메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결국 각 항목을 일일이 눌러봐야 했다.

[완전히 같을 순 없어도, UI는 예측 가능해야]

2024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키오스크 UI 가이드를 배포해 개발할 때 필요한 UI 디자인 지침을 제시했다. 버튼의 배치와 크기, 화면 구성, 용어 표현 등에 대한 설계 방향을 다뤘다. 다만, 권고 성격이라 현장 적용에는 한계가 있다.

모든 키오스크의 UI가 완전히 똑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매장·포장 선택, 메뉴 선택, 결제처럼 누구나 거치는 기능이라면 버튼 위치와 표현, 순서만큼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헤매지 않고 햄버거 하나를 사고 싶을 뿐이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고려대 박예나]

#키오스크UI #소비자불편 #UX디자인 #패스트푸드매장 #매경플러스프렌즈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