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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 원짜리 화장품이 낯설지 않다…다이소 뷰티가 바꾼 소비 기준

성신여대
이윤재 성신여대 · 프렌즈 1기
2026.10.03
다이소 매장 화장품 코너
다이소 매장 화장품 코너 <직접 촬영>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3천 원짜리 화장품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올랐을까? 화장품 모양의 장난감이거나 10대 학생들을 위한 제품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제품인 만큼 "이렇게 저렴해도 괜찮을까?"라는 의심부터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다이소에 가면 생활용품보다 화장품 코너부터 찾는 소비자들도 많다. SNS에는 '다이소 추천템', '다이소 꿀템', '다이소 화장품 하울' 콘텐츠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인기 상품의 재고를 찾아 여러 매장을 돌아다니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실제로 2022년 말 7개 브랜드, 120여 종에 불과했던 다이소 화장품은 2026년 1월 기준 약 160개 브랜드, 1,700여 종으로 늘었다. 매출 역시 가파르게 성장해 전년 대비 2023년 85%, 2024년 144%, 2025년 약 70% 증가했고, 2026년 1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약 30% 증가했다. 어떻게 가성비 생활용품점의 이미지가 강했던 다이소가 화장품 소비자들까지 사로잡은 것일까?

[싸기만 해서 잘 팔리는 걸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는 역시 가격이다. 대부분의 제품이 1,000원에서 5,000원 사이여서 처음 보는 제품도 부담 없이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이 다이소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지금의 인기를 단순히 '싸기 때문'이라고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메조미디어가 2024년 19~49세 여성 4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1%가 다이소 화장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구매 경험자의 만족도는 72%였다. 구매 이유 역시 '가격이 저렴해서'라는 응답은 48%였던 반면, '가격 대비 성능이 좋아서'는 69%로 더 높았다.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아서'와 '후기·평가가 좋아서'라는 응답도 각각 32%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단순히 최저가만 보고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낮은 가격이 가능한 데에는 다이소만의 상품 기획 방식이 있다. 다이소는 기존 제품을 그대로 가져와 가격만 낮추기보다 정해진 가격대에 맞춰 용량과 용기, 포장 등을 조정한다. 여기에 코스맥스와 한국콜마처럼 제품 개발과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ODM 기업의 발달도 다양한 제품을 빠르게 선보일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화려한 패키지와 대규모 광고보다 제품과 가격 경쟁력에 집중하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다이소 VT코스메틱 리들샷
다이소 VT코스메틱 리들샷

대표적인 사례가 VT코스메틱의 '리들샷'이다. 다이소에서는 2ml 제품 6개를 3천 원에 판매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낮은 가격은 단순히 돈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을 넘어 소비자가 "한번 써볼까?" 하고 제품을 경험하게 만드는 첫 구매의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유명 화장품 기업도 다이소로 향한다]

유명 화장품 기업들이 다이소에 적극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도 중요한 변화다. 아모레퍼시픽은 '미모 바이 마몽드' 등 다이소 전용 브랜드를 선보였다. 미모 바이 마몽드는 2024년 9월 출시 후 약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넘어섰다. LG생활건강 역시 CNP의 세컨드 브랜드 'CNP 바이 오디-티디'를 출시했고, 이 제품군도 출시 9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했다.

유명 화장품 기업의 브랜드 노하우와 다이소의 가격 경쟁력이 결합하면서 '싸면 품질도 낮을 것'이라는 소비자의 불안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새로운 소비자에게 제품을 경험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이소는 새로운 유통 채널이자 브랜드의 실험장이 되고 있다.

[다이소 품절템을 만드는 SNS]

다이소 추천템 콘텐츠
다이소 추천템 콘텐츠 <산만 잡지 인스타>

SNS 역시 다이소 뷰티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가격이 낮아 처음 보는 제품도 쉽게 구매할 수 있고, 구매자가 많아질수록 자연스럽게 사용 후기 역시 늘어난다. SNS에서 같은 제품이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라는 점은 다시 실제 구매로 연결된다.

특정 제품이 '다이소 추천템'으로 알려지면 빠르게 품절되고, '품절템'이라는 사실 자체가 또 다른 구매 욕구를 자극해 소비자를 매장으로 불러들인다. 과거에는 저렴한 가격이 제품의 약점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지만 SNS가 활발한 지금은 제품력이 뒷받침된다면 오히려 많은 소비자가 쉽게 제품을 경험하고 입소문을 낼 수 있게 만드는 강점으로 작용한다.

[10대만의 저렴한 화장품? 이제는 옛말]

다이소 화장품은 이제 10대나 대학생만의 저가 화장품이 아니다. 2025년 다이소 화장품 매출을 연령별로 보면 40대가 2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30대가 25%, 20대가 22%로 뒤를 이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자료에서도 40대의 다이소 뷰티 구매액 증가율이 20대를 웃돌았다.

이 같은 변화에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도 5천 원 안팎의 화장품을 확대하며 가성비 뷰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제 저가 화장품은 특정 연령층을 위한 시장이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뷰티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결국 다이소 화장품의 인기는 단순히 '싸서 잘 팔리는 현상'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저렴한 가격과 제품력, 유명 브랜드의 진입, SNS를 통한 입소문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다.

3천 원짜리 화장품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 다이소가 바꾸고 있는 것은 화장품의 가격뿐 아니라 소비자가 물건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일지도 모른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성신여대 이윤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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