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800만 관객이 만난 <오디세이>, 삶이라는 긴 항해에 대한 질문

경희대
박소연 경희대 · 프렌즈 1기
2026.10.04

세계적인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 24일째 관객 800만명을 돌파하였다.

웅장한 영상미와 압도적인 연출이 관객을 사로잡은 이유겠지만, 영화가 남기는 울림은 그보다 깊은 곳에 있다. 3천 년 전 호메로스의 대서사시를 관통하는 한 영웅의 긴 여정이 오늘날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영화 오디세이 스틸컷

영화는 10년간 이어진 트로이 전쟁을 목마라는 지략으로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가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가 기다리는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10년간 바다를 떠도는 이야기를 그린다.

[귀향의 서사,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

영화가 조명하는 것은 기묘한 모험 그 자체가 아닌 '귀향의 서사'다. 전쟁 영웅으로서의 오만과 탐욕을 내려놓고 다시 하나의 온전한 인간으로 회복되어 가는 과정인 것이다.

영화 오디세이 스틸컷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희생된 전우들이 되살아나는 것은 아니며, 고향에 도착한다고 해서 참혹한 기억이 지워지는 것도 아니다. 결국 오디세우스의 20년 항해는 단순 귀향이 아니라, 상처와 죄책감을 딛고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인생의 여정이었다.

[오디세이가 건네는 삶의 지혜]

그는 칼립소 섬에서 영원한 젊음과 불멸의 삶이라는 거부하기 힘든 유혹을 마주했다. 하지만 늙고 병들더라도 사랑하는 가족과 자신의 왕국 이타카로 돌아가겠다는 선택을 굽히지 않았다. 눈앞의 안락함보다 자신이 돌아가야 할 곳을 분명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물질적 유혹과 욕심 앞에서 쉽게 흔들리는 우리에게도 그의 선택은 삶의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영화 오디세이 스틸컷

우리의 80년 인생사에서도 결코 '우연'이란 없다. 영화는 세상만사가 결국 바른 길로 돌아간다는 사필귀정의 순리를 떠오르게 한다. 눈앞의 안락함이나 부정한 지름길에 눈이 멀어 원칙을 저버린다면 그 탐욕은 결국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부메랑이 될 것이다.

[우리에게도 각자의 '오디세이'가 있다]

인간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순간 완성되는 존재가 아니다. 길을 걷는 동안 수많은 선택을 하고, 실패와 상처를 겪으며 조금씩 달라진다. 오디세우스 역시 전쟁 영웅과 왕이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긴 항해 끝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우리 역시 저마다의 오디세이를 걷고 있다. 누군가는 자신의 꿈을 찾아가고, 누군가는 잃어버린 관계를 회복하려 하고, 또 누군가는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며 새로운 방향을 찾고 있다.

영화 오디세이 스틸컷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도착하느냐가 아니다. 긴 항해 속에서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다. 영화 '오디세이'가 우리에게 남기는 질문도 여기에 있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에는 어떤 모습으로 삶을 마무리할 것인가.

인생이라는 긴 항해에서 우리가 돌아가야 할 도착지는 결국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있는 곳일 것이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경희대 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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