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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왜 하림이 인수했나

광운대
장고은 광운대 · 프렌즈 1기
2026.10.05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하림그룹 계열 NS홈쇼핑은 지난 6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를 마무리했다. 인수대금은 1,206억 원으로, 전국 284개 점포가 새롭게 하림그룹의 유통망에 편입됐다.

당시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며 점포 축소와 사업 재편을 진행하고 있었다. 익스프레스 역시 상황은 좋지 않았다. 협력업체의 납품이 끊기면서 유제품과 라면 등 일부 매대가 오랫동안 비어 있었고, 정상적인 영업에 큰 차질을 빚었다.

이런 상황에서 하림이 홈플러스 전체가 아닌 익스프레스만 따로 인수했다는 점은 눈길을 끌었다. 단순히 동네 슈퍼마켓 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것으로 보기에는 인수 대상과 시점 모두 명확한 전략적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림은 사료 생산부터 축산, 식품 가공으로 이어지는 원스톱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오프라인 점포망과 NS홈쇼핑의 온라인 유통 채널을 결합하면 제품 생산부터 최종 소비자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직접 연결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인수 이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에는 하림 계열의 신선 닭고기와 돼지고기,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미식' 제품 등이 전면 진열되기 시작했다.

[생산부터 판매까지, 하림이 노린 유통망]

기업이 생산과 유통, 판매 등 제반 과정을 직접 확보하는 것을 '수직계열화'라고 한다.

하림 유통 구조 그래픽
AI 재구성

하림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역시 수직계열화의 완성이라는 관점에서 볼 수 있다. 기존에는 하림이 제조한 제품을 타사 유통 채널을 거쳐 판매했다면, 이제는 자체 오프라인 점포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접점을 확보한 것이다.

하림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동시에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는 중간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또한 지역별 구매 데이터와 소비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직접 파악해 신제품 기획 및 마케팅에 즉각 반영할 수도 있다.

여기에 농협의 농축산물 조달망까지 연계되고 있다. 농협이 공급하는 농축산물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과 NS홈쇼핑 TV 방송, 온라인몰에서 다각도로 판매하는 구조가 구축되면 상품 조달부터 판매까지의 시너지 범위는 더욱 넓어진다.

도심 요지에 자리 잡은 284개 익스프레스 점포는 '라스트마일' 배송 거점으로도 활용 가치가 높다. 온라인 주문 신선식품을 인근 점포에서 즉시 출고·배송할 수 있게 되면, 신속성을 무기로 한 퀵커머스 사업으로의 확장이 용이해진다.

결국 하림이 확보한 것은 단순한 284개의 매장 자산이 아니다. 식품 생산과 온라인 판로, 오프라인 유통, 근거리 배송을 하나의 고리로 잇는 통합 유통 플랫폼을 확보한 셈이다.

[비었던 매대 채우자 매출도 돌아왔다]

인수 이후 매장 실적 지표에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출 회복 그래픽
AI 재구성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7월 21일부터 8월 19일까지의 일평균 매출은 인수 직전인 5월 23일~6월 22일 대비 1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방문 고객 수(객수)는 100%, 고객 1인당 평균 구매 금액인 객단가는 23% 늘어났다.

품목별로는 신선식품 매출이 167%, 공산품이 187%, 온라인 매출이 183% 각각 급증했다.

이 같은 빠른 회복세의 핵심 동인은 '상품 공급의 정상화'다. NS홈쇼핑은 인수에 앞서 120여 개 협력사에 지급보증 확약서를 제공했고, 이에 납품을 중단했던 업체들이 다시 상품 공급을 재개했다. 비었던 매대가 정상화되고 일시 중단됐던 할인 프로모션이 재개되면서 이탈했던 고객들이 다시 매장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매출 146% 증가'라는 수치만으로 인수 효과가 완전히 성공했다고 단정짓기는 이르다. 비교 기준인 5~6월은 납품 차질로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했던 최악의 시기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시점의 매출 증가세에는 영업 정상화 과정에서 나타난 기저효과가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측 역시 현재 상황을 본궤도 진입을 위한 정상화 단계로 해석하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하림의 유통망 확대는 단순한 기업의 확장 전략을 넘어 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쇼핑 환경과 제품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생산부터 판매까지의 과정이 효율화되면 물류·유통 중간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신선식품의 안정적 공급과 자체 상품(PB) 배치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로 이어져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올 수 있다.

반면, 계열사 제품 밀어주기로 인한 부작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프라인 마트는 상품 입점과 매대 진열 위치를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하림이 자체 유통망을 활용해 계열사 제품을 골든존(눈높이 매대)에 우선 배치할 경우, 타 제조사 제품과의 공정한 경쟁이 저해되거나 소비자의 브랜드 선택권이 축소될 여지가 있다.

현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기존 홈플러스의 가성비 자체 브랜드인 '심플러스(Simplus)' 제품을 지속 판매하고 있다. 기존 고객들이 찾던 가성비 상품 라인업을 유지하면서 하림과 NS홈쇼핑의 특화 제품을 추가하는 병행 전략이다.

결국 수직계열화가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될지는 단순히 유통 단계 감소 여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유통 절감 비용이 실제 소비자 판매가 인하로 반영되는지, 매장 내 다양한 브랜드가 균형 있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되는지가 관건이다.

[하림이 그리는 새로운 유통망]

하림 유통망 확장 관련 이미지

이번 인수는 식품 제조기업이 직접 소비자와 만나는 유통망까지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림은 기존의 식품 생산 기반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오프라인 점포를 더했고, NS홈쇼핑은 TV와 온라인 중심의 판매에서 벗어나 전국 284개 점포라는 새로운 소비자 접점을 확보했다. 여기에 근거리 배송까지 연결할 경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역할은 단순한 동네 슈퍼를 넘어설 수 있다.

인수 이후 비었던 매대가 다시 채워지고 매출과 고객 수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아직은 영업이 정상화되는 단계인 만큼 현재의 회복세만으로 인수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하림이 284개 점포를 안정적인 판매망으로 정착시키고, 생산부터 판매와 배송까지 이어지는 전략을 실제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광운대 장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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