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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구경만 하려다 손에 뭔가 들려있다…아트박스의 생존 전략

동국대
김세린 동국대 · 프렌즈 1기
2026.10.09
아트박스 매장 관련 이미지
AI 제작

"딱히 살 건 없지만, 잠깐 구경이나 해야지."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선 아트박스. 그런데 이것저것 둘러보다 보면 어느새 손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물건들이 하나둘 들려 있다. 아트박스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공감해봤을 만한 이야기다.

하지만 지금처럼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한 아트박스도 처음부터 '라이프스타일 매장'이었던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문구와 팬시용품을 주로 판매하는 동네 팬시점에 가까웠다. 생각보다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기성세대에게는 학용품이나 문구류를 사러 가던 추억의 공간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트박스의 모습은 달라졌다. 이제는 단순히 필요한 물건을 사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캐릭터 상품과 이색적인 소품을 구경하고 즐기는 하나의 '놀거리'로 자리 잡았다. 어린이와 젊은 세대가 자연스럽게 찾는 공간이 된 것은 물론,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한 번쯤 들러볼 만한 쇼핑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오프라인 문구점이 자취를 감추고 있는 상황에서 아트박스는 오히려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평범한 팬시점에서 '구경하러 가고 싶은 공간'으로 변신한 아트박스. 사람들의 발길을 계속해서 매장으로 이끄는 비결은 무엇일까. 지금부터 아트박스만의 생존 전략을 하나씩 들여다보자.

아트박스 POOM 홈페이지
아트박스 POOM 홈페이지

[단순한 문구용품은 NO! 펀슈머의 취향을 담는 상품과 콘텐츠]

'생선 모양 필통', '귀차니즘 안경'처럼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소품들.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생뚱맞은 상품을 발견하는 재미는 아트박스만의 매력 중 하나다. "대체 누가 이런 걸 사지?"라는 생각으로 들여다보다가도 어느새 제품을 집어 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아트박스는 단순히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문구점'에 머무르지 않는다. 실용적인 생활용품부터 웃음을 유발하는 아이디어 상품, 캐릭터 상품까지 다양한 콘셉트의 제품을 한 공간에 배치한다. 필요한 물건만 빠르게 구매하고 나가는 일반적인 문구점과 달리, 매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상품을 발견하는 '구경하는 재미'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러한 아트박스의 독특한 상품들은 온라인에서도 하나의 '콘텐츠'가 된다. 실제로 유튜브 채널 '꾹TV'가 '특이한 아트박스 용품'을 소재로 제작한 영상은 14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유튜브에서 아트박스를 검색해봐도 '장꾸템', '인싸템', '랜덤박스', '럭키템'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키워드를 내세운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아트박스 상품의 또 다른 전략이 드러난다. 단순히 매장에서 판매되고 소비되는 데 그치지 않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소개하고 싶은 '콘텐츠 소재'가 된다는 점이다. 독특한 디자인과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가 담긴 상품일수록 크리에이터의 눈길을 끌고, 이는 자연스럽게 리뷰와 체험 영상 등 새로운 콘텐츠로 이어진다.

결국 소비자가 직접 아트박스의 상품을 소개하고 공유하면서 또 다른 소비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셈이다. 별도의 설명이 없어도 상품 자체가 콘텐츠가 되고, 소비자의 자발적인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이러한 '콘텐츠 친화적인 상품' 역시 아트박스가 오랫동안 경쟁력을 유지해온 비결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아트박스 서울 명동점 전경
아트박스 서울 명동점 전경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는 탐색형 소품샵과 유리한 입지]

일반적인 소품샵은 비교적 작은 규모로 운영되거나 특정 콘셉트와 취향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개성 있는 상품을 만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지만, 취향에 따라 매장을 찾는 일반인의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

반면 아트박스는 하나의 취향에 머무르지 않는다. 문구와 캐릭터 상품부터 인테리어 소품, 생활용품, 뷰티용품까지 서로 다른 취향의 상품을 한 공간에 모아놓는다. 누구와 함께 방문하더라도 각자의 관심사를 하나쯤 발견할 수 있는 '종합 소품 공간'에 가까운 셈이다. 새로운 상품이 끊임없이 진열되는 만큼 "요즘은 뭐가 나왔을까?" 하는 궁금증 역시 소비자의 재방문을 이끄는 요소가 된다.

매장의 규모와 위치도 눈여겨볼 만하다. 최근 아트박스는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상권에서 대형 매장을 세우고 있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을 때, 지인을 기다릴 때, 혹은 특별한 목적 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도 비교적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다.

특히 넓은 매장 안을 천천히 돌아다니며 수많은 상품을 구경하다 보면 기다리는 시간마저 하나의 '구경거리'가 된다. 무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시간을 보내는 대신 자연스럽게 매장 안으로 발길을 옮기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아트박스는 '무언가를 사야만 들어가는 곳'이 아니라, 일단 들어가 구경하다 보면 소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입지도 중요하다.

아트박스 POOM 홈페이지
아트박스 POOM 홈페이지

[아트박스에서만 볼 수 있는 자체 캐릭터 IP 상품]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자체 캐릭터 IP 상품도 아트박스만의 강점이다. 다른 브랜드의 인기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캐릭터를 개발해 '아트박스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갈라파고스 프렌즈'에 이어 최근에는 힙하고 키치한 매력의 '게왹이'를 적극적으로 내세우며 아트박스만의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다.

외부 캐릭터 상품은 다른 매장에서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자체 캐릭터는 이야기가 다르다.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발견한 소비자에게는 그 자체로 아트박스를 다시 찾을 이유가 된다. 단순히 '어떤 상품을 파느냐'를 넘어 '여기에서만 무엇을 만날 수 있느냐'가 매장의 경쟁력이 되는 셈이다.

실제로 아트박스는 일찍부터 자체 캐릭터와 상품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2019년 자체 캐릭터가 38종에 달했을 정도로 많으며, 당시 전체 상품 중에서 자체상표(PB)제품의 비중도 55%에 달했다.

아트박스의 자체 캐릭터는 단순히 매대를 채우는 귀여운 상품에 그치지 않는다.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캐릭터와 상품을 통해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이를 다시 매장을 찾게 만드는 이유로 연결한다. 이것이 아트박스가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온 전략 중 하나이다.

결국 아트박스의 생존 비결은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구경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왔다는 데 있다. 다양한 상품과 자체 캐릭터,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매장까지. 오늘도 "잠깐 구경만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들어갔다가 물건을 들고 나왔다면, 이미 아트박스만의 전략에 빠져든 것인지도 모른다.

[매경플러스 프렌즈 1기=동국대 김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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