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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뉴스는 안 읽는데, 이건 봐요”… 대학생을 붙잡은 인스타 매거진

단국대
지예인 단국대 · 18기 서포터즈
2026.10.04

등굣길 지하철, 수업 사이 쉬는 시간, 잠들기 전 침대 위. 대학생 A씨는 하루 중 틈이 날 때마다 인스타그램을 연다. 특별히 찾는 것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저 엄지가 먼저 움직일 뿐이다.

그런데 무심히 넘기던 손가락은 피드 사이에 끼어 있는 경제·시사·트렌드 매거진의 카드뉴스 앞에서 자주 멈춘다. A씨는 "기사는 굳이 찾아보지 않는데, 인스타그램에서 뜨면 자연스럽게 보게 된다"고 말한다.

2026 매체 이용 행태 조사 <자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2026 매체 이용 행태 조사 <자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이런 흐름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가 전국 20~64세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매체 이용 행태 조사에서 20대의 SNS 이용률은 94.2%에 달했다. 신문·잡지 이용률 25.8%와 비교하면 세 배가 넘는 수준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4년 소셜미디어 이용자 조사에서도 20대의 인스타그램 이용률은 80.9%로 나타났고, 20대가 이용하는 소셜미디어는 평균 6.95개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많았다. 숏폼으로 제작된 뉴스를 이용한 경험 역시 19~29세에서 가장 높았다. 뉴스를 접하는 통로의 무게중심이 지면과 방송에서 SNS로 옮겨 가고 있다는 뜻이다.

뉴스를 읽지 않는 세대라는 말은 이제 절반만 맞다. 이들은 뉴스를 읽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다른 방식으로 읽는다. 대학생들에게 인스타그램 매거진을 보는 이유를 물었다.

● 찾아가는 정보에서, 찾아오는 정보로

<인스타 @morethan.look>
<인스타 @morethan.look>

가장 먼저 나온 답은 접근성이었다. B씨는 "원래 쓰던 SNS 안에서 바로 볼 수 있으니 따로 앱을 열거나 검색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언론사 사이트나 포털에서 기사를 읽으려면 '읽겠다'는 의지가 먼저 필요하다. 반면 인스타그램에서는 이미 머물던 공간에서 정보가 먼저 말을 건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눈에 들어오고, 눈에 들어왔으니 한 번 넘겨보게 된다.

B씨는 이를 "일상과 가장 가깝게 정보를 볼 수 있는 방식"이라고 표현했다. 뉴스를 보는 행위가 별도의 일정이 아니라, 친구의 스토리를 넘기다 만나는 자연스러운 장면이 된 것이다. 새로운 앱을 설치하거나 즐겨찾기를 해 둘 필요도 없다. 이미 하루에도 몇 번씩 여는 앱이 곧 뉴스가 오는 길목이 되면서, 정보를 소비하는 문턱은 사실상 사라졌다. 평소 경제나 시사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도 부담 없이 첫 장을 넘기게 되는 이유다. 이전에는 뉴스를 보기 위해 시간을 냈다면, 지금은 시간이 날 때 뉴스가 곁에 있는 셈이다.

● 숏폼 시대, 긴 글은 집중하기 어렵다

두 번째 이유는 가독성이다. 카드뉴스는 한 장에 하나의 메시지를 담는다. 넘기는 호흡이 짧고, 핵심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지금 어디쯤 읽고 있는지 알 수 있어 끝까지 가는 부담도 적다. 중간에 멈춰도 얻어 가는 것이 있으니 '다 읽어야 한다'는 압박에서도 자유롭다.

C씨는 "기사는 너무 길게 느껴져서 집중력이 떨어진다"며 "숏폼에 익숙해진 뒤로 더 그렇다"고 말했다. 30초 안에 승부가 나는 영상에 익숙해진 눈에 수십 문단짜리 글은 하나의 과제처럼 다가온다. 텍스트 위주의 지면보다 이미지 중심의 카드뉴스를 선호하는 이유다. 글자가 빽빽한 화면은 시작도 전에 피로감을 주지만, 이미지와 짧은 문장으로 정리된 화면은 일단 읽어볼 마음을 먹게 한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기준이 '얼마나 깊은가'보다 '얼마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가'로 옮겨 간 셈이다.

● 정보이자 취향, 예쁘면 기분도 좋다

셋째는 미감이다. 내용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보기 좋은가'다. A씨는 "미감이 좋은 매거진이 많아서 볼 때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정돈된 색감과 레이아웃, 읽기 편한 타이포그래피는 정보를 소비하는 경험 자체를 즐거운 일로 바꿔 놓는다.

인스타그램의 매거진 계정들은 저마다 뚜렷한 시각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이용자에게 매거진 계정은 정보를 얻는 채널인 동시에 취향을 구경하는 공간이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떤 디자인으로 보여 주는가에 따라 저장하고 싶어지기도, 그냥 넘기게 되기도 한다. 정보의 질에 더해 ‘얼마나 눈에 들어오는가’가 하나의 경쟁력이 된 것이다. 이미지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글이 그다음을 받치는 구조는, 어렵게 느껴지던 경제 이야기도 한결 말랑하게 만든다. 읽고 나서 기분이 좋다는 것, 그것이 다음 게시물을 다시 열게 하는 이유가 된다.

● 궁금하게 만드는 제목의 힘

넷째는 제목이다. 매거진 카드뉴스의 표지 문구는 짧고 직관적이다. 독자의 호기심을 건드려 첫 장을 넘기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C씨는 "제목이 궁금증을 유발하고, 자극적인 내용도 있어서 일단 눌러보게 된다"고 말했다.

물론 낚였다 싶을 때도 있다. 제목은 솔깃했는데 내용은 금방 끝나 버리거나, 몇 장에 압축되다 보니 정작 궁금했던 부분이 빠져 있기도 하다. 그런데도 다음 카드뉴스의 제목에 또 손이 간다. 한 줄의 궁금증이 가진 힘은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기사를 찾아 읽을 때는 필요하다는 판단이 먼저 있어야 하지만, 카드뉴스는 궁금해서 눌렀다가 알게 되는 순서다. 필요를 느끼기도 전에 호기심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다.

호기심이 생겨야 읽게 되고, 읽어 봐야 더 알고 싶어진다. 결국 독자를 첫 장으로 이끄는 것은 정보의 무게가 아니라 제목이 던지는 질문의 힘이다.

● 기사로 가는 첫 번째 문

이야기를 종합하면 하나로 모인다. 알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인데, 그것을 받아들이는 환경이 긴 글에서 짧은 이미지로, 검색에서 피드로 옮겨 갔다는 것이다. 인스타 매거진은 그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 형태다. 접근성, 가독성, 미감, 제목이라는 네 가지 이유는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 정보는 내 일상 속에서 부담 없이 읽히는가'라는 질문이다. 카드뉴스가 기사를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기사로 향하는 첫 번째 문이 될 수는 있다.

청년 독자를 만나려는 언론에 필요한 것은 독자를 불러오는 일보다, 독자가 이미 머무는 곳으로 찾아가 읽히는 모양으로 전하는 일일지 모른다. 담는 그릇이 달라져도 담기는 정보의 깊이만 지켜진다면, 새로운 형식은 위협이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

[매일경제 서포터즈 18기=단국대 지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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