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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는 동안 구독 해지하고 항공권 예약하는 AI, 메타 뮤즈

전남대
강민경 전남대 · 18기 서포터즈
2026.10.04
메타가 출시한 'AI 뮤즈' <Meta AI>
메타가 출시한 'AI 뮤즈' <Meta AI>

과제 마감 알림, 알바 스케줄, 깜빡 잊은 구독 결제일, 대외활동 일정과 다음 방학 여행 계획까지 — 챙겨야 할 것투성이인 대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의 일상까지 바꿔줄 AI가 등장하고 있다. 메타가 지난 9월 8일 미국에서 출시한 개인 AI 에이전트 '뮤즈(Muse)'가 바로 그 변화의 주인공이다. 질문에 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용자 대신 구독을 해지하고 메일을 보내고 여행 일정을 짜는 식으로 실제 '일'을 처리한다.

뮤즈가 챗GPT를 제치고 앱스토어 무료 앱 1위에 오르자, 메타 주가는 9월 21일 하루 만에 11% 넘게 급등해 741.25달러로 마감했다. JP모건은 뮤즈 출시 직후부터 메타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올렸고, 메타 커넥트 행사 이후인 9월 24일에는 "뮤즈가 챗GPT 이후 가장 널리 쓰이는 소비자 AI 애플리케이션이 될 잠재력이 있다"며 목표주가를 920달러까지 높였다.

● 질문하는 AI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AI로

챗GPT나 클로드 같은 기존 AI 챗봇은 그 대화 안에서 답을 내놓는 데 그친다. 이메일을 어떻게 쓸지 알려줄 수는 있어도, 실제로 보내는 행위까지는 넘어가지 못한다. 반면 AI 에이전트는 이용자의 이메일, 캘린더, 결제 수단 같은 실제 계정을 연동한 뒤 그 권한으로 작업을 끝까지 처리한다. 메타의 뮤즈가 바로 이 방식을 따르는 개인용 AI 에이전트다.

뮤즈가 기존 챗봇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지속성이다. 뮤즈는 이용자가 앱을 닫아도 작업을 계속 이어가다가, 메일 발송이나 결제처럼 민감한 최종 단계에서만 사용자 승인을 요청하며 돌아온다. 대화가 끝나면 작업도 함께 끝나는 챗봇과 달리, 뮤즈는 이용자가 다른 일을 하는 동안에도 뒤에서 계속 움직이는 구조다.

● 대학생의 하루에 들어온 AI 에이전트

이런 구조는 자취생이나 용돈으로 생활하는 대학생에게도 유용할 법하다. 뮤즈는 메일함의 결제 내역을 뒤져 잊고 있던 구독을 찾아내 해지까지 요청하거나, 팀플 일정과 아르바이트 스케줄을 캘린더에 맞춰 정리하는 식으로 쓸 수 있다. 교환학생 준비나 방학 여행 계획처럼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일도 목표만 전달하면 일정과 예약까지 대신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제·알바·동아리를 병행하며 놓치기 쉬운 '잡무'를 줄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뮤즈는 기본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고, 더 많은 작업을 맡기고 싶을 때만 월 20달러 '파워(Power)'나 월 100달러 '맥시멈(Maximum)' 구독으로 넘어가는 구조다. 용돈으로 생활하는 학생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 없이 먼저 체험해보고, 필요할 때만 유료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 구독업계 매출을 위협한다

이런 변화는 구독경제 전반에 실질적인 파장을 만들고 있다. 구독 관리 업체 스크라이브업에 따르면 뮤즈 같은 AI 에이전트가 확산된 이후 이용자가 구독 해지를 시작할 가능성은 1년 전보다 1.8배 높아졌고, 헬스·피트니스 구독 해지는 3.8배 늘었다. CNBC 보도에 따르면 그간 구독 기업들은 소비자가 해지를 잊거나 절차를 번거롭게 설계해 매출을 약 2배 늘려온 것으로 추산되는데, AI 에이전트가 이 빈틈을 메우기 시작한 셈이다.

실제 해지 규모도 작지 않다. 스크라이브업에 따르면 이용자가 AI 에이전트의 도움으로 해지한 구독의 평균 월 요금은 17.39달러(약 2만4000원)였다. 수백만 명이 동시에 비슷한 방식으로 '새는 돈'을 찾아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구독을 기본 수익 모델로 삼아온 기업들에는 단순한 일회성 이슈가 아닌 구조적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스마트폰 밖으로 나온 에이전트 ‘뮤즈 참’

뮤즈 참(Muse Charm) <Meta AI>
뮤즈 참(Muse Charm) <Meta AI>

메타는 9월 23일 '메타 커넥트 2026'에서 뮤즈를 전용 하드웨어로 확장했다. 열쇠고리에 걸 수 있는 크기의 '뮤즈 참(Muse Charm)'은 약 2인치 화면과 지문 센서, 카메라, 5G 모뎀을 탑재해 스마트폰 없이도 단독으로 작동한다. 지문 센서를 누르면 스마트폰 잠금 해제나 앱 실행 없이 곧바로 뮤즈와 실시간 음성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출시는 연말 쇼핑 시즌에 맞춰 12월로 예정돼 있다.

● 편리함에는 책임이 따른다

AI 에이전트가 개인정보와 결제 권한까지 직접 다루는 만큼, 작은 오류도 곧바로 금전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아마존은 9월 20일 개인정보·보안 위험을 이유로 뮤즈 봇의 자사 사이트 접근을 차단했다. 소비자를 대신해 구매와 결제를 수행하는 AI를 외부 플랫폼이 어디까지 받아들일지는 아직 업계 전반에서 합의되지 않았다.

뮤즈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제공되고, 한국 출시 일정은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AI가 우리 대신 일하는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우리는 무엇을 맡기고, 무엇을 스스로 결정해야 할까.

[매일경제 서포터즈 18기=전남대 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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