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10-24 12:48 (토)
금융

미국 주식 20% 올랐는데 수익은 3.7%? 빨간 그래프 속 우리가 놓친 환율의 변수

서강대
박새울 서강대 · 18기 서포터즈
2026.10.08

● 미국 주식 보관 금액 2,000억 달러 재돌파... 상승 기조 이어가나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이 4개월 만에 다시 2,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증시를 향한 투자 열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렇게 해외 주식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만큼이나 주목해야 할 변수가 있다. 바로 환율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0월 5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약 2,002억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이 2,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6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그 사이 원·달러 환율은 크게 달라졌다. 6월 30일 1,549.4원이었던 환율은 10월 8일 1,338.5원으로 내려왔다. 약 3개월 동안 210.9원, 13.6% 하락한 것이다.

미국 주식을 새로 매수하려는 투자자에게는 달러를 이전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이미 미국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주가가 상승했더라도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원화로 환산한 수익은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 주가는 20% 올랐는데... 원화 수익률은 3.7%

미국 주가 상승과 환율 변동의 관련성 인포그래픽 <챗GPT 제작>
미국 주가 상승과 환율 변동의 관련성 인포그래픽 <챗GPT 제작>

실제 환율 변화를 적용하면 그 차이가 더욱 분명해진다.

지난 6월 30일 환율 1,549.4원에 미국 주식 100달러어치를 매수했다고 가정해 보자. 당시 투자한 원금은 15만 4,940원이다.

이후 해당 주식의 가격이 20% 상승해 120달러가 됐다면, 달러 기준으로는 20달러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만약 해당 수익을 10월 8일 환율인 1,338.5원을 적용하면 120달러의 원화 가치는 16만 620원이다.

즉 원화로 계산한 수익은 5,680원, 수익률은 약 3.7%에 불과하다.

주식 가격이 20% 상승했는데도 원화 기준 수익률은 4%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이는 실제 두 날짜의 환율에 주가 20% 상승이라는 가정을 적용한 계산으로, 특정 종목의 실제 투자 성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환전 비용과 거래 수수료, 세금도 제외했다.

이처럼 해외주식 투자에서는 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만으로 최종 수익률을 판단할 수 없다. 미국 주식은 달러로 거래되지만 국내 투자자는 원화를 달러로 바꿔 투자하고, 투자 성과를 원화로 환산해 평가하기 때문이다.

원화 기준 수익률은 달러 기준 주가 수익률과 환율 변동률이 함께 결정한다.

예를 들어 주가가 20% 상승하더라도 같은 기간 달러의 원화 가치가 10% 하락했다면, 원화 기준 수익률은 8%가 된다. 주가 상승률 20%에서 환율 하락률 10%를 단순히 빼는 것이 아니라, 두 변동률을 곱해 계산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국 주가가 그대로여도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로 환산한 자산 가치는 증가할 수 있다. 주식 투자 성과와 환율에 따른 손익이 동시에 발생하는 구조이다.

● 환율이 내려가면 미국 주식 투자에 유리할까

기존 주식 보유자의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 체감 변화 인포그래픽 <챗GPT 제작>
기존 주식 보유자의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 체감 변화 인포그래픽 <챗GPT 제작>

그렇다면 환율 하락 기조는 어떤 사람에게 유리할까.

환율 하락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입장은 미국 주식을 새로 매수하려는 사람인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사람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환율이 1,500원일 때 미국 주식 100달러를 사려면 15만 원이 필요하다. 반면 환율이 1,300원으로 내려가면 같은 주식을 사는 데 필요한 돈은 13만 원으로 줄어든다. 주가가 변하지 않았다는 전제 아래, 신규 투자자의 달러 매수 부담은 낮아지는 것이다.

즉, 신규 투자를 하기에는 긍정적인 시점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반면, 기존 투자자는 환율 하락으로 달러 자산의 원화 환산 가치가 감소할 수 있다. 미국 주식을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더라도 증권 계좌에 표시되는 원화 평가금액이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환율 하락을 무조건 해외 주식 투자에 유리한 현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물론 환율 하락으로 인해 손해를 본 기존 투자자에게도 곧바로 확정 손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가 미국 주식을 매도하지 않았다면 환율 변동에 따른 원화 평가손익은 이후 환율 움직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매도 후에도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보유한다면 실제 원화 환전 시점에 따라 최종 손익이 달라진다.

따라서 해외 주식 투자자는 주식을 매수한 시점의 환율뿐 아니라, 매도 시점, 원화 환전 시점까지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미국 주식 보관액 2,000억 달러, 모두 새로 투자한 돈일까

앞서 언급한 내용처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움직였다. 지난 5월 처음 2,000억 달러를 넘어선 후, 6월 초 2,063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7월 말 약 1,715억 달러까지 줄었다가 10월 초 다시 2,000억 달러를 회복했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 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다만 보관 금액이 증가했다고 해서 증가분 전체를 신규 투자금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보관 금액은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의 평가액이다. 새로 주식을 매수하지 않더라도 기존 보유 종목의 주가가 오르면 보관 금액이 늘어난다. 반대로 투자자가 주식을 팔지 않아도 주가가 하락하면 보관 금액은 감소할 수 있다.

투자자의 개인 수익과 마찬가지로 환율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즉, 달러 기준 보관 금액과 원화로 환산한 금액은 구분해야 한다. 같은 2,000억 달러라도 환율이 1,500원이면 원화 가치는 300조 원이지만, 환율이 1,300원이라면 260조 원이다. 보유한 달러 자산 규모가 같아도 오로지 환율 차이만으로 원화 평가액이 40조 원 차이 나는 셈이다. 이는 해외 주식 투자 규모를 살펴볼 때도 달러 기준 수치와 원화 기준 수치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이다.

● 환전 수수료와 세금까지... 계좌 수익률이 전부는 아니다

예시를 통한 환전 스프레드에 대한 이해 <직접 제작>
예시를 통한 환전 스프레드에 대한 이해 <직접 제작>

환율 변동 외에도 실제 투자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비용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환전 비용이다. 증권사에서 달러를 매수할 때 적용되는 환율과, 달러를 매도할 때 적용되는 환율은 일반적으로 다르다. 이 차이를 환전 스프레드라고 한다.

예를 들어 시장의 기준 환율이 1,400원이라고 해서 투자자가 반드시 1달러를 정확히 1,400원에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증권사의 환전 우대율과 거래 방식에 따라 실제 적용 환율은 달라진다.

세금 역시 중요한 변수이다. 일반적인 미국 상장주식의 양도차익은 매수·매도 금액을 원화로 환산해 계산하며, 한 해 동안 실현한 과세 대상 손익과 필요경비 등을 반영한 뒤 연간 250만 원의 기본공제를 적용한다. 이를 초과하는 과세표준에는 일반적으로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따라서 달러 기준으로 높은 수익을 거뒀더라도 환율 변동과 거래 비용, 세금까지 고려하면 실제 손에 쥐는 수익은 달라질 수 있다.

● 주가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바다 건너 주식의 성적표

해외 주식 투자가 보편화되며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기업의 실적과 주가 전망, 금리 정책 등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은 해당 기업의 주가 변동뿐 아니라 달러 자산의 가치 변동에도 노출된다는 의미이다.

올해 6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나타난 환율 하락은 이러한 특징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반대로 환율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주가 상승률보다 원화 수익률이 더 높아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해외 주식에서 환율은 투자 성과를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변수인 것이다.

결국 미국 주식 투자자의 수익률은 주가가 얼마나 올라갔는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어느 환율에 달러를 매수했는지, 주식을 언제 매도했는지, 최종적으로 원화로 환전했는지 여부에 따라 울고 웃는 투자자는 달라진다.

빨간 우상향 그래프를 남기고 있는 미국 주식 시장에 뛰어들기 전, 환율이라는 중요 변수를 살펴보고 진입해야 할 시기이다.

[매일경제 서포터즈 18기=서강대 박새울]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