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과 공모전, 대외활동과 인턴 경험까지. 대학생에게 방학은 더 이상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 대학 생활이 끝나면 취업이 기다리고 있다는 무언의 압박 속에서, 조그만 휴식조차 뒤처짐으로 느끼는 청년들이 있다.
● 성장을 위한 노력, 의무가 되다
대학생의 자기 계발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고, 스스로를 발전시켜나가며 역량을 키우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자기 계발이 자발적인 선택을 넘어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한 필수 조건처럼 여겨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자신을 위한 쉬는 시간에도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는 부담이 따라온다면, 진정한 ‘자신을 위한 쉼’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 길어지는 취준, 무거워지는 부담
이러한 불안은 청년 취업 환경과도 연관되어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를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종학교를 졸업한 청년 가운데 미취업 기간이 1년 이상인 비율은 48.6%로 집계됐다. 대학 졸업자의 평균 졸업 소요 기간은 4년 5.7개월이었으며, 휴학 경험자 비율은 48.9%였다.
이러한 수치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겪는 현실을 보여준다. 다만, 휴학이나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는 원인을 압박감 하나로만 단정할 수는 없다. 채용 여건과 개인의 진로 선택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취업을 위해 준비되어야 할 기준치가 높아질수록 청년들이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것은 중요한 사회적 문제다.
● 스크롤을 내릴수록 커지는 불안
특히 SNS가 활발한 요즘, 청년들은 불안함을 느끼기 더 쉬운 환경에 놓여있다. SNS에 “대학생 방학”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갓생’, ‘자격증’, ‘낭비하지 않는 법’과 같은 키워드를 가진 포스트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또한 별 의미 없이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타인의 합격 소식, 대외활동 경험, 자격증 취득 소식들을 쉽게 접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이 누적되다 보면 자신의 속도가 뒤처지고 있다고 느끼기 쉽고, 타인의 성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환경에서 ‘휴식’은 본래의 목적을 잊고 자신의 부족함에 집중하는 시간으로 변모한다.
물론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누적된 자극이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온다면 자기 계발을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위해 하는 것인지,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느끼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하는 것인지 스스로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청년의 휴식은 뒤처짐이 아닌 가능성이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 더 많은 경험을 쌓으라는 요구만이 아니다.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는 시간, 그 시간이 의미 있다고 인정해 주는 사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에도 불필요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여유가 필요하다.
휴식이 뒤처짐의 증거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청년의 미래를 보여주는 하나의 가능성으로 보여지는 사회이어야 하지 않을까. 당신이 보내는 모든 시간이 헛되지 않다고,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이 글을 읽는 나와 같은 모든 대학생, 청년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
[매일경제 서포터즈 18기=경북대 표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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