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튜브를 보다 보면 한 번쯤 “거제 야호~” 라는 말을 들어봤을지도 모른다. 리센느(RESCENE) 멤버 미나미의 이 한마디는 온라인 밈으로 빠르게 퍼졌고, 자연스럽게 그룹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그 시작은 신곡도, 음악방송도 아닌 리더 원이의 개인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이하 안원잘부)’였다. 지난 2월 개설된 안원잘부는 약 4개월 만에 구독자 1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9월에는 200만 명을 넘어섰다.
그렇다면 개인 유튜브 콘텐츠는 어떻게 한 걸그룹을 대중에게 알리고, 음원과 광고 시장까지 움직였을까?
● 유튜브 그립감이 좋다… 캐릭터를 살려낸 ‘피디니무’
안원잘부를 보다 보면 멤버들만큼 자주 언급되는 사람이 있다. 팬들에게 ‘피디니무’라고 불리는 윤성원 PD다. 실제 영상 댓글에서도 멤버의 캐릭터를 살리는 기획과 편집에 대한 호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안원잘부의 특징은 멤버들에게 새로운 캐릭터를 씌우기보다 이미 가진 특성을 콘텐츠로 끌어낸다는 데 있다. 원이의 사투리와 고향, 미나미의 갸루 캐릭터처럼 팬이 아니어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특징이 콘텐츠의 소재가 된다.
이 과정에는 제작진의 기획이 있었다. 윤 PD는 기존 영상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소속사에 ‘일본어와 사투리’를 활용한 새로운 기획을 제안했고, 미나미와 약 10분간 촬영한 뒤 캐릭터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특히 멤버들의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도 영상을 본다는 전제에서 콘텐츠를 기획한다. ‘원이와 제나’라는 이름보다 ‘사투리 쓰는 아이돌’처럼 누구나 바로 이해할 수 있는 특징을 먼저 보여주는 방식이다.
결국 안원잘부는 아이돌을 홍보하기 위해 콘텐츠를 만드는 대신, 콘텐츠를 재미있게 보다 보니 그 안의 아이돌이 궁금해지게 만들었다. 이것이 기존 자체 콘텐츠와 다른 지점이다.
● “거제 야호~”가 차트를 깨웠다… 밈에서 음악으로
안원잘부의 화제성은 유튜브 안에 머물지 않았다.
멜론에 따르면 ‘거제 야호’ 영상이 공개된 3월 20일 이후 리센느 검색 이용자는 6월 초까지 6,550% 증가했다. 또한 6월 말 ‘LOVE ATTACK’의 스트리밍량은 채널 개설 시점인 2월보다 2,019%, 청취자 수는 977% 늘었다. 결국 해당 곡은 발매 약 2년 만에 멜론 TOP100 1위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대중이 리센느를 발견한 순서다. 기존에는 음악과 무대 → 그룹 → 멤버로 관심이 이동했다면, 리센느는 멤버의 캐릭터 → 유튜브 콘텐츠 → 그룹 → 음악으로 이어졌다.
음악이 멤버를 알리는 입구였던 기존 방식과 달리, 리센느에게는 멤버 자체가 음악을 발견하게 만드는 입구가 된 셈이다.
● “안녕하세요 리센느입니다, 광고도 잘 부탁드립니다”… 캐릭터가 브랜드가 되기까지
‘거제 야호’에서 시작된 관심은 이제 광고 시장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리센느는 CU, 도미노피자, 나랑드사이다 등 여러 브랜드의 모델로 발탁됐다. 특히 CU는 모델 선정 당시 리센느의 화제성과 성장성뿐 아니라 팬들과 소통하는 친근한 이미지를 발탁 이유로 언급하기도 했다.
동아오츠카에 따르면 리센느를 나랑드사이다 모델로 발탁한 이후 한 달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고, 관련 유튜브 콘텐츠의 누적 조회 수도 1,800만 회를 넘어섰다. 물론 매출 증가를 전적으로 리센느의 효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안원잘부를 통해 형성된 친근하고 솔직한 이미지가 음원을 넘어 브랜드가 활용하는 마케팅 자산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리센느의 사례는 아이돌 마케팅에서 중요한 것이 더 이상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아티스트가 이미 가지고 있는 매력을 발견하고,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콘텐츠로 만들어내는 것 역시 하나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거제 야호”라는 짧은 한마디에서 시작된 유튜브 콘텐츠는 음원 차트를 넘어 광고와 소비 시장까지 이어졌다. 말 그대로 ‘온 세상을 리센느로 물들인’ 새로운 아이돌 마케팅 공식이 탄생한 것이다.
[매일경제 대학생 서포터즈 18기=서울시립대학교 이한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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