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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배달앱 가격의 비밀, 결국 누가 돈을 낼까?

숙명여대
우민영 숙명여대 · 18기 서포터즈
2026.10.12
배달 어플 무료배달 이미지 <AI 생성>
배달 어플 무료배달 이미지 <AI 생성>

“무료배달”이라는 문구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이다. 배달비를 따로 내지 않아도 음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특히 고물가 시대에 반갑게 느껴진다. 하지만 배달앱에서 음식을 주문하다 보면 의문이 생긴다. 배달비는 무료인데 매장보다 메뉴 가격이 비싸거나 각종 할인 혜택을 적용해도 최종 결제 금액이 기대만큼 낮아지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무료배달은 정말 공짜일까? 배달비가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배달앱의 비용은 어떤 방식으로 충당되며 최근 다시 주목받는 수수료 상한제는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 무료배달의 비용은 정말 사라졌을까?

배달앱을 이용할 때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기 쉬운 비용은 메뉴 가격과 배달비다. 반면 음식점이 플랫폼에 지급하는 중개수수료나 광고비 등은 주문 화면에서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배달 서비스에는 음식점, 플랫폼, 배달 노동자 등 여러 주체가 관여하며 각자 부담하는 비용도 다르다.

한국소비자원이 2023년 서울 지역 음식점 34곳의 메뉴 1,061개를 조사한 결과, 20곳(58.8%)에서 매장과 배달앱 간 메뉴 가격 차이가 확인됐다. 가격이 달랐던 메뉴 541개 중 529개는 배달앱 가격이 더 높았다. 다만 이는 특정 시점과 지역을 대상으로 한 조사이므로 현재 모든 음식점이나 배달앱의 가격 정책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배달비만으로 배달 주문의 전체 비용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음식점이 플랫폼 이용에 따른 비용을 고려해 배달앱 메뉴 가격을 다르게 책정한다면 소비자는 배달비가 무료더라도 매장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할 수 있다.

물론 메뉴 가격 차이가 모두 플랫폼 수수료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음식점의 자체적인 가격 정책이나 할인 방식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민의 '매장과 같은 가격' 배지 예시
배민의 '매장과 같은 가격' 배지 예시

그렇다면 소비자는 매장과 배달앱의 가격 차이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배달의민족은 매장과 배달앱의 메뉴 가격이 동일한 가게에 ‘매장과 같은 가격’ 배지를 표시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음식점이 매장 가격을 인증받으면 해당 배지가 노출되는 방식이다. 배민은 이 제도를 통해 소비자가 주문 전에 가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모든 가게에 배지가 표시되는 것은 아니며 배지가 없다고 해서 반드시 매장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뜻도 아니다. 소비자가 실제 주문 비용을 합리적으로 판단하려면 배달비뿐 아니라 메뉴 가격과 할인 조건까지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 수수료 상한제, 다시 논쟁의 중심에 서다

수수료 상한제 입법 논쟁
수수료 상한제 입법 논쟁

이 문제는 최근 다시 불거진 배달플랫폼 수수료 상한제 입법 논쟁과도 연결된다. 2026년 9월 국회에서는 배달앱의 중개수수료와 배달비, 광고비 등 플랫폼 이용에 따른 비용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려는 입법 논의가 다시 본격화됐다. 일부 법안은 여러 비용을 합산해 주문 매출액 대비 상한을 두는 방안을 담고 있으며 법안마다 규제 대상과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이 논의의 핵심은 음식점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있다. 배달앱을 통한 주문이 중요한 매출 경로가 된 상황에서 음식점이 플랫폼 이용에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수수료 상한제가 도입되면 음식점의 부담을 줄이고 플랫폼과 입점업체 사이의 거래 조건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수수료를 제한한다고 해서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까지 자동으로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플랫폼이 줄어든 수수료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배달비나 다른 이용료를 조정하거나 무료배달과 할인 프로모션을 축소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규제의 효과가 음식점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지, 소비자 혜택의 감소로 이어질지는 실제 제도의 설계와 시행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여기서 구분해야 할 점이 있다. 수수료 상한제는 소비자가 음식점에 지불하는 메뉴 가격 자체를 직접 제한하는 가격상한제와는 다르다. 플랫폼이 음식점에 부과하는 중개수수료 등 특정 비용을 규제하는 정책이다. 따라서 수수료 상한제가 시행되더라도 메뉴 가격이 곧바로 내려가거나 무료배달이 유지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 음식점의 부담이 줄면, 모두가 이득을 볼까?

수수료 규제의 효과를 살펴볼 때는 음식점과 플랫폼만이 아니라 배달 노동자에게 미칠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플랫폼의 비용 부담이 줄어들더라도 그 부담이 다른 주체에게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배달 수수료 상한제 논의 과정에서는 비용 부담이 배달 노동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플랫폼이나 음식점의 부담을 줄이는 과정에서 배달료 체계가 바뀌거나 라이더의 수입이 영향을 받는다면, 한쪽의 부담 완화가 다른 쪽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반드시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규제의 취지만이 아니라 비용이 어떻게 재분배되는지까지 살펴보는 일이다. 음식점의 부담을 줄이면서 소비자의 가격 부담과 배달 노동자의 소득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

수수료 상한제의 효과를 평가할 때도 단순히 수수료율이 낮아졌는지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음식점의 실제 비용 부담이 줄었는지, 소비자가 부담하는 메뉴 가격과 배달비는 어떻게 변했는지, 할인 혜택은 유지되는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 ‘무료’라는 문구보다 중요한 것

무료배달은 소비자의 주문 부담을 낮추는 편리한 서비스다. 하지만 배달에 필요한 비용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비용이 음식점과 플랫폼, 소비자, 배달 노동자에게 어떻게 분배되는가다.

수수료 상한제 역시 음식점의 부담을 줄이는 것만으로 정책의 성공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이 실제로 완화되는지,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과 배달비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배달 노동자의 처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은 ‘무료’라는 문구보다 실제 지출을 판단할 수 있는 투명한 정보다. 정책 또한 어느 한쪽의 부담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배달 서비스에 참여하는 각 주체가 비용을 합리적으로 분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매일경제 서포터즈 18기=숙명여대 우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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