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스프레드와 시장금리의 긴축 효과로 살펴본 9월 FOMC의 선택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고금리가 경제에 미칠 부담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견조한 고용과 쉽게 잡히지 않는 물가는 인상론에 힘을 싣는다. 반면 이미 높아진 시장금리가 소비와 투자를 억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긴축의 필요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 상황을 이해하려면 두 가지 질문을 구분해야 한다. 높은 장기금리가 미국 경제의 위기를 뜻하는지, 그리고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하는지다. 두 질문은 연결돼 있지만, 반드시 같은 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 장기금리 상승, 경제 위기의 신호일까?
장기금리가 오르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진다. 주택 구매자는 높은 대출금리를 감당해야 하고, 기업은 투자와 차입금 상환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 이러한 부담이 누적되면 경제활동이 둔화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금리 상승 자체를 경제 위기의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 장기금리에는 향후 기준금리와 물가에 대한 예상뿐 아니라 경제 성장 전망, 국채 공급, 장기간 채권을 보유하는 데 필요한 보상도 반영된다. 경제가 예상보다 강해 금리가 높아지는 경우와, 물가 및 재정에 대한 불안으로 금리가 오르는 경우는 의미가 다르다.
따라서 금리의 높이만큼 중요한 것은 금리가 오른 이유와 그 부담을 경제가 견디고 있는지다.
● 신용스프레드가 보여주는 기업의 체력
기업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는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다. 기업이 국채보다 얼마나 높은 금리를 부담하는지 보여주며, 기업의 상환 능력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반영된다.
분석에 참고한 하이일드 회사채 스프레드 약 265bp와 투자등급 회사채 스프레드 약 81bp는 기업 부실 우려가 광범위하게 확산된 상황으로 해석하기에는 낮은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채무 상환을 크게 걱정한다면 더 높은 위험 보상을 요구하고, 일반적으로 스프레드는 확대된다.
물론 낮은 스프레드가 고금리의 부담까지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국채금리가 높아지면 스프레드가 유지되더라도 기업의 전체 자금조달 비용은 증가할 수 있다. 이 지표가 뒷받침하는 해석은 미국 경제가 무조건 안전하다는 것이 아니라, 채권시장이 아직 기업 전반의 부실을 강하게 경고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 시장금리가 이미 긴축을 하고 있다면
장기금리 상승은 연준의 정책 판단을 복잡하게 만든다.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주택담보대출과 회사채 발행금리가 오르면 소비와 투자를 제약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계는 주택 구매나 대출을 미루고, 기업은 수익성이 낮은 투자 계획을 재검토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가 충분히 누적되면 수요가 둔화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완화될 수 있다. 추가 인상에 앞서 이미 발생한 긴축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가 성립하는 이유다.
다만 장기금리가 높다는 사실만으로 긴축이 충분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주가 상승과 낮은 신용스프레드가 자금조달 여건을 뒷받침할 수도 있다. 연준은 장기금리뿐 아니라 대출 증가세와 소비·투자 흐름까지 살펴 실제 수요가 얼마나 제약되고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 그럼에도 금리 인상론이 힘을 얻는 이유
인상을 예상하는 쪽에서는 미국 경제가 높은 금리를 견디는 만큼 물가 압력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기업의 체력이 양호하다는 점이 경제 위기 우려를 낮추는 동시에, 연준이 추가 긴축에 나설 여지를 만들어주는 셈이다.
도이체방크가 주목한 부분은 워시 의장의 물가와 고용에 대한 해석이다. 일부 물가 지표의 개선만으로 추세적인 안정을 확신하기 어렵고, 고용 증가폭이 작더라도 노동 공급이 정체된 결과라면 경기 둔화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TS 롬바드는 기업 이익 개선이 여러 업종으로 확산되면 채용과 임금이 다시 강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생산성이 인건비 상승을 충분히 상쇄하지 못할 경우 물가 압력이 이어지고, 한 차례 이상의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러한 반론은 동결을 예상할 때도 고려해야 한다. 경제가 무너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추가 인상이 불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 9월 FOMC, 결국 판단 기준은 물가다
동결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높은 시장금리가 수요를 제약하고 있는지와 함께, 기저의 물가 상승세가 실제로 약해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CPI와 연준이 목표 지표로 삼는 PCE 물가, 근원물가의 월별 흐름과 가격 상승의 확산 정도가 중요한 이유다.
모건스탠리는 잭슨홀 연설 이후에도 물가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동결을 예상했다. 워시 의장의 매파적인 메시지는 인정하면서도 이를 곧바로 인상 예고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다만 이러한 전망 역시 이후 물가 지표가 뒷받침돼야 성립한다.
강한 발언은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를 전달하고 시장의 기대를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물가 압력이 지속된다면 메시지만으로 정책 대응을 대신하기는 어렵다.
높은 장기금리를 경제 위기로 직결하기보다 신용시장과 실물경제의 반응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동결 가능성 역시 같은 방식으로 평가해야 한다. 물가 안정이 이어지고 기존 긴축의 효과가 확인된다면 기다릴 근거가 생기지만, 물가 압력이 넓게 지속된다면 추가 인상론이 힘을 얻는다. 이번 FOMC의 핵심은 금리가 이미 얼마나 높은지가 아니라, 그 금리가 물가를 안정시키기에 충분한지에 있다.
[매일경제 대학생 서포터즈 18기=충남대 이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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