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전쟁, 미국 중간선거까지 흔든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세계 경제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원유가 지나가는 해상 교통로를 넘어, 이제는 국제유가와 물가, 글로벌 금융시장, 그리고 미국의 국내 정치까지 연결되는 공간이 됐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는 선박이 공격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해협을 지나던 선박에 발사체가 떨어져 화재가 발생했고 선원들이 대피했다. 여기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세력까지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중동의 주요 해상 운송로가 동시에 불안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제유가에 바로 반영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는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불안해지면서 실제 공급량뿐만 아니라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만으로도 시장이 움직이는 것이다. 한국 역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유가 상승은 곧바로 수입물가와 기업의 생산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상황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경제적 영향만이 아니다.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가 전쟁의 향방과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과의 전쟁이 “중간선거 직후” 끝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내에서도 높은 휘발유 가격과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게 이란 문제는 외교·안보를 넘어 정치적인 부담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이 유권자들의 생활비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미국 내 휘발유 가격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쟁이 길어질수록 정부가 감당해야 할 정치적 비용도 커질 수 있다. 결국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어지는 일이 미국 유권자의 투표 판단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반대로 이란 입장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은 중요한 협상 카드다. 세계적인 원유 수송로인 만큼 해협의 통행이 불안정해질수록 이란이 미국과 주변국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커진다. 최근에는 이란과 오만을 중심으로 해상 운송 문제를 관리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핵심적인 입장 차이는 여전히 남아 있다.
결국 호르무즈 해협의 문제는 ‘중동에서 일어나는 먼 전쟁’으로만 볼 수 없다. 전쟁의 장기화는 국제유가를 움직이고, 유가는 다시 물가와 금리, 주식시장에 영향을 준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경제적 부담이 중간선거라는 정치적 일정과 맞물리고 있다.
특히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11월 중간선거를 전후로 실제 전쟁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직후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밝혔지만, 최근에는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홍해까지 긴장이 확대되고 있어 실제 종전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지도에서 보면 작은 바닷길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금 이곳에서는 에너지, 안보, 경제, 정치가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 앞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을 지켜보는 것은 단순히 중동 정세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세계 경제와 미국 정치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읽는 일이 될 것이다.
[매일경제 대학생 서포터즈 18기=한양대 이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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