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10-24 12:48 (토)
경제

검색량 10배, 웨이팅 2.4배… 숫자가 증명하는 야장 열풍

중앙대
원선빈 중앙대 · 18기 서포터즈
2026.09.22

● 검색량 10배, 웨이팅 2.4배… 숫자가 증명하는 야장 열풍

캐치테이블 제공
캐치테이블 제공

가을을 맞아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즐기는 ‘야장 문화’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주류 소비가 전반적으로 둔화한 가운데서도 야장 상권에서는 소주와 맥주 판매량이 각각 6.5%, 9.1% 증가했고, 외식 플랫폼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야장’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7배 급증했다. 단순한 검색을 넘어 실제 매장 방문으로도 이어졌으며, 웨이팅은 2.4배, 예약 건수는 1.5배 증가했다.

야외 다이닝을 대표하는 키워드도 바뀌었다. 2년 전 야장 검색량은 '테라스'의 28분의 1 수준이었지만, 지난 4월 처음으로 테라스를 앞질렀다. 당시 야장은 테라스의 1.2배, 루프탑의 2.8배였다. 야장을 내세운 입점 식당 수도 2023년 초보다 6.8배 늘어, 전체 입점 식당 증가율의 두 배를 넘었다.

● "낮 3시부터 줄 선다"… 가을 성수기 맞아 '야장 지도'까지 등장

캐치테이블 야장 지도
캐치테이블 야장 지도

선선한 가을 날씨와 함께 야장 문화는 외식업계의 강력한 대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인기 식당에서는 해가 지기 전인 오후 3시부터 저녁 자리를 잡기 위한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외식 플랫폼 캐치테이블은 가을 야장 성수기를 맞아 전국 인기 야장 매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야장 지도' 서비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지도에서는 지역별 매장과 함께 '인기 급상승 야장'을 확인하고 예약과 웨이팅까지 이어갈 수 있다.

AI 제작
AI 제작

인기 야장에서는 자리를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야장 매장의 평균 웨이팅 시간은 일반 식당의 1.5배였고, 하루 평균 대기 팀 수는 2.7배에 달했다. 시간대별 이용 패턴도 뚜렷하다. 해가 지기 전인 오후 3~5시에 대기를 등록하는 비중이 일반 매장의 2.4배였다. 낮부터 줄을 서서 저녁 자리를 미리 확보하는 셈이다. 밤 9시 이후 2차 장소로 야장을 찾는 대기 비중은 일반 매장의 3배에 달했고, 전체 웨이팅의 절반 이상이 금·토요일에 몰렸다.

● "성수·을지로는 피곤해서"… MZ가 야장을 선택한 이유

기사 이미지

성수동이나 을지로의 상업화된 핫플레이스에 피로를 느낀 MZ세대가 '진짜 로컬' 감성을 찾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레트로 감성이 인기 끌면서 야장 문화는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입소문을 탄 야시장과 골목들이 붐비고 있다.

MZ세대가 야장에 열광하는 배경에는 '경험 소비'를 중시하는 세대 특성이 깔려 있다. 젊은 층은 술 자체보다 '술을 마시는 공간과 분위기, 함께하는 경험’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과거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야장 문화가 2030 세대가 주도하는 새로운 외식 트렌드로 완전히 자리 잡은 셈이다. 무더운 밤, 야외테이블에서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생맥주 한 잔과 간단한 안주로 하루의 고단함을 푸는 풍경이 젊은 세대에도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다.

● 을지로에서 성수·용산·제주까지… 야장 상권의 지형 변화

'원조 성지' 을지로는 여전히 강세다. 최근 1년간 을지로의 야장 웨이팅은 전년보다 3.1배 늘었고, 2위 상권과의 격차도 2.4배로 벌어졌다. 그럼에도 신흥 상권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며 용산·성수·정자·제주 등 새로운 상권에서도 야장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캐치테이블의 결과에 따르면 2위로 올라선 용산은 야장 식당이 1.5배 늘어나는 한편 웨이팅이 약 7배 급증했다. 웨이팅 증가율은 제주시가 18.8배로 가장 높았고, 성수동 13.5배, 분당 정자동 12.7배 순이었다. 수원 행궁동(10.2배)과 부산 서면(7.5배)에서도 야장 열기가 뜨겁다. 서울 일부 노포 거리의 문화였던 야장이 20대 젊은 층을 흡수하며 전국 주요 상권으로 빠르게 번져나가는 모양새다.

● 야장이 브랜드가 되다… 식품업계가 주목한 2030의 밤

야장 열풍은 주류 판매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하이트진로가 자사 주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야외 활동이 본격화된 4월에는 소주가 19.6%, 맥주가 29.9% 늘어 증가 폭이 더 컸다.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과 성수에서도 상반기 맥주 판매량이 약 7.8% 증가했으며, 서울 주요 대학가 15개 상권의 3~4월 판매량은 직전 1~2월보다 소주 20.4%, 맥주 32.4% 늘었다.

주류 소비가 일률적으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어떤 공간에서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상권별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맛과 가격, 도수가 주요 선택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어디서, 누구와 마시느냐가 소비를 좌우한다. 식품업계는 과자를 안주로, 야장을 브랜드로 인식하며 2030 세대의 밤 문화를 공략하고 있다.

● 주류업계도 'MZ 상권'으로…체험형 마케팅 확대

하이트진로 술무살 캠페인
신년 맞이 영 타겟(YT) 겨냥한 마케팅 전개 '술무살 캠페인' <하이트진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류업계의 마케팅도 젊은 층과 이들이 몰리는 공간에 집중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월 새로 음주가 가능해진 소비자를 대상으로 '술무살 캠페인'을 전국 대학가와 주요 상권에서 진행했다. 3월에는 '두쫀쿠향에이슬', 5월에는 '버터향에이슬' 같은 이색 한정 제품을 잇달아 내놨다. 전국 대학 축제와 센텀맥주축제, 마곡 MCT 페스티벌 등을 후원하며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접점도 넓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술 자체보다 함께 즐기는 경험과 공간을 중시하는 쪽으로 주류 소비문화가 바뀌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런 흐름에 맞춘 제품과 체험형 마케팅을 계속 늘리겠다고 밝혔다.

● 계절 유행 넘어 ‘소비 문화’로…

야장은 이제 계절성 외식 문화를 넘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대세 트렌드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성수동 팝업스토어에 몰리던 MZ세대가 이제는 야장으로 향하고 있다. 그들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더 이상 상업화된 핫플레이스가 아니다. 진짜 로컬의 감성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야외 테이블이다.

봄의 벚꽃, 가을의 단풍처럼 야장은 이제 계절을 알리는 문화 코드가 됐다. 캐치테이블 관계자는 "야장은 이제 계절성 유행을 넘어 2030의 주요한 외식 문화로 뿌리내렸다"고 말했다. 술은 덜 마셔도 야외 테이블에서 보내는 저녁에는 기꺼이 줄을 서는 젊은 세대의 선택이 외식·주류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봄에 벚꽃놀이와 가을에 단풍놀이를 계획하듯 야장 약속을 계획하는 MZ세대. 그들의 밤은 이제 야장에서 시작된다.

[매일경제 대학생 서포터즈 18기=중앙대 원선빈]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