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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암표방지법 시행 한 달… 매물은 줄고 가격은 더 뛰었다

국민대
신지원 국민대 · 18기 서포터즈
2026.09.22
티켓베이에 등록된 그룹 EXO의 콘서트 암표 매물
티켓베이에 등록된 그룹 EXO의 콘서트 암표 매물

● 지난 8월 28일부터 시행된 강화된 암표방지법, 과연 이 법은 정말 암표 가격을 잡았을까?

국내 암표 거래 사이트 중 최대 거래를 차지하는 티켓베이(65.4%)를 들어가보면 오는 11월 6일로 예정된 그룹 EXO의 콘서트 티켓값이 3,000,000원으로, 조사 당시 티켓베이 내 최고가였다(9월 19일 기준). 이는 정가인 198,000원의 약 15.2배의 가격이다. 이런 암표값은 국적과 장르를 가리지 않고 같은 패턴을 보인다. 데이식스 팬미팅은 (마이데이 회원가 8만8000원 기준) 19.3배, 브루노마스 내한 공연은 7.1배에 달한다.

● 법이 세졌지만 가격은 더 뛰었다

티켓베이는 “합리적이고 건강한 거래 환경을 위해 26년 1월 1일 오전 9시부터 판매 등록 시 입력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 제한됩니다”고 발표하며 티켓 1매 기준 100만원 미만까지만 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1~8월) 암표 거래 12만9528건, 2024년 1만6451건에서 2025년 12만312건으로 1년 새 7배 급증했다. 올해는 1~8월 집계만으로 이미 12만9528건을 기록했다. 이렇듯 불어나는 암표 거래로 인해 지난 8월 28일 암표방지법이 생겼다.

이후 티켓베이는 이러한 상한가 정책을 폐지했다. 상한가 정책을 폐지하자 암표상들은 훨씬 비싼 값의 티켓들을 올렸다. 한편 국내 단속은 나름 성과를 보이는 중이다. 암표법에 의해 매물은 줄어드는 추세인데 가격은 오히려 폭등하는 풍선효과가 벌어진 것이다. 왜 이런 양상을 띠는 것일까?

문화체육관광부의 암표방지법 관련 암표 근절 포스터
문화체육관광부의 암표방지법 관련 암표 근절 포스터

● 이번 개정, 뭐가 달라졌나

이번 암표방지법 개정 전에는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을 증명해야만 처벌이 가능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매크로 사용 여부를 기술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또한 매크로 안 쓰는 방식의 부정판매는 규제의 사각지대로 여전히 남아있었다.

그렇다면 올해 8월 28일부터 시행된 암표방지법(개정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은 뭐가 달라졌을까? 첫 번째로 매크로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공정한 구입 과정을 우회 및 방해하는 재판매 목적의 부정구매와 상습 또는 영업 목적으로 구입가 초과 판매를 전면 금지하였다. 두 번째로, 암표를 개인 일탈이 아니라 유통구조 전체의 문제로 보고, 입장권 판매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플랫폼)한테도 부정구매 및 판매 방지 의무를 새로 부과했다. 플랫폼도 책임을 공유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처벌 수위도 강화돼, 최대 50배 과징금과 부과액의 50% 신고포상금이 새로 적용된다.

실제로 24억원 챙긴 매크로 업자가 예매 플랫폼 서버 로그·IP 이상 패턴 분석으로 검거되었다(9/16 보도). 이는 매크로 증명 없이도 패턴 기반으로 잡을 수 있게 달라졌다는 뜻이다.

중국의 대표 SNS인 위챗(WeChat)과 샤오홍슈(小红书)
중국의 대표 SNS인 위챗(WeChat)과 샤오홍슈(小红书)

● 가격은 왜 뛰었을까? 기준도, 국경도 못 잡는다.

법안 강화에도 불구하고 암표 가격이 뛰는 이유는 무엇일까. 법안에서 제시하는 부정판매의 3요건은 판매자 동의 없이, 상습 및 영업 목적, 초과 가격 이 세 가지이다. 이중 ‘상습·영업’ 기준이 애매하다. 법과 지침 어디에도 ‘몇 번 팔면 상습’, ‘얼마 이상 남기면 영업’ 이러한 명확한 숫자 기준을 정해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호함을 악용한 수법도 등장했다. 티켓 자체는 정가에 넘기되, 포토카드/앨범/기프티콘 등 다른 상품에 웃돈을 붙여 함께 파는 '끼워팔기'나, 여러 계정에 나눠 소량씩 판매해 상습 또는 영업 목적으로 걸리지 않으려는 주장을 펼 수 있도록 하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또한 속지주의의 원칙도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 가수의 콘서트 티켓을 해외에서, 해외 플랫폼으로, 외국인끼리 거래할 시 국내법 적용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한국 플랫폼 규정이 강해지자 ‘샤오홍슈’나 ‘위챗’과 같은 해외 플랫폼에서도 매물이 포착됐다. 실제로 그룹 EXO 콘서트 티켓팅에서 SM은 불법 예매를 잡아냈지만 중국 SNS에 앞자리 티켓이 수백만원에 등장했다고 한다. 스포티비뉴스에서는 이를 국내 팬한테만 엄격해진 규제라며 ‘역차별’이라고 비판했다. 정준호 의원은 “…국내법 사각지대에서 버젓이 활개치고 국내 팬들만 이중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의지가 없어서

일본의 대표적인 티켓 예매 서비스인 이플러스(e+)
일본의 대표적인 티켓 예매 서비스인 이플러스(e+)

티켓베이가 법보다 엄격했던 자체 규제인 100만원 미만 상한가를 법이 생기자 오히려 없앤 것은, ‘법을 지키는 것’과 ‘고객 신뢰를 지키는 것’을 다른 문제로 취급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일본의 대표 티켓 예약·판매 사이트인 e+는 자국 휴대폰 인증을 필수로 요구하며 재판매 방지를 위한 기술적 장치를 적극적으로 쓰고 있다. 멜론티켓과 같은 국내 티켓 예약·판매 사이트도 이미 결제수단을 통제할 기술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의지에 있다.

법이 만들어놓은 규제는 최소 기준일 뿐이고 그 이상을 책임지는 것은 결국 서비스가 스스로 설계하는 신뢰 장치이다. 팬덤처럼 감정적 신뢰가 중요한 시장일수록 이 선택의 대가가 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매일경제 대학생 서포터즈 18기=국민대 신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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