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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민음사와 GS25… 요즘 브랜드는 왜 ‘낯선 만남’을 선택할까?

이화여대
원정진 이화여대 · 18기 서포터즈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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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사면 책갈피를 준다고?”

편의점에서 빵을 고르다 보면 한 번쯤 멈춰 서게 되는 제품이 있다. 바로 GS25와 출판사 민음사가 함께 만든 ‘민음사빵’이다.

지난 8월 21일 출시된 민음사빵은 출시 약 4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넘어섰다. 빵과 함께 민음사의 책 표지를 활용한 투명 책갈피 20종 중 하나를 랜덤으로 제공하면서 소비자의 수집 욕구까지 자극했다.

특히 민음사빵 출시 이후 8월 21~31일 ‘우리동네GS’의 일일 활성 이용자수(DAU)는 전월 같은 기간보다 약 15% 증가했고, 민음사빵 매출의 46%가 앱을 통한 픽업 구매에서 발생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편의점과 출판사는 원래부터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을까?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굳이 자신과 전혀 다른 브랜드와 손을 잡는 걸까?

● 혼자서는 만나기 어려운 고객을 만나다

브랜드 콜라보의 가장 큰 특징은 서로 다른 고객층을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GS25에게 민음사와의 협업은 단순히 새로운 빵 하나를 출시하는 일이 아니다. 평소 편의점을 찾던 소비자에게 새로운 상품을 제시하는 동시에, 민음사의 책과 디자인에 관심을 가진 소비자에게도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접점을 만들어준다. 반대로 민음사 역시 기존 서점이나 온라인에서 책을 접하던 소비자와는 다른 고객에게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

즉, 두 브랜드는 각자가 가진 고객과 브랜드 자산을 연결하면서 새로운 접점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최근 편의점 업계에서는 출판사뿐 아니라 아이돌, 캐릭터, 유명 맛집,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GS25의 민음사빵처럼 입소문을 탄 협업 상품은 소비자가 편의점을 찾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 브랜드의 IP가 새로운 상품을 만나다

여기서 주목할 개념이 IP(Intellectual Property·지식재산)다. IP는 캐릭터, 이야기, 이미지, 콘텐츠처럼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는 지식재산을 의미한다.

민음사빵 역시 단순히 ‘GS25와 민음사가 함께 만든 빵’으로만 볼 수 없다. 민음사가 가진 문학 작품과 책 표지라는 콘텐츠를 빵과 책갈피에 접목하면서, 소비자가 민음사의 IP를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도록 만든 사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음사빵에는 민음사의 책 표지를 활용한 투명 책갈피 20종이 랜덤으로 포함됐다. 소비자는 빵을 먹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어떤 책갈피가 나올지 기대하고,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수집하거나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도 있다.

최근 편의점의 IP 협업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GS25의 ‘김혜자 간편식’은 2010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5억4000만 개를 넘어섰고, 올해 출시된 ‘흑백요리사2 간편식’도 900만 개 이상 판매됐다.

IP는 더 이상 하나의 콘텐츠에 머무르지 않는다. 다른 상품과 만나면서 새로운 소비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 소비자는 제품만 사는 것이 아니다

콜라보가 특별한 이유는 제품에 ‘이야기’가 더해진다는 점에도 있다.

민음사빵을 생각해보자. 소비자가 구매하는 것은 단순한 빵 하나가 아니다. “어떤 책갈피가 나올까?” “내가 좋아하는 책 표지가 들어 있을까?” “이 조합은 왜 만들어졌을까?” 제품을 구매하는 순간 이런 궁금증과 기대가 함께 생긴다.

이처럼 콜라보 상품은 제품의 기능적 가치에 경험적 가치를 더한다. ‘빵을 먹는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수집하고 공유하고 다시 찾아보는 경험으로 소비가 확장되는 것이다.

실제로 민음사빵이 품절과 재입고를 반복하면서 소비자들이 앱에서 점포별 재고를 확인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결국 협업 상품은 제품 자체뿐 아니라 매장을 방문하고 앱을 이용하게 만드는 새로운 이유가 되기도 한다.

● 콜라보는 브랜드에서 '서비스'로도 확장된다

카카오톡과 오픈AI
카카오톡과 오픈AI

이러한 결합은 상품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서로 다른 기업의 기술과 플랫폼을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협력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OpenAI와 카카오의 협력이다. 두 기업은 2025년 전략적 협력을 시작하고, 이후 카카오톡에서 ChatGPT를 직접 이용할 수 있는 ‘ChatGPT for Kakao’를 공동 개발했다. OpenAI의 AI 기술과 카카오의 플랫폼 및 서비스를 결합해, 별도의 앱을 오가지 않고도 카카오톡에서 ChatGPT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카카오맵, 카카오톡 선물하기, 멜론 등 카카오의 서비스와 ChatGPT를 연결하는 ‘Kakao Tools’도 제공되고 있다. 예를 들어 ChatGPT에게 장소를 추천받거나 선물을 고르는 과정에서 카카오의 서비스를 바로 연결해 이용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두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것을 넘어, 각 기업이 가진 강점을 결합해 새로운 이용 경험을 만드는 전략적 제휴라고 볼 수 있다.

GS25와 민음사가 상품과 IP를 연결했다면, OpenAI와 카카오는 AI 기술과 플랫폼을 연결한 셈이다.

● 기업에게 콜라보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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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기업은 왜 혼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상품에 다른 브랜드를 끌어들일까?

핵심은 혼자서는 만들기 어려운 가치를 함께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각 브랜드는 자신만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편의점은 접근성과 유통망을, 출판사는 콘텐츠와 브랜드 이미지를, OTT는 콘텐츠를, 배달 플랫폼은 이용자 기반과 생활 속 접점을 가지고 있다.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브랜드가 만나면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상품과 소비 경험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브랜드 콜라보는 단순한 ‘공동 마케팅’에서 나아가 전략적 제휴(Strategic Alliance)의 한 형태로도 볼 수 있다. 각자가 가진 자원과 고객 기반을 활용해 새로운 시장과 접점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 잘 어울리는 브랜드보다 ‘의외의 브랜드’가 주목받는 이유

그렇다고 브랜드 이름만 합친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왜 이 둘이 만나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다. 민음사와 GS25의 만남에는 문학 콘텐츠와 편의점이라는 서로 다른 자산의 결합이 있었다. 책 표지를 활용한 책갈피는 두 브랜드의 특징을 연결하면서 소비자가 직접 경험하고 소장할 수 있는 요소가 됐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의외의 조합인가’가 아니라 ‘이 만남을 통해 어떤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는가’다. 유명한 브랜드 두 개를 단순히 붙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소비자가 그 조합을 직접 경험하고 싶어 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 결국 콜라보는 ‘만남’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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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과 출판사, AI와 플랫폼처럼 처음에는 서로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브랜드들이 계속해서 만나고 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혼자서는 만날 수 없었던 고객을 만나고, 혼자서는 만들기 어려웠던 경험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기업에게 콜라보는 단순히 ‘함께 제품을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서로 다른 브랜드가 가진 고객, 이미지, 콘텐츠, IP, 서비스를 연결해 새로운 소비 경험과 시장을 만들어내는 전략이 되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브랜드 협업을 마주한다면 이런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

“도대체 왜 이 둘이 만났을까?”

어쩌면 그 낯선 조합 속에 기업이 새롭게 만나고 싶은 고객과,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새로운 경험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매일경제 서포터즈 18기=이화여대 원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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