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6-10-24 12:48 (토)
문화

이번 주도 팝업이 몇 개야?… 팝업 전성시대가 만든 뜻밖의 블루오션

서울시립대
이한별 서울시립대 · 18기 서포터즈
2026.09.28

금요일 저녁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넘기다 보면 묘한 장면을 발견하게 된다. 누군가는 뷰티 브랜드의 프리오픈 행사에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패션 브랜드 팝업에 있다. 조금 더 넘기면 이번에는 새로운 F&B 브랜드의 팝업 방문 인증이 등장한다.

한때 특별한 브랜드 행사였던 팝업스토어는 이제 매주 새로운 곳이 생겨날 정도로 익숙한 마케팅 방식이 됐다. 그런데 팝업이 많아질수록 소비자만 바빠지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의 초대를 받아 현장을 방문하고, 사진과 릴스로 이를 알리는 인플루언서 역시 여러 행사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팝업스토어의 전성시대는 뜻밖에도 더 많은 인플루언서를 필요로 하는 시장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① “금요일에만 몇 개야?”… 팝업도 서로 경쟁한다

2025~2026년 상반기 팝업스토어 오픈 건수 변화 <스위트스팟 팝가>
2025~2026년 상반기 팝업스토어 오픈 건수 변화 <스위트스팟 팝가>

팝업스토어는 이제 특정 브랜드만 활용하는 이벤트가 아니다. 패션과 뷰티부터 식음료, 캐릭터 IP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짧은 기간 동안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한 공간으로 팝업을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팝업·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스위트스팟의 팝업 데이터 플랫폼 ‘팝가(POPGA)’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전국에서 열린 팝업스토어는 2,130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44.9% 증가했다. 특히 전체 팝업의 44.5%가 금요일에 문을 열었다. 주말 방문객을 확보하려는 브랜드들의 일정이 자연스럽게 특정 시기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팝업이 동시에 열린다면 브랜드가 경쟁하는 대상은 단순히 소비자의 방문 시간만이 아니다.

팝업은 짧게 운영되는 만큼 초반 화제성이 중요하다. 오픈 직후 SNS에 여러 개의 방문 콘텐츠가 올라오면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요즘 여기 많이 가네”라고 느낀다. 결국 브랜드 입장에서는 공간을 만드는 것만큼 누가 이 공간을 보여줄 것인가도 중요해진다.

팝업 경쟁이 오프라인의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싸움에서, 온라인 피드 안의 자리를 선점하는 싸움으로도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② “팝업은 많은데 몸은 하나”… 브랜드가 더 많은 크리에이터를 찾는 이유

팝업 현장에서 사진과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플루언서의 모습 <AI 재구성>
팝업 현장에서 사진과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플루언서의 모습 <AI 재구성>

여기서 인플루언서 시장과의 연결고리가 생긴다.

같은 금요일 저녁,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뷰티·패션·F&B 브랜드가 동시에 프리오픈 행사를 연다고 가정해보자. 브랜드 입장에서는 각자의 타깃 소비자에게 영향력이 높은 크리에이터를 초청하고 싶지만, 인플루언서 한 명이 여러 장소를 동시에 방문할 수는 없다.

물론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팝업이 늘어나 인플루언서가 부족해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팝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오픈 일정까지 겹치는 환경에서는 브랜드가 소수의 유명 인플루언서만 바라보기보다 더 넓은 크리에이터 풀을 확보할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크리에이터 마케팅 자체의 성장도 맞물린다. CreatorIQ가 전 세계 브랜드·에이전시·크리에이터 1,723명을 조사한 결과, 71%의 조직이 전년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투자를 늘렸다고 답했다. 크리에이터 활용이 일회성 협찬을 넘어 하나의 주요 마케팅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팝업스토어 증가가 인플루언서 시장 성장을 혼자 만들어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브랜드가 만들어야 할 오프라인 경험이 늘고, 동시에 이를 온라인 콘텐츠로 옮길 사람에 대한 투자 역시 커지는 흐름은 함께 나타나고 있다.

결국 브랜드가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히 ‘팔로워가 가장 많은 사람’ 한 명이 아니라, 여러 장소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브랜드 경험을 전달해 줄 다양한 크리에이터일 수 있다.

③ “팔로워 적어도 괜찮다”… 블루오션은 작은 계정에 있을까

그렇다면 늘어난 기회는 유명 인플루언서에게만 돌아갈까?

최근 인플루언서 시장에서는 오히려 규모가 작은 크리에이터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EMARKETER는 2026년 전체 인플루언서 마케팅 지출 가운데 45.5%를 마이크로·나노 인플루언서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꼭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지 않더라도 특정 뷰티 제품을 꾸준히 소개하거나, 패션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만들거나, 성수의 새로운 공간을 빠르게 찾아다니는 크리에이터라면 브랜드 입장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특히 현장 방문이 필요한 팝업 콘텐츠에서는 브랜드와 콘텐츠의 적합성, 빠른 업로드, 실제 방문 가능 여부도 중요하다. 유명한 한 명에게 모든 콘텐츠를 맡기기보다 브랜드의 성격과 잘 맞는 여러 명의 크리에이터를 활용할 이유가 생기는 것이다.

물론 이를 두고 인플루언서 시장 전체가 누구에게나 열린 완벽한 블루오션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크리에이터가 늘어나는 만큼 콘텐츠 경쟁도 치열해지고, 브랜드 역시 단순 노출보다 실제 성과를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다만 변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과거에는 인플루언서라고 하면 많은 팔로워를 가진 일부 유명인을 먼저 떠올렸다면, 이제 브랜드가 찾는 사람의 범위는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팝업은 많아졌지만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시간은 그대로다. 그리고 브랜드가 만들어내는 경험이 많아질수록 이를 각자의 방식으로 전달해 줄 사람도 더 필요해진다.

팝업 전성시대가 만들어낸 뜻밖의 블루오션은 어쩌면 ‘누구나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작더라도 자기만의 분야와 콘텐츠를 가진 크리에이터가 브랜드의 새로운 선택지로 들어갈 자리가 넓어지고 있다는 변화에 가까울지 모른다.

[매일경제 서포터즈 18기=서울시립대 이한별]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