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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5년 뒤 5천만 원?"… 당장 통장 잔고가 급한 청년들

전남대
서다빈 전남대 · 18기 서포터즈
2026.09.28

● 5년 동안 매달 적립하면 '최대 5천만 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다

"5년 뒤 5천만 원?"… 당장 통장 잔고가 급한 청년들

정부의 청년 자산 형성 정책인 '청년도약계좌'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대학가와 청년층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정부 지원금과 비과세 혜택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에 환호하며 가입을 서두르는 이들이 있는 반면, "5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버티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알바비나 첫 월급은 제자리걸음이고, 당장 다음 달 내야 하는 월세와 전공 교재비, 자격증 학원비를 내기에도 빠듯한 것이 20대의 일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매달 수십만 원의 자금을 묶어두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사실이다. 다시 말해, 먼 미래의 5천만 원이라는 상징적 액수보다 당장 통장의 '5만 원' 유동성이 더 절박한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에게 5년은 도약의 기회이기 전에 또 다른 현실적 과제로 다가온다.

● 미래의 사다리가 되어야 할 적금, 왜 중도 해지의 덫이 되었나

"5년 뒤 5천만 원?"… 당장 통장 잔고가 급한 청년들

정부가 청년들의 목돈 마련을 돕고자 만든 정책적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였다. 그러나 20대라는 시기는 삶의 변수가 가장 폭발적으로 발생하는 구간이며 대학 졸업과 취업 준비, 무급 인턴십, 첫 직장 진입과 이직, 독립에 이르기까지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끊임없이 찾아오고, 이처럼 자금 수요가 불확실한 시기에 '5년 단일 만기'라는 단단한 틀은 청년층의 현실적인 삶의 궤적과 거리가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큰맘 먹고 가입했다가 한숨을 쉬며 돌아서는 청년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첫 직장에 취업해 의욕적으로 통장을 만들었다가, 예상치 못한 자취방 전세 보증금 인상이나 긴급 생활비 때문에 결국 중도 해지를 선택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중도 해지 시 그동안의 정부 지원금과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는 구조 탓에, 청년들은 자산 형성은커녕 자금만 묶였다가 기회비용만 날리는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청년들은 미래를 위해 탄 사다리에서 중간에 떨어져 버리게 된다.

● 청년 세대, 그들이 가장 원하는 정책의 '유연함'

청년 세대가 정책 금융 상품을 바라볼 때 원하는 것은 일확천금이나 대단한 수혜가 아니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불안정한 삶의 속도에 맞춰 함께 달릴 수 있는 금융의 '유연함'이다.

취업이나 주거 마련 등 인생의 주요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납입을 일시 정지할 수 있는 제도적 숨통이나, 5년이라는 기간을 1~2년 단위로 쪼갤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또한 긴급 자금이 필요할 때 페널티 없이 일부를 인출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된다면, 청년들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내일을 위한 적금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 청년도약계좌가 남긴 숙제, 다음 정책이 나아가야 할 길

"5년 뒤 5천만 원?"… 당장 통장 잔고가 급한 청년들

2025년을 끝으로 청년도약계좌의 신규 가입은 막을 내렸다. 하지만 수많은 청년이 중도 해지를 고민하거나 가입을 주저했던 '5년의 벽'은 향후 설계될 청년 금융 정책들이 반드시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남아있다. 제도가 종료되었다고 해서 청년들의 자산 형성 필요성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도약'은 무작정 참아내는 참을성에서 나오지 않는다. 앞으로 마련될 새로운 청년 지원 정책은 당장의 삶과 까마득한 미래 사이에서 고민하는 20대의 불안을 섬세하게 반영해야 한다. 청년들의 솔직하고 서툰 삶의 궤적을 이해하는 유연한 설계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청년들이 기꺼이 내일을 위해 통장을 열게 만드는 '진짜 사다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매일경제 서포터즈 18기=전남대 서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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