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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부산 북항에 나타난 상어 '부캉이'… 우리는 왜 길 잃은 동물에 열광할까

국민대
신지원 국민대 · 18기 서포터즈
2026.09.28
매출이 2배 이상 뛴 이디야커피 북항점 <직접 촬영>
매출이 2배 이상 뛴 이디야커피 북항점 <직접 촬영>

● 부캉이 보러 부산에 모인 인파만 32만, 수백억 들인 여수세계섬박람회를 이기다.

9월 18일 부산 북항수변공원에 갑작스레 나타난 3.5미터 크기의 상어, 부캉이가 등장 첫 날부터 전국민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부캉이는 북항수변공원에서 나타났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수변공원의 구조가 바다랑 이어져 있어서 상어가 유입된 것이다. 금방 바다로 돌아갈 줄 알았던 부캉이는 계속해서 수변공원에서 나가지 못하고 있고, 추석연휴와 부캉이의 수변공원 체류 기간이 겹쳤다. 부캉이를 보러 수변공원에 온 사람들은 추석연휴 사흘간 32만 명에 달한다.

부캉이의 등장 이후 북항 근처 자영업자들이 덕을 많이 봤다. 북항 인근 CU 5개 점포 매출이 해운대 6개 점포보다 10.5% 높은 지수로 해운대 점포들의 매출을 역전했다. 또한 북항 인근 CU 매출이 전주 대비 48.6% 증가했다. 사직야구장 경기 시 인근 편의점 매출이 48.4% 증가하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디야커피 북항점은 매출이 평소보다 2배 이상이다. 부캉이가 부산 관광객도 늘리고 북항 근처 자영업자들의 매출도 돕는 셈이다.

여수에서 열린 세계 섬 박람회와 비교된다. 여수세계섬박람회는 사업비가 713억원 들어간 대규모 행사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개막하고 보니 “주제관 1시간이면 다 본다”는 평가와 함께 화질 낮은 AI영상 다수 사용, 학술적 오류 등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개막 13일 동안 약 10.8만 명 밖에 안 되는 저조한 관람객 수를 기록했다. 이는 목표 300만 명의 3%대에 그치는 숫자이다. 심지어 공무원 1만 1100여 명에게 “관람 권장” 공문 보내서 출장 처리하고 여비를 지급한 사실도 발각되었다. 혈세로 공무원 동원해서 관람객 부풀렸는데도 부캉이가 가져온 사흘간의 방문객보다 적었다.

앞서 화제되었던 얼룩말 세로
앞서 화제되었던 얼룩말 세로

● 세로, 늑구, 그리고 부캉이 Let’s go

한국 사람들에게 갑작스레 등장한 야생 동물은 부캉이가 처음은 아니다. 앞선 2023년 3월에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한 얼룩말 세로와, 올해 4월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가 있었다.

세로는 부모 얼룩말의 사망 후 스트레스로 인해 나무 데크 시설을 부수고 탈출했다는 가슴 아픈 서사가 있었다. 약 3시간 동안 근처 주택가와 시내를 활보했다. 마취총으로 포획 후 현재 서울어린이대공원 초식동물마을에서 지내고 있다고 한다. 당시 세로는 커뮤니티마다 수백 건의 게시물과 수십만 조회수를 받으며 큰 관심을 받았다.

늑구는 대전 오월드 사육장 철조망 아래 흙을 파서 탈출구를 만들어 나왔다. 9일간 도심을 떠돌다 포획됐다. 늑구 수색이 난항을 겪었는데, 늑구를 목격한 시민들이 촬영한 영상이 위치 파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오월드에서 1.8km 떨어진 수로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포착되어 포획에 성공했다. 늑구를 다시 찾는 과정이 길어지자 ‘잡힐 듯 안 잡히는’ 추격전 자체가 화제성을 키웠다. ‘늑구빵’, ‘늑구맘’, ‘늑구코인’, ‘늑구 동화책’까지 등장하며 신드롬 수준으로 인기가 많았다. 심지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무사히 돌아오길 기원한다며 공식 석상에서 언급했다.

부캉이는 먹이를 찾으러 수로에 들어왔다가 나가는 길을 찾지 못한 것이라는 강원대 김상화 교수의 견해가 있다. 수로가 바다와 연결돼 있지만 곡선으로 내향하는 구조라 방향감각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원이 설명했다. 커뮤니티에서는 부캉이를 소재로 한 게임 '부캉이의 집으로 가는 길'을 자체 제작했다. 또한 부캉이는 부산 동구가 SNS 이벤트를 진행할 정도로 화제이다.

늑구가 화제되면서 등장한 '늑구빵' <중앙일보>
늑구가 화제되면서 등장한 '늑구빵' <중앙일보>

● 우리는 왜 길 잃은 동물들에 열광할까

길 잃은 동물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세로, 늑구, 부캉이는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아 각종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길 잃은 동물들에 열광하는 걸까.

시사저널에 따르면 동물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 시선이 바뀌었다고 한다. 경제가 성장하고 서구 문화가 들어오면서, 한국에서도 동물을 ‘먹거리’와 ‘반려’로 나눠서 보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반려동물 문화가 급속도로 퍼졌다. 사람 사이 관계가 예전만큼 끈끈하지 않다는 정서가 강한 시대다 보니, 그 빈자리를 동물과의 관계로 채우려는 심리가 커졌다고 한다.

“이름을 붙여 하나의 개체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공감을 높인다”는 현상은 많은 연구에서 검증되었다. 여러 연구 중 하나로, Cohen Ben-Arye와 Halali(2024)의 연구에 따르면 육식을 하는 일반인들에게 ‘탈출한 송아지’ 관련 청원 서명을 요청했을 때, 그 송아지에게 이름과 사진을 붙여 소개한 경우가 익명의 동물 집단으로 소개한 경우보다 청원 서명과 공유 의향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효과는 여러 마리보다 ‘단 한 마리를 특정해 이름 붙였을 때’에 국한되었다.

실제로 바다의 포식자인 상어를 사람들이 ‘부캉이’로 부르며 이를 연약하고 친근한 느낌으로 바꿔놓았다. 또한 늑구와 세로는 동물원에 있을 때부터 이미 이름이 있었지만, 탈출하기 전까지는 대중이 그 이름을 몰랐던 경우이다. 탈출해 화제가 되면서 비로소 ‘이름을 가진 개체’로 대중에게 알려지고 인기를 얻었다. 결국 사람들은 동물들이 이름을 얻으면서 ‘하나의 개체’로 인식하게 되고 정을 붙이며, 이것이 SNS·커뮤니티에서 쉽게 공유되며 밈화되고 바이럴이 되는 과정에서 열광하게 되는 것이다.

부캉이 보러 북항수변공원에 모인 인파 <직접 촬영>
부캉이 보러 북항수변공원에 모인 인파 <직접 촬영>

● 부캉이는 이제 어떻게 될까

집으로 돌아간 세로와 늑구처럼 부캉이도 원래의 집인 드넓은 바다로 돌아가야 한다. 부캉이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

바다와 공원을 잇는 인공수로가 굽어 있어서 상어가 출구 방향을 못 찾고, 좁은 수로 안에서 방향감각 자체가 제한된 상태라고 한다. 한 전문가는 이를 “산속에 갇힌 것”에 비유했다.

그동안의 대응으로는, 해경은 퇴치 작업을 중단하고 추석연휴인 9월 27일까지는 상어가 자력으로 빠져나가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부산시, 국립수산과학원, 부산항만공사, 해양경찰청이 함께 9월 28일 대책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때 최종 방류 방법을 결정할 예정이다. 유력하게 검토 중인 방안은 소형보트로 큰 그물망을 투입해 부캉이를 외해로 유도하는 방식이다.

부산에게 수십만 명의 관광객을 물어와준 복덩이 부캉이가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매일경제 서포터즈 18기=국민대 신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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