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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리 인상은 상승장의 끝일까… 미국 민간부문 체력으로 본 증시 전망

충남대
이예호 충남대 · 18기 서포터즈
2026.09.28

금리 인상 소식이 들리면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의 하락을 먼저 떠올린다.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예금과 채권의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러나 금리 인상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상승장의 끝을 선언하기는 어렵다. 주가는 금리뿐 아니라 앞으로 기업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는지에 대한 기대도 반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리와 주가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질문을 조금 바꿔야 한다. 금리가 올랐는지를 넘어, 경제가 그 부담을 견디며 기업 이익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필자는 미국 민간부문의 재무 여건과 성장률 전망을 함께 볼 때, 금리 인상만으로 상승장이 끝났다고 판단하기보다 중기적인 증시 상승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둘 만하다고 본다.

●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떨어진다는 공식

금리 인상은 상승장의 끝일까… 미국 민간부문 체력으로 본 증시 전망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에 부담을 주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대출금리가 높아지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고, 가계도 이자 지출 때문에 소비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 기업은 비용 증가와 수요 둔화를 동시에 겪을 가능성이 생긴다.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에도 금리는 영향을 미친다. 주가는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현금에 대한 기대를 현재 가치로 환산해 반영한다. 이때 사용하는 할인율이 높아지면, 같은 미래 수익이라도 현재의 가치는 낮아진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에서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주식에 요구하는 수익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설명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기업의 미래 수익 전망 등 다른 조건이 같다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금리가 움직이는 동안 경기와 실적 전망도 함께 변한다. 금리 상승의 부담만으로 주가의 최종 방향까지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 금리 인상기에도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이유

경기가 활발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면 기업의 매출과 이익도 증가할 수 있다. 동시에 수요 확대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면 중앙은행은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금리를 끌어올리는 경제적 배경이 기업의 실적을 뒷받침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주가는 금리 상승에 따른 가치 평가 부담과 미래 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를 함께 반영한다. 이익 전망이 충분히 개선된다면 금리 부담을 상쇄하며 주가가 오를 수 있다. 이는 금리 인상 자체가 호재라는 뜻이 아니라, 그 부담을 넘어서는 상승 요인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다.

2023년 미국 증시는 금리 인상과 주가 상승이 함께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준은 그해 7월에도 정책금리를 올려 목표 범위를 연 5.25~5.50%로 높였다. 그러나 S&P 500 지수는 2023년 한 해 동안 배당을 제외하고 24.23% 상승했다. 물론 연간 수익률에는 금리 인상이 멈춘 이후의 움직임도 포함된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금리를 올리면 주가가 오른다’는 인과관계가 아니라, 금리 인상이 있었던 해에도 증시가 상승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모든 금리 인상을 강한 경기의 신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원자재 가격 급등이나 공급 차질로 물가가 오르면 수요가 약한 상황에서도 긴축이 필요해질 수 있다. 금리의 방향과 함께 물가 상승의 원인, 기업의 비용 부담을 살펴봐야 한다.

● 금리 인상이 경기침체로 이어지는지를 살펴야 한다

금리 인상은 상승장의 끝일까… 미국 민간부문 체력으로 본 증시 전망

금리 인상이 증시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연결될지를 판단하려면 소비와 투자, 기업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야 한다. 높은 금리 때문에 가계가 지출을 줄이고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축소하면, 매출과 이익 전망에도 하방 압력이 생긴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질수록 투자자들은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수 있다.

시장에 이미 반영된 기대도 중요하다. 예상했던 금리 인상은 발표 당시의 추가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예상보다 강한 긴축 신호는 경기와 실적 전망을 바꿀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인상 여부와 함께 앞으로 얼마나 더 올릴지, 장기 국채금리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다만 경기침체가 발생해야만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 주식시장은 미래를 먼저 반영하므로 실적 악화가 확인되기 전에도 움직이며, 침체가 없어도 높은 금리나 과도한 가치 평가가 조정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전망은 상승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조건이지만, 그 자체가 상승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 미국 경제가 금리 인상을 견딜 수 있다고 보는 근거

그렇다면 미국 경제가 금리 인상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목할 부분은 GDP 성장률 하나가 아니라 가계와 은행을 포함한 민간부문의 체력이다. 소비를 지탱할 여력이 있고 은행의 자금 공급도 이어진다면, 금리 인상이 곧바로 경기침체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다는 논리다.

첫째는 가계의 부채 부담이다. 미국의 가계부채 비율이 GDP 대비 60%대이며 소매판매 증가세도 강하다는 점을 소비가 유지될 근거로 볼 수 있다. 이는 가계가 금리 상승의 충격을 흡수할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다.

둘째는 은행의 대출 증가와 추가 공급 여력이다. 현재 미국의 대출 증가율을 약 7.4%, 총여신 증가율을 약 6.4%, 은행 예대율을 72% 미만이다. 당시 대출이 늘고 예금 대비 대출 비중에도 여유가 있었다는 점을 경기침체 위험을 낮추는 요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이 유지된다면 소비와 기업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다.

셋째는 성장세를 가리키는 경제 전망이다. 애틀랜타 연은의 GDPNow는 2026년 9월 17일 기준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을 전분기 대비 연율 5.1%로 추정했다. 이는 발표된 경제지표를 반영하는 모형 추정치로, 확정된 성장률이나 연은의 공식 전망은 아니다. 같은 달 16일 발표된 FOMC 경제전망에서도 참여자들의 성장률 전망 중앙값은 2026년 2.3%, 2027년 2.4%로, 6월보다 각각 0.1%포인트 높아졌다.

뉴욕 연은의 3분기 2.33%, 4분기 2.60% 성장 추정치를 보면. 기관별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해당 시점의 전망은 급격한 경제 위축보다 성장 지속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 침체를 피하고 이익이 성장한다면,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금리 인상은 상승장의 끝일까… 미국 민간부문 체력으로 본 증시 전망

이러한 근거를 종합할 때, 금리 인상 이후의 미국 증시를 중기적으로 긍정적으로 바라볼 여지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가계 소비가 유지되고 은행의 자금 공급이 이어지며 경제가 성장한다면, 기업이 금리 부담을 견디면서 이익을 늘릴 여건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소식만으로 약세장 전환을 단정하기에는 경제 내부의 완충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 관점은 AI와 반도체 같은 성장 산업을 평가할 때도 적용할 수 있다. 수요 확대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 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기업은 금리 부담을 상쇄할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산업의 성장 기대와 함께 기업의 부채 구조, 투자 이후 남는 현금, 현재 주가에 반영된 기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물론 이러한 견해는 소비와 신용 공급이 유지되고 기업 이익 전망이 뒷받침된다는 조건에 따른 것이다. 물가가 다시 크게 올라 긴축이 장기화되거나, 고용과 대출 건전성이 악화된다면 판단도 달라져야 한다. 이는 계산된 상승 확률이 아니라 현재 확인한 근거를 바탕으로 한 시장 해석이다.

금리가 올라도 경제가 침체를 피하고 기업이 이익을 늘린다면 주식은 상승할 수 있다. 필자는 미국 민간부문의 체력과 성장 전망을 고려할 때, 지금은 금리 인상에 따른 공포만큼이나 실적 성장에 따른 상승 가능성에도 더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매일경제 서포터즈 18기=충남대 이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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