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새로운 변화와 함께 개막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오는 10월 6일 개최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996년 시작해 매년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제영화제이다. 매년 열리는 행사이지만 올해는 FIAPF ‘A급 영화제’ 로 승격되었고, 오스카 국제장편영화상 자동 추천 자격을 갖추게 되어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FIAPF(국제영화제작자연맹)는 1933년 설립된 국제영화제의 신뢰성을 공인하는 기구이다. 기존에는 영화제를 ‘경쟁/비경쟁’ 등 4개 카테고리로 나눠 분류해왔지만, 이번에 그 체계를 폐지하고 영화제의 실질적 국제 영향력을 종합 평가하는 새로운 인증 체계로 바꿨다.
평가 기준은 ①작품 선정 ②산업 연계 활동 ③언론·홍보 ④상영 및 관객. 이 4개의 항목을 2년간 정량·정성 데이터로 평가한다. 이 새 기준으로 선정된 ‘A-리스트’에 칸·베를린·베니스와 함께 부산이 포함되었다. 1996년 출범 이후 30년 만에 국제 신뢰도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제99회 아카데미 시상식 규정을 바꾸면서 국제장편영화상 출품 경로를 넓혔다. 원래는 각 나라가 자국 대표작을 1편씩 선정해서 출품하는 방식만 있었으나, 이번 개정으로 부산영화제 대상(부산 어워드 대상) 수상작은 극장 개봉 등 요건만 맞으면 국가별 출품 절차 없이 직접 심사 대상이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 세계 딱 6개 영화제만 이 자격을 받았고, 부산이 아시아에서는 유일하다.
● 스크린 안 - 올해의 풍성한 라인업
올해는 공식 초청작 59개국 246편으로 2019년 이후 최대 규모이다. 이 가운데 95편은 부산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올해 세계 3대 영화제를 휩쓴 작품들이 나란히 부산을 찾는다는 점이다.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피오르’와 칸 경쟁 부문에서 주목받은 ‘블랙볼’, 산드라 휠러에게 베를린 은곰상 주연상을 안긴 ‘로즈’가 관객을 만난다. 여기에 베니스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 ‘가능한 사랑’까지 더해지며, A급 영화제다운 라인업이 완성됐다.
아시아와 한국 영화의 오늘을 보여줄 작품들도 기다리고 있다. ‘체인소 맨’ 작가 후지모토 타츠키의 만화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실사화한 ‘룩백’은 감독과 배우의 내한이 예정돼 치열한 예매 경쟁을 벌였다. 로카르노영화제 2관왕에 오른 홍상수 감독의 ‘눈 둘 데가 없네’, 칸 감독주간에 초청됐던 정주리 감독의 ‘도라’도 부산을 찾는다. 특히 수지가 내레이션을 맡은 애니메이션 ‘긴긴밤’은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줄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BIFF의 올해만의 특별한 포인트가 몇개 있다. 고(故) 배우 안성기의 필모그래피 6편 특별 상영과 정성일 평론가가 진행하는 ‘축제’ 상영 후 스페셜토크(추모 세션)이 연결되어 있는 안성기 추모전이 있다. 그리고 17년만에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린타로의 마스터클래스, 김지은·판빙빙·홍경표가 직접 영화를 선정하여 상영 및 토론하는 기획전인 까르뜨 블랑슈 등이 있다.
● 스크린 밖 - 도시와 청년이 함께 만드는 축제
올해 부산시는 BIFF를 포함한 22개 행사를 ‘페스티벌 시월’이라는 이름으로 묶어 10월 한 달을 도시 전체의 축제 기간으로 운영한다. 대표적인 행사로는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창업엑스포 등이 있다. 영화를 보러 온 관객이 공연, 음식, 전시 행사까지 이어 즐기며 부산에 더 오래 머물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상반기에만 외국인 관광객 242만명이 다녀가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BIFF를 찾는 외국인 관객도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또한 이 열흘을 현장에서 움직이는 건 전국에서 모인 청년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들이 BIFF를 찾는 이유는 단순한 봉사 시간이 아니다. 2023년 제28회 영화제에 참여한 봉사자는 관객으로는 볼 수 없는 레드카펫 뒤의 분주함, 상영관 맨 뒤에서 함께 숨죽이는 순간, 낯선 또래들과 하나의 축제를 완성해가는 경험 자체가 이들을 부산으로 불러모은다. 또한 영화·콘텐츠·공연·행사기획 쪽을 꿈꾸는 대학생에겐 국제 행사 실무를 직접 해볼 귀한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는 BIFF가 A급 영화제로 올라선 첫해인 만큼, 그 현장에 함께한다는 의미는 더욱 특별하다.
● 올해 부국제는 더 넓어진 영화의 바다
BIFF는 올해 ‘A급 영화제’로 승격되고, 오스카 자동 추천 자격을 얻음으로써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거나 정치적 환경이 복잡한 나라”의 영화도 자국 정부 승인 없이 오스카 문턱을 넘을 길이 생겼다는 점에서 더 높은 위상을 가지게 되었다.
BIFF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부산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과 영화·콘텐츠·공연·행사기획 쪽 취업을 꿈꾸는 청년들의 작은 발판이 되어준다는 점에서 올해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일경제 서포터즈 18기=국민대 신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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