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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보라색 거기… 최대 90% 할인인데, 오프뷰티는 어떻게 돈을 벌까?

이화여대
원정진 이화여대 · 18기 서포터즈
2026.10.02

명동이나 광장시장을 걷다 보면 유독 눈에 띄는 보라색 쇼핑백이 있다. 화장품을 정가보다 최대 90% 싸게 파는 뷰티 아울렛 오프뷰티다. 올리브영 세일 기간을 기다려본 적이 있는 소비자라면 정가의 10분의 1이라는 숫자 앞에서 ‘이 가격에 팔아서 남기는 하나’라는 의문이 들 법하다.

2025년 5월 서울 광장시장에 1호점을 연 오프뷰티는 빠르게 매장을 늘렸다. 2026년 6월 기준 직영점과 대리점을 합쳐 40개 중반 수준까지 매장을 확대했고, 중·장기적으로 70~80개까지 출점할 방침이다.

큐앤드비인터내셔날 실적 추이 <자료=더벨>
큐앤드비인터내셔날 실적 추이 <자료=더벨>

성장은 숫자로도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오프뷰티 운영사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매출은 974억원,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40.1%,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은 골프웨어·골프용품 유통 등 다른 사업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이 수치를 오프뷰티의 성적표로 그대로 읽기는 어렵다.

오프뷰티의 별도 실적은 공개 범위가 제한적이다. 더벨은 오프뷰티가 지난해 약 2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전했다. 매일경제 역시 오프뷰티가 론칭 약 6개월 만에 매출 200억원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사업별 재무제표가 공개된 것은 아니어서 오프뷰티의 영업이익이나 실제 수익률까지 확인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정가보다 크게 할인해 판매하는 오프뷰티는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것일까.

● 90% 할인이면 손해 보고 파는 걸까?

정가 3만원짜리 상품을 3000원에 판다고 해서 오프뷰티가 2만7000원을 손해 본다고 볼 수는 없다. 할인율은 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한 수치이고, 판매자의 이익은 판매가격에서 매입원가와 판매·운영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뺀 금액이기 때문이다. 결국 수익성을 가르는 것은 ‘얼마나 싸게 파느냐’보다 ‘얼마에 상품을 확보하느냐’에 있다.

오프뷰티는 브랜드사로부터 상품을 직접 매입하는 완사입 방식을 활용한다. 오프뷰티 공식 입점 안내에 따르면 정상 제품뿐 아니라 과잉 재고, 유통기한 임박 제품 등을 완사입하고 있다. 매경ECONOMY와 더벨 역시 오프뷰티가 브랜드사의 재고·이월 상품을 직접 매입해 할인 판매하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주요 제품은 정가 대비 평균 수십%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며, 일부 상품은 최대 90%까지 할인된다. 하지만 실제 매입가와 상품별 마진율은 공개되지 않는다. 따라서 외부에서 ‘90% 할인’이라는 숫자만으로 오프뷰티의 수익성을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매장 운영 방식에서도 수익 구조의 일부를 짐작할 수 있다. 오프뷰티는 직영점과 함께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리점은 점주가 본사로부터 상품을 사입해 판매하는 구조로 알려져 있다. 매장이 늘어날수록 본사에서 공급하는 상품 규모 역시 커지는 방식이다. 결국 오프뷰티의 수익 구조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보는 할인율보다 상품을 얼마나 경쟁력 있는 가격에 확보할 수 있는가다.

● 브랜드는 왜 재고를 싸게 넘길까?

오프뷰티의 30% 할인율의 제품들 <직접 촬영>
오프뷰티의 30% 할인율의 제품들 <직접 촬영>

오프뷰티가 판매하는 상품은 브랜드사의 재고·이월 상품과 일부 정상 상품으로 구성된다. 특히 패키지 변경이나 생산량 조절 등의 이유로 발생한 ‘전략적 재고’가 주요 상품군이다. 더벨은 오프뷰티가 패션업계에서 쌓은 재고 유통 경험을 화장품에 접목했다고 설명한다.

경제학적으로 이미 생산된 상품의 비용은 판매 여부와 관계없이 되돌릴 수 없는 매몰비용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재고가 쌓인 이후에는 과거에 얼마를 들여 생산했는지보다, 지금 판매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과 계속 보유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을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고를 계속 보유하면 보관 공간이나 자금이 묶이는 비용이 발생하고, 화장품처럼 신제품 출시가 빠른 시장에서는 시간이 지나면서 상품의 매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브랜드 입장에서는 정상가보다 낮은 가격이라도 재고를 판매해 일부 가치를 회수할 유인이 생긴다.

오프뷰티는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다. 브랜드에게는 기존 유통망과 다른 재고 판매 경로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정상가보다 저렴한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더벨은 K뷰티 시장의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브랜드사들의 재고 문제가 커졌다고 분석하며, 오프뷰티의 사업모델 역시 이 같은 재고를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데서 출발했다고 설명한다. 다만 브랜드사의 평균 재고율 등 일부 수치는 오프뷰티 측 추산이라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 정가 시장은 괜찮을까?

그렇다고 브랜드가 상품을 싸게 판매하는 것이 늘 이득인 것은 아니다. 같은 브랜드의 상품이 한쪽에서는 정가에, 다른 쪽에서는 크게 낮은 가격에 판매되면 소비자가 가격 차이를 쉽게 인식하고 정가 채널에서 구매할 유인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는 판매 대상이나 시장의 특성에 따라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품에 서로 다른 가격을 적용하는 현상을 가격차별이라고 한다. 다만 오프뷰티가 판매하는 상품은 패키지 변경이나 시즌 경과, 재고 상황 등으로 정상 판매 상품과 조건이 다를 수 있어 이를 엄밀한 의미의 가격차별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가 할인 판매와 기존 정가 판매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다. 이런 점에서 오프뷰티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상권을 공략한 점이 눈에 띈다. 2026년 2월 머니투데이방송은 오프뷰티 명동스퀘어점 방문객의 약 90%가 외국인이라고 매장 측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2025년 매경ECONOMY의 광장시장점 취재에서도 현장 방문객의 90% 이상이 외국인으로 관찰됐다. 다만 이는 특정 매장의 특정 시점 또는 현장 관찰에 관한 수치로, 오프뷰티 전체 고객의 외국인 비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K뷰티에 대한 해외 수요 자체도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70억 달러(잠정)로 전년 동기보다 27.3% 증가했으며, 역대 상반기 가운데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 통계는 해외에서 판매된 화장품을 집계한 지표이므로, 이를 국내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와 직접 연결할 수는 없다.

외국인 관광객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은 국내 정가 유통채널과 고객층이 일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판매 전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로 기존 정가 시장과의 충돌을 줄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프뷰티의 할인 판매가 기존 가격 질서에 미치는 영향은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오프라인 아울렛에서 배달까지

배달의민족 배달 배너가 세워져 있는 오프뷰티 이화여대점 앞 <직접 촬영>
배달의민족 배달 배너가 세워져 있는 오프뷰티 이화여대점 앞 <직접 촬영>

그런데 최근 오프뷰티의 판매 채널 확대는 기존의 시장 구분을 조금씩 바꿀 가능성을 보여준다. 오프뷰티는 브랜드사 대상 입점 안내에서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온라인 최저가가 무너질 걱정이 없다고 설명한다. 또한 아울렛이라는 별도의 판매채널을 통해 과잉 재고나 유통기한 임박 재고를 매입한다고 안내한다. 이는 브랜드가 기존 온라인 판매가격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재고를 판매할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이는 오프뷰티 측의 설명이다.

그런데 오프뷰티는 지난 6월 11일 쿠팡이츠에 입점하면서 판매 접점을 넓혔다. 신림점과 망원점에서 시범 운영한 뒤 전국 14개 직영점에서 약 4000개 상품의 배달을 시작했다. 오프뷰티는 현재 약 4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70~80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달 서비스는 전국 어디서나 주문하는 온라인몰과는 다르다. 매장 인근 소비자가 앱을 통해 가까운 매장의 재고를 주문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온라인 최저가와 동일한 구조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소비자가 앱에서 상품과 가격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오프라인 할인점과 정가 판매채널의 가격을 비교하기는 쉬워진다. 오프뷰티가 오프라인 중심 판매를 통해 유지해온 가격 분리 전략이 배달 확대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될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뷰티업계에서는 이미 매장과 배송을 결합한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오늘드림’은 2021년 306만건 수준이었던 주문 건수가 2025년 1935만건으로 4년 만에 6배 이상 증가했다.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주문과 연결해 가까운 매장에서 빠르게 배송하는 방식이다.

다만 올리브영은 전국 약 1400개에 달하는 매장을 보유한 대형 유통망이어서, 약 40개 수준인 오프뷰티와 배송 건수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오프뷰티의 배달 확대가 실제 매출이나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 재고 장사는 키울수록 쉬워질까?

매장을 늘리면 더 많은 상품이 필요하다. 규모가 커지면서 대량 매입에 따른 협상력이 생길 수도 있지만, 오프뷰티가 주요하게 활용하는 재고 상품은 일반 상품과 공급 방식이 다르다.

재고는 브랜드의 생산량 조절, 패키지 변경, 신제품 출시 등 개별적인 사정에 따라 발생한다. 따라서 매장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오프뷰티가 필요한 만큼의 재고가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프뷰티가 계속해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찾아야 한다.

오프뷰티는 재고·이월 상품뿐 아니라 정상 제품까지 완사입하는 방식으로 상품 공급 범위를 넓히고 있다. 공식 입점 안내에서도 정상 제품과 과잉 재고, 유통기한 임박 제품 등을 모두 완사입 대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정상 제품의 비중이 커질수록 상품을 확보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재고 상품은 브랜드가 처분을 원하는 물량을 매입하는 구조인 만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확보할 여지가 있지만, 정상 판매 상품까지 크게 할인해 판매하려면 매입가 자체를 낮추거나 유통 과정에서의 마진을 줄여야 할 수 있다. 오프뷰티의 상품별 매입가와 정상 상품 비중은 공개되지 않아 실제 수익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출점 속도 역시 지켜볼 부분이다. 오프뷰티는 1호점 출범 당시 2026년 100호점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현재는 70~80개 수준까지 매장을 늘리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매장이 늘어날수록 상품 공급과 물류 규모도 함께 커져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히 몇 개의 매장을 열었는지뿐 아니라 매장당 매출과 상품 공급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오프뷰티의 성장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다만 운영사인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의 전체 재무제표만으로 이를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회사가 골프웨어·골프용품 유통 등 다른 사업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사업별 재고나 수익성이 구분돼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 싸게 파는 곳에서 ‘발견하는 곳’으로

오프뷰티 입점 브랜드들 <오프뷰티 홈페이지>
오프뷰티 입점 브랜드들 <오프뷰티 홈페이지>

오프뷰티가 최근 내세우는 또 다른 키워드는 ‘발견’이다.

단순히 재고를 싸게 파는 공간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새로운 브랜드와 상품을 발견하는 공간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더벨에 따르면 오프뷰티는 일본 화장품 할인 체인 아에나(AENA)를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매주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반복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회사 측은 매주 신규 브랜드와 신규 제품을 순차적으로 입점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이 전략은 오프뷰티의 사업모델이 단순한 재고 처리에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소비자가 ‘무엇이 들어와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가지고 매장을 방문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발견하는 경험이 반복된다면 재고 자체가 아니라 상품을 큐레이션하고 유통하는 능력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결국 상품 공급이 뒷받침돼야 한다. 매장이 늘고 신규 상품을 계속 선보이려면 안정적으로 상품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오프뷰티의 성장은 무엇으로 판단해야 할까?

오프뷰티를 둘러싼 숫자만 보면 성장 속도는 빠르다. 운영사의 지난해 매출은 974억원으로 전년보다 40.1% 증가했고, 오프뷰티는 출범 약 1년 만에 40개가 넘는 매장을 확보했다. 별도 사업 실적은 제한적으로만 공개됐지만, 오프뷰티의 지난해 매출은 약 200억원 규모로 전해졌다.

하지만 매장 수나 매출 증가만으로 오프뷰티의 수익 구조가 안정적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오프뷰티의 실제 매입가와 마진율, 사업별 영업이익, 정상 상품과 재고 상품의 비중, 매장 확대에 따른 상품 공급 비용 등 핵심적인 수익성 지표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오프뷰티의 성장을 판단하려면 ‘몇 개 매장을 열었는가’보다 ‘규모가 커져도 지금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를 함께 봐야 한다. 보라색 쇼핑백에 적힌 최대 90% 할인은 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한 숫자다. 그 숫자만으로는 오프뷰티가 얼마를 벌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오프뷰티의 진짜 경쟁력이 가격표에 있는지, 아니면 브랜드의 재고를 새로운 수요와 연결하는 유통 구조에 있는지는 앞으로 공개될 매입 구조와 수익성이 결정할 문제다.

[매일경제 서포터즈 18기=이화여대 원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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