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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이젠 AI로 여행 예약까지... 메타, AI 비서 ‘뮤즈’ 출시

중앙대
원선빈 중앙대 · 18기 서포터즈
2026.10.03

“비행기가 제일 쌀 때 AI가 알아서 예약해주면 좋겠다…” 생각하던 것이 이제는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9월 8일, 메타가 자율형 AI 에이전트 서비스 ‘뮤즈(Muse)’를 선보이면서 출시 열흘 만에 미국 내 앱 스토어 1위를 차지했으며, 한 달간 주가는 약 27%(572.34달러 → 725.18달러) 상승했다.

뮤즈는 이용자가 제시한 목표를 분석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업무를 수행한다. 현재는 미국과 캐나다 일부 국가에서만 시행되고 있으며, 미국 내 스마트폰과 자체 웹페이지 'muse.ai'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 뮤즈… 업계 1위 챗GPT 제치나?

뮤즈가 타 AI에 비해 다운로드 규모가 더 크고 가파른 모습 <Citi Research>
뮤즈가 타 AI에 비해 다운로드 규모가 더 크고 가파른 모습 <Citi Research>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뮤즈 출시 후 12일 동안 280만회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챗GPT의 초기 확산 속도를 앞지르는 수준이다. 또 뮤즈는 별도로 앱을 다운받지 않아도 메타의 ‘왓츠앱’을 통해 바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이용자 규모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평점 또한 5점 만점에 4.9점에 달할 정도로 이용자 만족도가 높다. 현재 뮤즈는 미국과 캐나다 내 만 18세 이상 이용자에 한해 제공된다. 기본 기능은 무료이며 더 많은 사용량을 원하는 이용자는 월 20달러와 월 100달러의 유료 요금제 중 선택할 수 있다.

● 기존 생성형 AI와 가장 큰 차이점은?

그간 AI 기업들이 업무 협업용 에이전트 도구를 여럿 선보였지만, 기존 에이전트들과 달리 개인 용무에 초점을 맞춘 '세계 최초의 개인용 에이전트'라고 메타는 소개했다. 질문 답변이나 이미지 생성 등 대화에서 답을 내놓는 데 집중한 기존 AI를 넘어, 일상 업무를 대신하는 개인 AI 비서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뮤즈와 연동가능한 어플들 <Meta>
뮤즈와 연동가능한 어플들 <Meta>

이용자가 지시하면 허용·연동한 앱 데이터에 접근해 이메일 작성 및 발송, 여행 예약, 가격 모니터링, 쇼핑·결제 등 실제 업무를 대신 수행한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왓츠앱 등 메타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메타의 소셜 인프라는 물론 지메일, 애플·구글 캘린더, 식당 예약 플랫폼 ‘오픈테이블’ 등과 연동된다.

뮤즈는 이용자의 과거 대화 기록, 취향, 생활 패턴 등 개별적인 맥락을 학습해 활용하는 능력도 갖췄다. 다이렉트 메시지(DM) 목록에 접근해 이용자가 등산을 가고 싶어 한다는 점을 파악하여 일정을 짜거나, 인스타그램에 저장한 레시피를 바탕으로 장보기 목록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쇼핑 결제 때는 금융 플랫폼 '스트라이프'와 제휴해 일회용 가상 카드번호를 생성해 카드 정보 유출을 완전히 차단하며, 상품에 문제가 있을 경우 피해 보상을 적용받는 데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 번만 지시하면 앱을 닫아도 백그라운드에서 작업이 계속되며, 최종 이메일 발송이나 결제 등 의사 결정이 필요할 때 알림을 보내 승인을 요청한다.

<AI 생성>
<AI 생성>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이용자가 "다음 달 뉴욕 여행을 갈 건데 항공권과 호텔을 알아봐줘"라고 명령하면 뮤즈가 웹상에서 이와 관련한 모든 과정을 처리한다.

① 먼저 이용자의 캘린더를 참조해 여행 일정을 잡는다.

② 과거 대화 패턴을 분석해 선호하는 항공사 및 숙소 취향을 파악한다.

③ 이용자가 앱을 닫아도 가상 브라우저를 띄워 예약 사이트에 방문해 실시간 조건과 가격을 비교한다.

④ 조건에 부합하는 최저가 옵션을 찾으면 알림을 띄운다.

⑤ 이용자가 승인 버튼을 누르면 뮤즈가 최종 예약과 결제를 진행한다.

여행 계획도 기존 AI보다 더 잘 수행한다는 평가다. 다른 이용자는 관광지 목록만 나열해주는 기존 AI와 달리 장소 간 동선을 구글 지도에 바로 옮겨줬다고 전했다. 이메일 접근 권한을 부여하니 출국 일정을 미리 파악하고 첫날 밤 일정을 먼저 제안하는 등 능동적인 모습도 보였다. 19년간 사용자경험(UX) 분야에서 일한 제이 에스케나지는 "번거로운 일정 조율을 사람이 수천 시간 들여야 가능한 수준으로 정리해준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은행·신용카드 명세서에 접근권을 부여하면, 잊고 있던 구독 서비스를 찾아내고 해지를 도와주기도 한다. 보험사에 제안한 이의 신청이 성공한 사례도 나왔다. 션 루소 리솔츠 애널리스트는 카드를 연동해 간단한 심부름부터 지출 패턴 분석까지 뮤즈에 금융 비서 역할을 맡겼다고 CNBC에 전했다.

스테이시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선보인 에이전트 기술은 대부분 개발자나 특정 전문가를 위한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며 "메타의 뮤즈를 필두로 AI 에이전트가 일반 대중에게 광범위하게 채택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 ‘플랫폼 시대’ 가고 '능동형 커머스(Proactive Commerce) 시대’ 오나?

주식 분석가이자 에어비앤비 대주주였던 MBI는 뮤즈를 10일간 테스트한 후, 에어비앤비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AI가 사용자의 선호를 읽고 플랫폼을 우회해 더 저렴한 예약을 성사시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챗봇을 넘어 ‘능동형 커머스(Proactive Commerce)’ 시대가 열렸음을 시사한다.

뮤즈는 24시간 동안 사용자가 지시하지 않아도 알아서 이메일이나 예약을 모니터링하다가 더 저렴한 가격을 찾아 자동 변경을 제안한다. 사용자의 과거 숙박 기록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릴스 저장 목록까지 분석해 완벽하게 개인 맞춤형 숙소를 추천한다. 이에 더해 플랫폼을 우회하여 직접 예약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가격을 60%까지 낮출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정보의 비대칭성과 트래픽 독점력에 기반하여 높은 수수료를 챙기던 전통적인 인터넷 플랫폼들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면으로 충돌하면서 플랫폼 시장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크게 위협받는 플랫폼은 ‘아마존’과 ‘에어비앤비’, ‘우버’이다.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자연 직접 유입’ 트래픽이 AI 시대를 맞아 급감할 위험이 높으며, 검색 상위 노출에 760억 달러 규모의 비용을 지불하는 광고 사업이 절대적 가성비를 찾아주는 합리적인 AI 에이전트에 의해 대체된다. AI 기반의 실시간 가격 비교 기능으로 인해 플랫폼 충성도가 거의 사라지고 극심한 가격 경쟁에 직면하는 것이다.

● 개인정보 보안 결함 속… 메타, “안전 설계 강화할 것”

메타 로고 <사진=로이터>
메타 로고 <사진=로이터>

뮤즈가 개인 사진첩 전체를 노출하는 사고를 내거나 계속해서 로그아웃이 반복되고 연결이 끊기는 등 결함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이용자가 뮤즈에 악성 웹사이트 링크를 입력하고 접근을 허용할 경우, 외부 공격자가 이용자의 이메일 계정 등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발견됐다. 아마존은 이용약관 위반을 이유로 뮤즈의 자사 사이트 접근을 차단한 한편, 월마트 등 유통업체와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파이는 뮤즈와 연동한다.

비샬 샤 메타 AI제품 담당 부사장은 “AI 에이전트가 실수를 전혀 하지 않으리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아키텍처의 모든 부분은 최대한 안전하고 보안이 철저하며 개인정보가 보호되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뮤즈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나 과거 대화 이력 등을 기억하고 있다가 이를 활용해 답변하게 되는데, 이때 개인정보와 계정 정보를 다루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보안 가상 머신(Secure VM)'을 구축했다. 비밀번호나 결제 정보도 뮤즈가 직접 볼 수 없도록 별도의 보안 저장 공간에 보관한다. 저장된 인증 정보를 이용해 웹사이트에 로그인할 수 있지만, 실제 비밀번호나 결제 수단의 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다는 게 메타의 설명이다. 이메일 발송이나 구매처럼 민감한 작업을 할 때는 이용자에게 승인을 요구하고 뮤즈가 수행했거나 수행하려는 모든 작업도 기록으로 보여준다.

뮤즈가 연결할 서비스와 접근 권한도 직접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메일에 대해서는 메일을 읽기만 하도록 할지, 대신 답장을 보내도록 허용할지 선택할 수 있으며 언제든 권한을 바꾸거나 연결을 끊을 수 있다. 메타는 뮤즈의 대화와 가상 머신 안의 데이터를 자사 광고 시스템과 공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뮤즈가 일반적인 인터넷 환경이 아니라 이용자마다 별도로 마련된 클라우드상의 가상 컴퓨터에서 웹 탐색과 각종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것이다. 안전성 문제에 대해 “자동화된 보호 기능과 AI 에이전트 보안 표준, 유해 콘텐츠 및 무단 행위 방지 기능 등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말에는 완전 암호화 기술인 '뮤즈 기밀 가상머신'(confidential VM)을 통해 가상머신 내 데이터에는 이용자 본인 외에는 메타도 접근할 수 없도록 암호화할 계획이다.

알렉산더 왕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는 뮤즈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악용될 가능성에 대해 “공격적인 사이버 능력이나 스스로 무리를 이뤄 공격하려는 경향 등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뮤즈가 배포될 때 불량 에이전트(rogue agents)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 증권가, 줄줄이 목표 주가 상향

뉴욕증권거래소 <로이터>
뉴욕증권거래소 <로이터>

월가는 뮤즈의 성공적인 데뷔를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가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JP모간은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뮤즈가 챗GPT 이후 가장 널리 사용되는 소비자용 AI 앱이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초기 흥행 요인으로 제품과 시장의 적합성, 메타의 광범위한 유통 우위, 무료 이용으로 이용자의 진입과 반복 사용 장벽이 낮다는 점을 꼽았다. 기술적 독창성보다는 메타의 거대 생태계와 직관적인 UX를 결합해 AI 에이전트 기술을 일상 속 대중화의 영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저스틴 포스트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메타가 차별화된 AI 제품을 만들 수 있을지 우려해 왔지만,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이 AI 투자 수익에 대한 낙관론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광고와 구독, 수수료를 포함한 뮤즈의 수익화는 2028년 이전에 의미 있는 수준이 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AI 에이전트가 보편화할 경우 증권 및 보험 중개업체와 여행 대행업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관련 주가는 급락했다.

메타의 고질적인 프라이버시 문제와 데이터 보안 문제는 지속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것이며 플랫폼과의 마찰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뮤즈가 단순한 ‘히트 앱’을 넘어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매김할지는 수익화 속도와 보안·규제 리스크 관리, 외부 플랫폼과의 협력 관계 여부에 달려 있다.

[매일경제 서포터즈 18기=중앙대 원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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