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에서 버터떡, 이제는 우베까지"… 반년 새 네 번 바뀐 식탁의 유행
올해 상반기 외식·디저트 업계의 키워드는 단연 '속도'다. 두쫀쿠로 시작된 열기는 봄동비빔밥으로, 다시 버터떡으로 넘어갔고, 이제는 우베(Ube)까지 가세하며 반년이 채 되지 않아 네 차례 이상 유행이 교체됐다. 과거 수년을 풍미하던 인기 메뉴들과 비교하면 사실상 다른 시장 논리가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고리즘이 만든 '초단기 유행 사이클'
유행 주기 단축의 핵심 동인은 SNS 플랫폼의 구조적 변화다. 숏폼 영상과 개인화 알고리즘의 결합은 특정 메뉴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과거 대비 수십 분의 일로 줄였다. 누군가의 피드에 오른 '비주얼 맛집' 한 장이 수만 건의 공유로 이어지는 것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다.
특히 '비주얼 중심 소비'의 확산은 음식의 맛·영양 외에 사진·영상에서의 연출 가능성을 유행 형성의 핵심 변수로 끌어올렸다. 자연히 '그림이 되는' 메뉴일수록 확산 속도도, 소비 집중도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 출처: 자생한방병원 제공
우베는 이 공식을 가장 충실하게 따른 사례다. 필리핀 원산의 보라색 참마에서 추출한 이 식재료는 선명한 퍼플 컬러 하나만으로 SNS 피드를 장악했다. 아이스크림·라테·케이크·빵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우베 버전'이 쏟아지고 있으며, 색감 자체가 콘텐츠가 되는 시대의 전형적인 수혜 품목으로 꼽힌다.
한 번 먹고 넘어가는 '경험형 소비'의 시대
이 같은 흐름은 소비 방식의 근본적 변화와 맞닿아 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음식 소비는 '반복 구매'보다 '일회성 체험'의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해당 메뉴를 먹어봤다는 사실 자체가 일종의 사회적 자본이 되는 시대다. 유행이 끝나기 전에 경험을 '완료'하고, 다음 트렌드로 이동하는 소비 패턴이 반복된다.
우베 역시 마찬가지다. '보라색 음식'이라는 희소성과 이국적 감성이 결합되면서 단순한 맛의 선택을 넘어 하나의 체험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다. 먹는 행위보다 찍고 공유하는 과정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소비자층이 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 출처: 투썸플레이스
메뉴 기획도 '빠르게'…속도 경쟁 본격화
외식업계는 이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신메뉴 출시 주기는 눈에 띄게 짧아졌고, 기획 단계부터 SNS 확산성을 염두에 둔 메뉴 개발이 일반화되는 추세다. 일부 매장은 유행의 정점이 지나기 전에 이미 차기 트렌드를 선점하는 이른바 '선제 기획'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향후 외식·디저트 시장은 속도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트렌드 피로감'이 누적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빠른 소비의 이면에서 지속 가능한 메뉴와 경험을 설계하는 업체가 결국 살아남는다는 역설이 시장에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매일경제 대학생 서포터즈 17기=건국대 이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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