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 갈락티코' 리버풀, 왜 무너졌나… 디펜딩 챔피언의 추락 이유
▲ 리버풀 2024-25 시즌 우승
리그우승 20회를 기록하며 잉글랜드 정상으로
지난 2024-25 프리미어리그를 2위와 승점 10점차로 우승한 리버풀.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우승을 확정지으며 '가드 오브 아너'를 받으며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리버풀의 전설적인 감독 위르겐 클롭이 떠난 후, 많은 이들의 의심을 받으며 지휘봉을 잡은 아르네 슬롯 감독은 전 소속팀인 페예노르트에서의 우승경험을 바탕으로 본인의 전술을 리버풀에 입히며 이전의 리버풀과는 다르면서도 팀컬러는 잃지 않는 스타일의 경기를 보여줬다.
그 결과 모하메드 살라가 제 2의 전성기를 기록하며 29골 18도움으로 리그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수상했고, 주장인 버질 반다이크는 아직도 굳건함을 보여줬으며,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의 후방 빌드업과 클롭이 남긴 3명의 미드필더 조합인 도미닉 소보슬라이, 알렉시스 맥알리스터, 라이언 흐라벤베르흐는 중원을 지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클롭 감독 시절에는 8번롤 2옵션이었던 흐라벤베르흐가 슬롯 감독 아래에서 6번롤을 부여받고 실력을 만개하며 2024-25 프리미어리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슬롯 감독은 역삼각형 4-3-3 포메이션을 사용했던 지난 시즌과는 다르게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면서 3선에 2명의 미드필더를 두고 빌드업에 적극 활용했으며 흐라벤베르흐의 탈압박 능력과 맥알리스터의 창의적인 패스는 최전방의 모하메드 살라와 루이스 디아스, 코디 학포, 다르윈 누녜스에게 정확히 전달되었다. 미드필더에서의 볼배급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알렉산더 아놀드의 롱패스로 경기의 흐름을 바꿨으며, 아놀드의 공격지원으로 인해 나타난 뒷공간을 압도적인 피지컬의 이브라히마 코나테가 완벽하게 메웠다.
리그에서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우승했으나, 리그컵 결승에서 뉴캐슬에게 패하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당 시즌 우승팀인 PSG에게 16강에서 탈락했으며 FA컵은 2부 리그 최하위인 플리머스에게 32강에서 패배하며 트로피는 하나에 그쳤다. 이들의 역대급 퍼포먼스를 고려했을 때 한 개의 트로피는 아쉬운 결과였다.
▲ 리버풀 2025-26 시즌 이적시장 영입 라인업
'갈락티코'를 프리미어리그에 적용하다
시즌 종료 후, 유럽 축구 시장을 뒤흔든 리버풀의 이적시장이 시작되었다. 팀의 중심이자 로컬보이였던 알렉산더 아놀드가 팬들의 야유를 받으며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고, 루이스 디아스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으며 다르윈 누녜즈와 자렐 콴사, 하비 엘리엇은 각각 알 힐랄, 레버쿠젠, 아스톤빌라로 이적했다.
그리고 당시 이적시장에서 많은 클럽들의 관심을 받은 스트라이커 위고 에키티케를 영입하며 지난 시즌에 느낀 9번의 빈자리를 채웠고, 피지컬적인 능력으로 경기를 지배하던 소보슬라이와는 다르게 2선에서 창의적인 패스와 드리블을 원한 슬롯은 전 세계가 놀란 천재 공격형 미드필더 플로리안 비르츠를 영입하며 이적시장에서 가장 핫한 팀으로 부상했다. 또한 로버트슨의 노쇠화를 대비하여 밀로시 케르케즈를 영입하였으며 아놀드의 빈자리를 제이미 프림퐁으로 대체하였다.
또한 뉴캐슬과의 갈등 끝에 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인 알렉산더 이삭이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 2400억을 기록하며 리버풀에 합류하였고 지난 시즌 영입한 골키퍼 마마르다슈빌리가 임대종료 후 팀에 합류했다. 04년생 센터백인 지오바니 레오니를 영입하였지만 늘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주전급 센터백을 영입하지 못했고 디아스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는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리버풀은 10점 만점에 9.9점의 이적시장을 보내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나갔다. 언론에서는 '잉글랜드의 갈락티코'라는 이름으로 리버풀의 이적시장을 평가했고, 많은 전문가들도 다음 시즌 리버풀의 순위를 최소 2위로 평가하며 압도적인 팀으로 자리잡은 듯 했다.
▲ 디오구 조타 추모
전 세계 축구계가 슬퍼한 사건... 디오구 조타의 사망
2025년 7월 3일, 활발한 이적시장을 보내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던 리버풀에게 비극적인 소식이 전해진다. 리버풀의 스트라이커 디오구 조타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몇 달 전 조타의 첫 번째 리그우승과 조국인 포르투갈의 네이션스리그 우승, 그리고 2주 전에 결혼했다는 사실이 조타의 사망소식을 더욱 슬프게 만들었다. FIFA부터 리버풀, 라이벌이었던 맨유와 에버튼 등 전 세계 축구계의 모든 사람들이 디오구 조타를 추모했고 조타의 팀 동료였던 포르투갈 대표팀과 리버풀 선수들은 슬픔에 잠겼다. 이로 인해 기대감과 자신감으로 가득 차있던 리버풀 선수단과 팬들은 한 순간에 우울감에 빠졌고, 분위기도 크게 가라앉았다. 이후 라커룸 분위기는 이전과 다르게 암울해지기도 하였다.
▲ 리버풀 부진
기대와는 달랐던 리버풀의 퍼포먼스, 디펜딩 챔피언의 부진
2025-26 프리미어리그 개막 후, 파죽지세로 5연승을 달리며 디펜딩 챔피언은 굳건함을 보여줬다. 그 5연승 중에서는 우승후보 아스날과의 맞대결도 있었는데,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남을만한 환상적인 장거리 프리킥을 소보슬라이가 완벽하게 성공시키면서 1: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후 경기 막판 역전골을 실점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항상 똑같이 무기력한 경기양상을 보이며 슬롯감독의 전술에 대한 비판이 많아졌다. 심지어 리그 4연패 수렁에 빠지며 슬롯의 경질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약팀과의 경기에서도 경기를 지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무승부, 패배로 승점을 드랍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 이유로는 절반이 달라진 4백 구성, 후방 패서 부재, 윙의 파괴성 부족 정도가 대표적이다. 지난 시즌, 로버트슨의 노쇠화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신체적 퍼포먼스를 보여주었고, 로버트슨의 나이를 고려해봤을 때 20대 초중반의 선수를 영입함으로서 장기적인 대체자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본머스에서 리그 베스트급 활약을 펼쳤던 헝가리 국적의 밀로시 케르케즈를 영입하여 주전으로 사용했고, 알렉산더 아놀드의 이적으로 제레미 프림퐁이 영입되면서 오른쪽 풀백을 뛰게 되자 양 풀백이 모두 바뀌게 된다. 리그와 같은 장기 레이스의 경우 4백의 호흡과 굳건함이 강조되는데, 이와 같이 절반이 바뀌게 된다면 수비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프림퐁이 시즌 초 부상으로 다수 결장하고 브래들리마저 폼이 올라오지 않으며 부상으로 시즌아웃을 당하자 소보슬라이가 오른쪽 풀백으로 뛰기도 하였다.
후방 패서 부진의 문제는 명확하다. 알렉산더 아놀드의 이적이다. 아놀드의 빈자리를 프림퐁과 브래들리가 채우긴 했지만 이들은 스타일이 명확하게 달랐다. 아놀드는 주로 공격상황에서 3선까지 올라가서 롱패스를 뿌려주거나 조금 더 올라가서 얼리크로스, 혹은 공간침투로 컷백을 하는 다재다능 풀백이었다면 프림퐁과 브래들리는 빌드업에 크게 관여하기보다는 패스 후 침투를 하거나 볼운반을 통해 공격을 전개하는 스타일이다. 쉽게 말해서 공을 주는 선수가 아닌, 공을 받고 움직이는 선수인 것이다. 때문에 후방에서부터 시작하는 빌드업 과정에서 무조건적으로 미드필더를 거칠 수밖에 없었고, 만약 잘 풀리지 않는다면 반다이크의 킥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방법은 공격 성공률이 낮아 턴오버하기 쉬웠고, 심지어 롱킥으로 볼을 빼내는 맥알리스터가 프리시즌 부상으로 인해 훈련세션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하면서 전방으로의 볼 배급이 더 어려워졌다. 또한, 4백의 오른쪽 라인인 프림퐁/브래들리와 코나테 모두 발 밑이 좋다고 평가받는 선수들은 아니었기에 상대팀은 리버풀의 오른쪽을 중심으로 강한 전방압박을 거는 경우가 많았다. 그 상황에서는 급하게 볼을 빼내야 하는데 발 밑이 좋지 않은 그 선수들의 패스가 전방까지 정확하게 전달될 확률은 극히 낮았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공격에 있었다. 루이스 디아스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왼쪽 윙은 학포, 오른쪽 윙은 살라라는 구조로 굳어졌다. 하지만 살라와 학포 모두 디아스와 같이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에 균열을 내고 득점이나 도움을 만들어내는 '크랙' 스타일의 유형이 아니었기에 내려앉은 수비를 공략할 수 없었다. 게다가 모하메드 살라의 폼이 지난 시즌에 비해 기하급수적으로 하락하며 리버풀 공격에 답답함을 더했다. 92년생 윙어이기 때문에 에이징 커브가 자연스럽지만, 해당 이유 말고도 구단 내 베스트프랜드 부재 문제도 그 중 하나이다. 살라가 리버풀 합류와 동시에 시즌 44골이라는 폭발적인 득점을 터트린 이유 중 하나로는 데얀 로브렌과의 친밀감도 크게 작용한다. 이후에도 조타, 아놀드와 엄청난 우정을 보여줬지만 이들이 각기 다른 이유로 모두 팀을 떠나게 되면서 살라는 구단 내 베스트프랜드가 사라지게 된다.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와 같이 큰 무대에서 선수들은 강한 압박감을 느끼게 되는데, 그런 상황에서 베스트프랜드가 존재한다면 부담감을 이겨내고 본래, 혹은 본래 실력 이상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부터 살라는 그 존재가 사라졌기에 이 부분이 부진 원인 중 하나로도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영입생들의 부진이 겹쳐지며 리그 순위는 급하락하게 된다. 그나마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좋은 활약을 펼치며 16강 직행 티켓을 따냈으나, 낮은 리그 순위 때문에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게다가 리그컵 탈락, FA컵 탈락도 겹쳐지면서 슬롯 감독 경질을 외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 리버풀 다음 시즌 전망
리버풀의 다음 시즌 행보는?
우선 모하메드 살라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난다는 것이 공식적으로 발표되면서, 리버풀은 오른쪽 윙어에 공백이 생기게 되었다. 에키티케와 이삭을 투톱으로 배치하고 비르츠를 왼쪽, 소보슬라이를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며 4-2-2-2 포메이션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왼발잡이 선수의 부재는 장기적 관점에서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 때문에 여러 선수와 이적 링크가 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올리세, 민테, 디오망데가 있다. 하지만 이적료나 선수의 기량 등 여러 요소를 고려했을 때 디오망데가 가장 이상적인 옵션이다.
또한, 학포를 왼쪽 윙에 배치하며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학포도 팀을 떠나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이 자리를 비르츠가 대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에키티케와 이삭이라는 두 거물 스트라이커를 모두 영입했기 때문에 두 선수의 공존을 위해 투톱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물론 에키티케를 왼쪽 윙에 배치할 수도 있지만, 결국 경기 내부 포메이션은 4-4-2, 혹은 4-2-2-2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중원에서의 많은 활동량과 후방 패서 부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성향의 6번롤 미드필더를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포지션은 크리스탈 팰리스의 애덤 와튼이 가장 유력하다. 잉글랜드 국적에 최근 대표팀에도 승선했으며 홈그로운 자격까지 갖췄기 때문에 많은 클럽의 영입시도가 예상되는데, 그 상황에서 이번 시즌 성적이 좋지 않은 리버풀이 과연 영입에 성공할 수 있을까도 주요 포인트이다.
많은 전문가들과 스포츠 전문 칼럼에서는 리버풀의 수비진 영입을 예상하진 않는다. 04년생 레오니가 십자인대 부상에서 돌아올 예정이고, 제레미 자케 또한 현재 부상이나, 다음 시즌을 놓고 봤을 때는 출전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즌 종료 후 리버풀의 가장 큰 과제는 감독의 경질 여부이다. 주전 선수들의 부진 문제도 있겠지만, 전술 다양성 부족과 새로운 전술 부족 문제를 안고 있는 슬롯 감독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여러 기사나 칼럼, 전문가들은 슬롯이 이번 시즌 리그 4위 이상을 기록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낸다고 해도 경질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시즌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나 대처법을 찾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구단 수뇌부에서는 슬롯을 지지한다고 발표했으나, 시즌 종료 후에도 같은 스탠스를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 또한 슬롯을 영입한 리차드 휴즈 스포츠 디렉터가 이번 시즌이 끝난 후 알 힐랄로 떠난다는 기사가 다수 나오고 있으며, 독일의 빌트에 따르면 마이클 에드워즈 단장이 사비 알론소 감독의 에이전트인 이냐키 이바녜스와 접촉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비 알론소 감독은 리버풀의 구단 레전드이자 레버쿠젠에서 무패우승을 하며 전술의 파괴력 또한 증명한 감독이다. 게다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 리버풀에 합류한 슈퍼스타 비르츠와 프림퐁의 실력을 극한으로 끌어낸 감독이기에 기대감이 커진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많은 팬들은 슬롯 경질, 알론소 선임을 바라고 있지만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리버풀은 첼시, 맨유, 토트넘 등의 사례를 보면서 시즌 중 감독경질 및 선임의 좋지 못한 경우를 봐왔기 때문에 시즌 종료 후 경질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매일경제 대학생 서포터즈 17기=인하대 김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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