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인스타 피로감 덜어낸 2초의 마법, Z세대 홀린 '셋로그'
▲ 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셋로그' 앱
기획도 편집도 '제로'… 알람 따라 2초만 담아도 자동 완성되는 '하루로그'
잘 차려진 식사, 보정으로 흠결을 지운 완벽한 여행 사진. 그동안 소셜 미디어를 지배했던 전시의 문법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Z세대 사이에서는 정제된 일상 대신 꾸밈없는 날것 그대로의 순간을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 '셋로그(setlog)'가 돌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셋로그의 규칙은 매우 직관적이다. 앱에 들어갔을 때 그 즉시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딱 2초만 카메라에 담으면 된다. 각 잡고 거창한 영상을 기획하거나 긴 시간을 들여 편집할 필요조차 없다. 이렇게 쌓인 파편화된 2초의 조각들은 하루의 끝에서 한 편의 '하루로그(브이로그)'로 자동 완성된다. 번거로운 과정을 완전히 생략해 기록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허물어버린 것이 이 앱의 첫 번째 매력 포인트다.
▲ 셋로그 프라이빗 그룹
"미니 단톡방 같아요"… '찐친'들만의 프라이빗한 심리적 안전지대
셋로그가 이토록 폭발적인 호응을 얻는 이면에는 대형 소셜 플랫폼이 누적시켜 온 디지털 피로도가 핵심 원인으로 자리한다. 수많은 타인의 시선이 교차하는 열린 공간에서는, 흠잡을 데 없이 세팅된 인생의 하이라이트만을 공유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이 존재해 왔다. 하지만 셋로그는 내가 직접 고른 극소수의 지인들에게만 일상을 오픈하는 폐쇄적인 구조를 택해, 타인의 잣대로부터 분리된 심리적 안전지대를 구축해 냈다.
매일 셋로그에 접속한다는 숭실대학교 대학생 A 씨는 "피로도가 높은 기존 플랫폼의 대안으로 셋로그를 선택했다"며 "광고나 불필요한 정보 없이 친한 친구들의 일과만 모아보니 마치 영상으로 된 단체 카톡방을 보는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예쁘게 꾸민 가공된 사진이 아니라 친구들이 현재 진짜로 무얼 하는지 생중계로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덧붙였다.
▲ 셋로그 그룹 확대
'같이' 보내는 하루의 감각… 폐쇄형 SNS의 진화는 계속된다
이러한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셋로그는 당초 4명이었던 로그 방의 참여 인원을 최대 12명까지 확대하는 등 유저 친화적인 업데이트를 빠르게 이어가고 있다. 그룹 내에서는 이모지와 댓글을 통해 실시간으로 친구의 2초 영상에 반응할 수 있어, 각기 다른 공간에 있으면서도 하루라는 시간을 공동으로 완성해 나간다는 끈끈한 연대감을 선사한다.
보여주기식 소통에 지친 이들에게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운 도피처이자 새로운 놀이터로 자리매김한 셋로그. 현재 앱스토어 인기 차트 정상을 휩쓸며 쾌속 질주 중인 이 서비스는 다가오는 4월 말,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안드로이드 유저들을 위한 베타 버전을 론칭할 계획이다. 완벽주의를 벗어던진 2초의 진심이 앞으로 소셜 미디어 생태계에 어떤 새로운 파도를 일으킬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매일경제 대학생 서포터즈 17기=숭실대 김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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